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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동료 원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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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논설위원

광고학에는 ‘Clutter’라는 개념이 있다. 수많은 메시지가 넘쳐흘러 정작 소비자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야말로 클러터의 한가운데 서 있듯, 늘어난 치과 수, 날카로워진 경쟁, 낮아진 수가, 온라인 리뷰의 칼날, 네트워크 치과의 물량 공세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 소음들은 어떤 날에는 너무나 크게 들려, 우리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그러나 광고는 반복해서 같은 진실을 증명한다. 클러터가 극에 달할 때 오히려 진정성 있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가장 멀리 울려 퍼진다는 사실을, 이 글은 바로 그 목소리를 찾는 동료 원장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다.

 

마케팅이론의 고전 ‘Al Ries’와 ‘Jack Trout’가 제시한 Positioning 이론의 핵심은 간단하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첫 번째’로 자리 잡는 것이 곧 브랜드의 승리라는 것이다. 이 포지셔닝의 전쟁터가 SNS 광고판이나 블로그 상단 노출이라고 오해하는 이들이 있으나, 진짜 포지셔닝은 환자가 진료 의자에 앉은 순간, 우리가 건네는 첫마디, 방사선 사진 앞에서 눈높이를 맞추며 설명하는 태도, 치료가 끝난 후 불편함은 없는지 묻는 따뜻한 태도에서 완성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First Mover 전략이다. 환자의 마음속에 ‘나의 치과 선생님’이라는 단 하나의 자리를 선점하는 것, 어떤 대형 네트워크도 복제할 수 없는 그 자리를 우리는 매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광고학자 Rosser Reeves는 1950년대에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개념을 세상에 내놓았다. 경쟁자가 줄 수 없는 단 하나의 고유한 약속. 당신의 USP는 무엇인가? 환자가 두려움을 느낄 때 먼저 손을 잡아주는 것, 어르신 환자의 틀니 조정에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내색하지 않는 것, 아이들이 치과를 무서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매번 새 방법을 연구하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USP다. 그것이 말해지고, 기억되고, 전달될 때 비로소 브랜드가 된다. 치과의사의 진료 철학을 글로, 말로, 그리고 태도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가장 비용 효율적인 마케팅이다.

 

Marshall McLuhan은 ‘The medium is the message’라고 했다. 매체 자체가 메시지를 구성하는 시대, 우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AI 검색이 동시에 공존하는 미디어 격변기를 살고 있다. 많은 개원의들이 이 변화의 속도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어떤 플랫폼에 집중해야 할지, 어떤 콘텐츠를 올려야 할지, 바쁜 진료 시간 사이에 과연 할 수 있는 일인지…. 그러나 미디어 생태계 연구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신뢰도 1위 정보원은 언제나 ‘주치의나 담당 의사의 직접 설명’이라는 점이다. 유튜브 영상이 아무리 정교해도, AI가 아무리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제공해도, 환자가 가장 신뢰하는 목소리는 자신을 담당하고 있는 치과의사다.

 

Nielsen의 글로벌 소비자 신뢰도 조사에서 지인 추천은 매번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아는 사람이 괜찮다고 했어요’라는 한마디는 수백만 원의 광고 집행보다 강하다. 이것을 구전 마케팅(Word-of-Mouth Marketing), 혹은 최근에는 Advocacy Marketing이라 한다.

 

광고 전략가 David Ogilvy는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그녀는 당신의 아내다’라고 했다. 치과 환자도 마찬가지다. 저렴한 가격만을 쫓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의사에게 가겠다는 환자도 언제나 존재한다.

 

현대 브랜딩 연구에서 주목받는 개념 중 하나가 취약성의 힘(Power of Vulnerability)이다. 연구자 Brene Brown은 진정성 있는 연결이 신뢰와 충성도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거대하고 완벽한 브랜드보다 인간적이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가 오늘날 더 깊은 공감을 얻는다. 개원의는 바로 그 인간적 브랜드이다.

 

 


<참고도서>

①Start with why(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Simon Sinek 타임비즈 2013 ② Marketing Management(마케팅 관리) Philip Kotler 시그마프레스 2008

③뉴미디어론(이은택·황용석) ④현대광고와 카피전략(강승구·김병희·송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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