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4.3℃
  • 구름많음강릉 13.4℃
  • 맑음서울 6.7℃
  • 맑음대전 6.4℃
  • 맑음대구 6.2℃
  • 구름많음울산 13.0℃
  • 흐림광주 12.6℃
  • 부산 14.6℃
  • 구름많음고창 12.0℃
  • 맑음제주 14.1℃
  • 흐림강화 8.1℃
  • 맑음보은 2.5℃
  • 맑음금산 4.6℃
  • 맑음강진군 9.2℃
  • 맑음경주시 6.3℃
  • 구름많음거제 10.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Tipping point와 엄마들의 후회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14)

Tipping은 치아교정을 하는 선생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반면 Tipping point는 사회학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1970년대 미국에서 많이 사용된 단어가 Tipping point(티핑 포인트)다. 당시 미국 북동부의 도시에 살던 백인들이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교외로 이주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어떤 지역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구수가 약 20%에 이르면 백인들이 급격히 교외로 이주하였다. 거의 모든 백인들이 한순간에 떠나버리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사회학자들은 이때를 그 지역사회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Tipping point란 단어를 사용했다.

티핑 포인트는 ‘게임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셸링 교수가 ‘티핑 이론’이라는 말로 처음 소개했다. 그 후로 ‘갑자기 뒤집히는 점’이란 뜻으로 혹은 엄청난 변화가 작은 일들에서 시작될 수 있고 대단히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유사한 단어로 임계점(critical point)이 있지만 그 느낌이 조금 다르다. 임계점과 티핑 포인트의 차이는 어휘 느낌상 되돌릴 수 없는 경우에 티핑 포인트란 단어를 사용하는 듯하다. 마치 나무가 일단 쓰러지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듯이 불가역적인 상황을 표현한다. 

작년에 사망한 세계적인 석학 호킹 박사는 마지막 저서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중 인류 멸망에 대한 몇 가지 가설에서 Tipping point를 말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계속 진행되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그동안 태양 빛을 우주로 반사하여 보내졌던 빛에너지가 지구에 머물게 된다고 했다. 지구 온도가 증가하면 바다 수온이 증가해 CO2가 배출되고 더불어 아마존 등의 열대 우림이 감소되면서 CO2 양이 급격히 증가된다 하였다. 그로 인하여 온실효과가 나타나고 그 후로는 돌이킬 수 없이 급격히 자연계가 파괴되며, 황산비가 내리고 궁극에는 섭씨 250도의 금성처럼 변하게 된다고 하였다. 점점 그 시점(티핑 포인트)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경고하며 그것도 인류의 선택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런 티핑 포인트는 동물에게도 있다. 동물들은 새끼가 성장이 완료되면 냉혹하게 독립을 시킨다. 그 시기를 놓치면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엄마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위험하다. 

얼마 전, 엄마와 차아교정 치료를 위해 내원한 남자대학생이 있었다. 그와 진료 날짜를 맞추는데 엄마가 당연하게 항상 따라올 생각으로 엄마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최근 “엄마가 화나게 해서 출근 못하겠다”고 전화로 휴가 통보를 하고 휴가 허락 없이 무단결근을 하던 군의관 중위가 헌병에 긴급 체포됐다. 그는 3년간 124번 늑장 출근한 이력도 있었다. 대학생 부모로부터 늘 듣는 이야기가 “교정치료를 우리 아이가 받을 정도로 아프지 않나요?”이다. 그때마다 필자는 “대부분 치료는 초2~3학년이 견딜 수 있을 정도를 기준으로 합니다”라고 답변한다. 부모로부터 자식이 심리적인 독립을 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 위 3가지 사건에서 보면 자식이 독립 의사가 없었다기보다는 엄마가 주도적으로 지배하며 독립을 시키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군대 간 아들에게까지 간섭해 내무반 엄마들끼리 카톡방을 만들어 지시하는 엄마들이 증가되고 있다고 한다. 

자식들이 스스로 심리적 성인이 될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시기를 놓치는 헬리콥터 맘들을 볼 때마다 우려되는 것이 있다. 우선 심리적 독립 시기를 상실하여 영원히 심리적으로 엄마에게 존속되어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자식의 불행이다. 다음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영원히 엄마를 떠나지 못하는 자식을 떠안아야 하는 부모들의 불행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식은 나이를 먹고 부모는 반드시 늙는다. 어느 순간 심리적 존속이 고통으로 변하면서 비로소 독립을 시키려고 하지만 이미 티핑 포인트가 지났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점점 증가된다는 것이다. 20~30년 뒤에 처참하게 후회할 엄마들의 미래가 안타깝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