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4℃
  • 구름많음강릉 19.8℃
  • 흐림서울 17.4℃
  • 맑음대전 19.7℃
  • 구름많음대구 18.5℃
  • 구름많음울산 21.3℃
  • 구름조금광주 19.8℃
  • 구름많음부산 19.7℃
  • 구름조금고창 19.0℃
  • 흐림제주 19.4℃
  • 구름많음강화 14.6℃
  • 구름조금보은 18.0℃
  • 구름조금금산 19.7℃
  • 구름많음강진군 19.0℃
  • 구름많음경주시 21.4℃
  • 구름조금거제 20.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노력하면 성공하나요?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50)

요즘 20대 청년의 74%가 우리 사회는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사회·행복, 연애·결혼, 자녀·가족에 대해 질문했고, 그중 현재 우리 사회에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의 유효성에 대한 질문에 74.0%가 ‘그렇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비관적으로 답했다. 게다가 74.2%는 실제로 불공정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그 이유는 윗세대의 부조리함, 경제력, 성별 등 순이었다. 얼마 전 우리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간 법무장관 사태가 단적으로 대변하는 듯한 답변이라서 씁쓸하다.

 

‘연애·결혼’ 부분에서 결혼에 대해서는 ‘하고 싶지 않은 편’ 39.3%, ‘절대 하지 않을 것’ 8.0%, ‘꼭 할 것’ 18.7%, ‘하고 싶은 편’ 34.0%로 긍정 52.7%에 부정 47.3%로, 절반 정도가 결혼에 부정적이었다. ‘꼭 결혼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남자 26.4%, 여자 11.0%로 여성이 더 결혼에 부정적이었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 남자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므로’, 여자는 ‘양성 불평등 문화가 싫어서’였다.

 

출산에 대해서 ‘꼭 낳을 것’ 12.3%, ‘낳고 싶은 편’ 30.8%, ‘낳고 싶지 않은 편’ 41.5%, ‘절대 낳지 않을 것’ 15.4% 등이었다. 56.9%가 출산에 부정적이었다. 그 이유로는 ‘이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 좋지 않아서’가 36.4%,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24.1%)’가 있었다. 사회가 아이를 낳고 기르기에 어려운 환경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녀’에 생각나는 키워드로는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 사랑, 기쁨·행복, 돈·경제력, 양육, 나의 일부, 가족, 희생이고, ‘결혼’에 생각나는 키워드로는 가족·가정, 자녀, 사랑, 돈·자금, 행복, 주택마련, 책임감, 안정감, 얽매임 등이었다. 행복 부분에서는 ‘경제력, 가족, 취미생활’ 순이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얼마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돈도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왜 나를 낳았냐고 엄마에게 문자 보낸 아들의 SNS 글이 연상됐다. 글에서 자신은 순간적인 엄마의 욕망에 의한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엄마가 돈도 없이 가난하면서 자신을 낳은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고, 그로 인해 자신은 헤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끝없는 불행을 겪고 있는 피해자라고 말했다. 필자가 아는 도덕과 윤리를 기준으로 하면 말도 안 되는 패륜적인 글이지만 위의 설문조사를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청년들의 첫 번째 아픔이 ‘왜 우리 부모는 빌딩이 없는가’이다. 두 번째는 ‘왜 우리 부모는 법무장관이 아닌가’이다. 세 번째는 ‘왜 나는 원빈이나 송혜교처럼 생기지 않았나’이다. 얼마 전 여중생 환자에게 남자친구의 조건에 대해 물어보고 답변에 놀란 적이 있었다. 자신은 남자가 공부 못하는 것은 용납해도 키가 작은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얼마 전 상안면이 조금 긴 환자가 부모님과 내원했다. 그리 심한 편이 아니어서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본인은 개선의 의지가 강했다. 부모님은 그런 자식을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필자는 부모님에게 “지금 자식들이 사는 사회가 그만큼 녹록하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90년 전 러셀은 ‘행복의 조건’에서 문명사회로 가면 청년들이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출산하지 않을 것을 예견했다. 필자가 청년 시절에는 집집마다 차가 없었다. 분명 지금 청년들이 잘살고 있다. 우리 세대가 단칸방이라도 둘이 있으면 좋다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래에 대한 강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사회가 공정하지는 않지만 노력하면 결과가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 부모세대로서 자식들이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고, 노력은 출신 성분을 극복할 수 없다는 말에 공감하기 때문에 아무런 조언도 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前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타계했다. 지금 청년들은 모르겠지만 노력하면 결과가 있다는 말을 이룬 사람으로 개인성공 신화의 우상이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친 고인의 용기가 부럽다. 그의 글을 읽은 후배로서 삼가 조의를 표한다. 그의 떠남이 노력을 믿지 못하는 현실과 오버랩되어 마음이 무겁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