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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왠지 그냥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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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43)

처음 상담을 하는 환자인데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치료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피해가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든 필자가 치료하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치료를 하게 되고 나중에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져 후회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아마도 오래 임상을 하신 선생님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쩐지 저 사람은 그냥 싫어!”란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맞선 본 남자가 식사 후에 치아 사이에 고춧가루가 낀 것이 싫어서 헤어졌는데 두 번째 선본 남자는 고춧가루가 낀 것이 귀여워서 결혼했다는 어느 여자의 이야기처럼 인간에게는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본능적인 감정이 있다.

 

이 같은 감정은 인간이란 동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단이라는 견해가 있다. 즉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을 직감적으로 판단하기 위하여 이런 감정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감정이 공포에서부터 발달하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공포의 감정이 분화되어서 슬픔이나 분노, 기쁨 등의 좀 더 섬세한 감정으로 발전되었을 거라고 주장을 한다. 즉 생리적으로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불쾌한 기분이 될 우려가 있어서 가급적 그 자리를 피하려는 동물적인 직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 이성보다 강하고, 빨리 전달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다가는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는 것이 좀 더 효율성이 있다.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감정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유 없이 치료하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경우와 조금은 다르지만 ‘VIP신드롬’이란 말이 있다. 물론 경험해보신 선생님들도 많으실 것이다. 병원에서 VIP는 가령 종합병원에 근무한다면 높으신 분들이 해당될 수도 있고 아니면 친한 친구나 친인척이거나 아니면 까다로운 환자 등 어떤 연유에서든지 술자가 정성을 다하여 잘 치료해주어야 하는 사람들일 게다. 그런데 그런 사람일수록 더 치료가 꼬이고 경과도 좋지 않고 불편한 일들이 많이 발생된다.

 

이것도 ‘머피의 법칙’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머피의 법칙은 미국 공군의 엔지니어로 있었던 에드워드 머피가 조종사들의 중력 훈련 중에 하면 안 되는 일들을 가르쳐주어도 꼭 그것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시작된 말이다.

 

심리학적 용어를 인용하면 사실 시간적으로 단순히 앞선 사건이 나중에 일어나는 사건의 원인이라고 착각하는 인지적 오류를 말한다. 사람들이 모든 현상의 원인을 찾으려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으로 본다. 또 논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거짓 원인의 오류’라고도 한다. 그리고 심층심리학적으로는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반동현상일 수도 있다.

 

반면 머피의 법칙이 다소 부정적이고, 구세대적이라면 ‘샐리의 법칙’은 긍정적이고, 신세대적이라 할 수 있다. 샐리의 법칙이란 머피의 법칙과 반대로 우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거듭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샐리는 1989년에 제작된 라이너(Rob Reiner) 감독의 미국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에서 계속 좋지 않은 일만 일어나다가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이끌어 가는 여주인공이다.

 

예를 들어 택시가 바로 앞에 선다거나 어제 술 먹고 핸드폰을 분실했는데, 예쁜 아가씨가 주워서 연락해준다거나 등의 일들을 말한다. 이제 필자도 개원한지 10여 년이 지나니 요즘은 대부분 아시는 분들의 소개 환자들이 많아졌다.

VIP 신드롬에서 자유로워지려 하다보면 더욱 얽힐 수 있기에 생각을 놓는다. 누군가의 책 속에서 보았던 ‘상대가 섭섭하지 않게 느끼지 않도록 정중하게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란 글귀가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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