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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나비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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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28)

올해 들어 처음으로 출근길에 나비를 보았다. 하얀 바탕에 검은색 반점이 있는, 예전에 그리도 많았던 배추흰나비였다. 6월 말인 지금 처음으로 나비를 보니 반가움을 넘어 감개가 무량했다. 메뚜기, 잠자리를 잡던 어린 시절에 빼놓지 않고 같이 잡던 것이 배추흰나비였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지금은 한남대교라 불리는 다리가 노래 가사에 나오는 제3한강교였다. 제3한강교를 건너 신사동은 온통 배추밭이었고 다리를 건너기 전인 한남동은 순천향대학병원 공사 중이었다. 그리고 그 일대가 온통 풀밭이어서 초등학교가 파하면 친구들과 그곳으로 잠자리채를 들고 해가 떨어질 무렵까지 잠자리, 메뚜기 그리고 나비를 잡았다. 잠자리 중에서 장수왕잠자리, 나비 중에서 제비나비를 잡으면 횡재를 한 날이었고 친구들로부터 온갖 부러움을 받았다.

 

중고생 때는 한동안 방학마다 시골 사는 친구 집을 방문해 들과 산으로 나비 잡으러 다니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엽기적이지만 잡은 나비는 잘 말려서 코팅을 해 수집하고 진열했다. 나비 날개의 색상은 나전과 함께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제비나비는 화려함의 극치이고 배추흰나비는 한민족의 무명 저고리와 치마를 연상케 하며 소박함과 고상함이 정겨웠다. 볼 때마다 마치 우리나라를 연상하게 하는 나비였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모두 잊어버리고 그런 추억이 있었다는 기억마저 없었는데 어제 출근길에 만난 배추흰나비 한 마리가 오래된 필자의 추억창고에서 나비의 추억과 정서를 꺼내주었다. 배추흰나비의 암컷은 무명색 바탕에 브라운색으로 수컷보다 점이 한두 개 많지만 절제되어 있어 순박하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반면 수컷은 무명색 바탕에 진회색으로 조금씩 포인트가 들어있는 것이 소박하지만 묵묵하고 뚝심이 있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필자가 좋아하던 나비였다.

 

예전엔 통상 4월말이면 흔한 나비여서 서울에서도 잘 볼 수 있었는데 6월 말이 다 지나가면서 보인 것은 환경의 영향인 듯 하여 마음 한편이 씁쓸하다. 요즘 신문지상에서 꿀벌의 감소로 인해 식량생산의 위기가 초래되고 심하면 인류멸망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농약과 지구온난화가 곤충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곤충 중에서도 스트레스에 특히 약한 꿀벌이 견디기 힘들어하며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한다.

 

사실 올해 들어 아직 꿀벌은 보지 못하였고 말벌은 한 번 보았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곤충환경을 대변한다고 생각된다. 스트레스에 강한 말벌이 더 잘 버티고 습성이 도시에 더 잘 맞기 때문이다. 사실 말벌은 포유류의 호랑이처럼 곤충에서 최종 포식자로서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산에서 해충 애벌레를 잡아먹고 파리, 딱정벌레, 나방 애벌레 등을 포식하여 해충 증가를 막는 순기능을 해왔는데, 요즘은 도시로 내려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도시 증가로 공원과 정원 등이 생기며 천적 동물이 없고 먹을 것이 많고, 또 말벌이 살기 좋은 높은 온도가 유지되어 도시가 말벌에게 적합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에 취약한 꿀벌이나 나비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연구기관 공동 조사에서 지난 15년 사이에 강원도 나비가 34%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 감소와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올라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강원도가 그 정도이니 도심에서는 더 심각할 것이다. 세계 보고서에 의하면 곤충 중 40% 종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그 중 나비와 꿀벌이 포유동물, 새, 파충류보다 8배 빠르게 감소된다고 하였다. 반면 집파리와 바퀴벌레는 더 많아질 것이라 보고되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아직 남미와 아프리카지역에서는 자료가 없다. 자료가 없는 것인지 조사가 안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덜 오염되었다고 믿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는 지금 나비 한 마리, 꿀벌 한 마리를 보기가 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 필자가 알던 제3한강교 넘어 배추밭이 추억 속에 있듯이 나비를 기억 속에서 보아야 하는 세상에 살게 된다면 슬플 것이다. 이젠 흔하지 않은 귀한 나비 한 마리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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