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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나는 어떤 의사로 비추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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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11)

초진 환자를 상담하는데 차트에 주소가 적혀 있지 않다. 의료기록지에 주소를 적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각종 서류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다. 두 번째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내원 가능성과 내원 횟수와 시간 등을 고려하는 기본 요소가 된다. 특히 치아교정 환자처럼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에는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것을 접수 직원이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주소가 없다는 것은 아마도 환자가 주소 적기를 거부하였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주소를 적는 것을 거부하는 환자도 있고, 상담이 끝나고 돌아가면서 자신의 모든 자료를 삭제해주기를 요청하는 환자들도 가끔 있다. 환자 입장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있거나, 혹은 개인정보의 도용이나 보이스 피싱 등을 당한 뒤에 생긴 타인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마나 공포감일 수도 있다. 상담을 마치고 환자가 돌아간 뒤에 실장에게 물어보니 환자가 주소 적는 것을 거부했다고 하였다. 더불어 상담이 끝난 뒤에 필자의 말과 어투 등이 매우 무뚝뚝했다는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상담 내용을 돌아보니 동일한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한 기억이 났다. 동일한 내용의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 필자의 표정과 말투가 딱딱해지는 것을 조심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수양이 부족하여 환자가 그리 느꼈던 모양이다. 늦었지만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한의학에서 세조가 나눈 8종류의 의사론은 매우 유명하다. 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세조는 심신에 많은 병치레를 하였다. 변변한 의사가 많지 않았던 시절, 다양한 잡학에 관심이 많았던 세조는 스스로 의학을 공부해 직접 의학전문 서적인 ‘의약론(醫藥論)’을 저술했다. 그 책에서 의원을 8종으로 나눈 팔의론(八醫論)은 매우 유명하다.

그는 좋은 의사를 3종류로, 나쁜 의사를 5종류로 나누었다.

1. 심의(心醫) : 환자의 마음을 늘 편안하게 해주는 인격을 지닌 의사로 눈빛만으로도 환자가 마음의 안정을 받는 경지에 도달하고, 환자를 진실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있는 의사로 최고 좋은 의사이다. 

2. 식의(食醫) : 가급적 약을 쓰지 않고 음식을 조절하여 환자를 낫게 하는 의사로 두 번째 좋은 의사이다.

3. 약의(藥醫) : 약을 활용하여 환자를 낫게 하는 실력이 있는 의사로 요즘 대부분 의사들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나쁜 의사로  4. 혼의(昏醫) : 위급한 환자를 보면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의사로 경험이 없는 의사이다.

5. 광의(狂醫) : 병을 과하게 부풀려 최악의 경우를 말하고 극약을 쓰거나 과다한 약을 쓰며 함부로 째고 찌르는 의사로 돌팔이에 속한다.

6. 망의(忘醫) : 병과 무관하게 자신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약을 쓰거나 안 쓰는 의사이다.

7. 사의(詐醫) : 돈을 벌려고 없는 병을 있다 하고 돈 안 되면 있는 병도 없다고 속이고, 한두 첩으로 나을 병도 열 첩, 스무 첩을 써서 낫게 하는 의사이다.

8. 살의(殺醫) : 혼의, 망의, 사의, 광의의 못된 것만을 고루 갖추어 살리는 의사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최악의 의사다. 환자의 평을 들을 때마다 ‘팔의론’에 나는 어떤 의사인가를 생각해본다. 초진 상담에서 환자는 필자를 무뚝뚝한 의사로 보았으니 확실하게 심의나 식의는 아니다. 겨우 세 번째의 약의 정도는 되고 최소한 나쁜 의사 5종에는 끼지 않는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필자가 농담으로 최고의 의사는 기도만으로 고치는 의사이고, 그 다음은 부적이나 주문을 외워서 고치는 의사이고, 세 번째가 직접 시술을 해서 고치는 의사라고 말하는 것도 세조의 팔의론에서 나온 이야기를 약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할 듯싶다. 슬픈 말이지만 성의(性醫)이다. 여성 환자를 자기의 성적 대상으로 여기고 성추행을 일삼는 의사이다. 과거에는 전신 마취가 없었기 때문에 세조가 분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도 진료에 임하는 나는 과연 어떤 의사로 환자에게 비추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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