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목)

  • 구름조금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1.7℃
  • 구름조금서울 13.7℃
  • 구름많음대전 12.7℃
  • 구름많음대구 14.7℃
  • 구름조금울산 14.4℃
  • 구름많음광주 15.7℃
  • 맑음부산 15.7℃
  • 구름많음고창 11.4℃
  • 흐림제주 18.0℃
  • 구름많음강화 14.4℃
  • 구름많음보은 10.3℃
  • 구름조금금산 9.8℃
  • 구름많음강진군 12.9℃
  • 구름많음경주시 11.8℃
  • 맑음거제 14.3℃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시련과 감수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74)

시련과 감수는 자연의 법칙이다. 겨울의 혹독한 맹추위를 겪은 딸기가 맛있다. 수많은 망치질을 겪은 칼이 명검이 된다. 이를 재련(再鍊)이라 한다. 자연은 상생상극의 조화로 만물을 육성한다. 상생은 도움을 주고 용기를 주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면 상극은 지적도 하고 힘도 들고 마음이 아프기도 한 것들을 말한다. 이 두 성질이 적절하게 배분된 것이 사물에 대한 자연의 법칙이다.

 

사물이 아닌 마음 또한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련이 내면의 성숙을 만들고 튼튼한 마음의 프레임을 만들어준다. 시련을 만나면 감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마음이 감수할 수 있는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상극에 의한 시련을 감수하고 극복하고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용기를 주는 것이 상생이다. 이렇게 마음이 상생상극을 거치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요즘은 성숙한 인간형을 만나기 쉽지 않다. 다양한 이유가 있으나 어려서부터 엄마들이 아이가 감내할 시련을 제거해준 이유가 가장 크다. 시련을 경험하지 못하면 감수에 대한 사고가 형성되지 못하고 취사선택에서 주저한다. 하나를 선택하고 나면 포기한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마마보이가 보이는 일반적 문제다. 환자로부터 “이는 빼지 않고 입이 들어가는 치료를 받고 싶어요”라는 요구를 종종 받는다. 모두 얻고 하나를 포기하기 싫은 마음이다.

 

이때 필자는 “치료는 하나를 얻기 위해서 다른 것을 감수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맹장수술을 위해서는 절개선이 흉터로 남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라고 ‘감수’란 단어를 강조한다. 그리고 부작용을 설명할 때 빠짐없이 꼼꼼하게 강조하면서 설명한다. 역시 감수하여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감수에 익숙하지 않아 반복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심리의 특징인 자신은 뭐든지 다 할 수 있고 다 된다는 생각(개인적 우화)이 성장기에 엄마의 참견과 개입으로 미성숙으로 남은 탓도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로 인하여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감수라는 생소한 감정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스스로 도전을 통한 시련을 극복하여 본 경험이 없어서 시련을 마주하면 제일 먼저 엄마를 찾거나 회피하게 된다. 다양한 시련을 경험해보지 않은 탓에 사소한 일도 시련으로 인식한다. 데스크에서 예약을 잡으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대학생들이 종종 목격되는 이유이다.

 

마마보이형 가족에서 엄마는 자식을 성인으로 인식하지 않고 마냥 아이라고 생각하는 특징을 보인다. 대화 속에서도 초등학생이나 청소년기 학생을 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엄마의 아이는 성숙에 필요한 시련을 차단당하여 성숙이 어렵고 결국 엄마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캥거루족이 되고 여유가 없으면 은둔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1970년대 교육과정에 ‘시련과 극복’ 이란 교과서가 있었다. 그 교과서를 공부한 필자 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시련이라는 단어에 익숙하고 극복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것이 있음을 배웠다. 언제부터인가 교육에서 시련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심지어 엄마들이 교사의 교육권까지 침해하면서 건전하고 건강한 ‘시련’이란 단어 자리에 ‘경쟁’이 대신하였고 ‘극복’ 대신에 ‘생존’이라는 단어가 자리하였다. ‘시련과 극복’이 ‘경쟁과 생존’으로 바뀌면서 교육이 무너지고 사회에서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사라졌다.

 

필자는 초진환자와 상담에서 “치료라는 시련을, 감수라는 극복을 하셔야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한다. 듣는 환자의 심리적 성숙도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정도와 반응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한 번에 이해하는 경우도 있으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면 필자는 환자에게 충분히 생각하길 권한다. 경험이 없으면 머리에서 이해하고 가슴에서 인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생각의 오류를 지적하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기 쉽고 화를 내기도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시간이다. 시간을 주고 기다림을 감수하여야 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밸류에이션 지표로 본 S&P500,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지표들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과열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자산배분 투자자의 리밸런싱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S&P500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네 가지 주요 지표는 PSR(주가매출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그리고 연간 배당수익률이다. 각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식의 내재가치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이나 2021년 팬데믹 당시의 고점보다도 더 과열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제 매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PSR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T 버블 당시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