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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차 부뚜어 선생전(差不多 先生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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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이번 논단은 생뚱맞게도 중국 민국시기의 대문장가이자 혁명가였던 후스(胡適) 선생의 글 한 편을 번역·소개하고자 한다. 민국 시기에 중국 국민들을 계몽하기 위해서 썼던 ‘차부다 선생전’이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군지 아는가? 이 사람을 소개하면 사람들은 모두 알리라. 그 성은 ‘차’요 이름은 ‘부뚜어’다. 반드시 당신은 그를 본 적이 있을 것이고, 그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을 것이다. 차 부뚜어 선생의 이름은 날이면 날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데 이는 그가 보통사람들의 대표선수이기 때문이다.


차 부뚜어 선생의 용모는 당신이나 나와 차이가 없다. 그 또한 한 쌍의 눈이 있는데 정확하게 보지는 않고, 두 귀가 있으나 명확하게 듣지는 못한다. 코와 입이 있기는 하나 맛이나 냄새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머리 또한 작지 않으나 기억력은 확실히 안 좋다.


그는 늘 말하기를 “매사가 별 차이가 없는 것이 가장 좋은 거야, 구태여 자세하게 따질 게 뭐 있어?” 어릴 적에 어머니가 흑설탕을 사오라 했는데, 백설탕을 사왔다. 어머니가 꾸중을 하자 그는 머리를 흔들며 말하길 “흑설탕이나 백설탕이나 그게 그거 아녜요?”


학교에 다닐 적에는 선생님이 그에게 “고도 시안(西安)이 어느 성(省)에 속하냐?”하고 묻자 답하기를 “산서성이요”하고 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하기를 “틀렸다. 산서(山西)성이 아니라 섬서(陝西)성에 있다” 그가 대답하기를 “산서나 섬서나 별 차이 없잖아요?”


나중에 그가 은행에서 일을 할 적에도 숫자를 쓰거나 셈을 하는 데 있어서도 언제나 대충대충 이어서 십(十)자는 종종 천(千)자로 쓰고, 천(千)자는 종종 십(十)자로 써놓곤 해서 점장은 그를 욕했지만, 그는 오히려 시시덕거리며 미안한 기색도 없이, 말하기를 “千자가 十자에 비해 획이 하나 더 많을 뿐인데 뭐가 대수야?”


어느 날인가 그가 중요한 일로 기차를 타고 상하이(上海)에 가게 됐다. 그는 유유자적하게 기차역에 2분 늦게 도착했는데 기차는 이미 떠나고 난 뒤였다. 그는 그저 눈을 멍하게 크게 뜨고 멀리 떠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머리를 흔들며 말하길 “오늘 가나 내일 가나 별 차이가 없는데, 내일 가면 되지. 철도일 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빡빡하단 말이야. 여덟시 삼십분에 출발하나 삼십이분에 출발하나 별 차이 없잖아?” 그는 중얼거리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갔지만 마음속으로 기차가 왜 그를 이분 정도 기다려 주지 않았는가를 정녕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어느 날 차 부뚜어 선생이 급한 병에 걸려 집안사람들로 하여금 동쪽 거리의 왕(汪) 선생을 모셔오게 했는데 사람들이 급히 뛰어가서 찾았으나 왕(汪) 선생은 찾지 못하고, 대신 서쪽 거리의 수의사 왕(王) 선생을 청해왔다. 차 부뚜어 선생은 침대에 누워서 의사를 잘못 데려온 것을 알았지만, 병이 급하고 너무 아파 마음이 조급해져서 기다릴 수가 없어 생각하기를 “다행히도 왕(王) 선생이나 왕(汪) 선생이랑도 별 차이가 없을 테니 그에게 치료받도록 하자” 그래서 수의사 왕 선생이 침상에 가까이가 가축을 치료하던 방식으로 치료했지만, 한 시간이 못 되어 차 부뚜어 선생은 죽고 말았다.


차 부뚜어 선생이 거의 죽게 되던 순간, 말을 다 잇지 못하며 한 마디 하기를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별 차…차…이 없어, 매사가 별 차…차…이 없는 게 좋은 거야. 구태여 진지할 필요가 있어?” 이 한 마디를 마치고 그는 숨을 멈췄다.


그의 사후 모든 사람이 그를 매사에 침착했고 생각이 트여 있었다고 칭송하며 평생 진지하게 책임지려고 하거나 세세하게 따지지 않은, 진실로 덕을 실천한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하며 그에게 두루두루 다 통하고 원만하다는 의미의 ‘원통대사(圓通大師)’란 존칭을 사후의 법호로 바쳤다.


그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멀리 전해졌으며 위대해졌고, 수많은 사람이 그를 모범으로 본받았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차 부뚜어 선생이 된다면 중국은 이로 말미암아 영영 뒤처진 국가가 될 것이다.


일국의 흥망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데 저 또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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