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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정론직필(正論直筆)’ 펜은 칼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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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헌 편집인

언론인이나 기록자들에게 가장 숭고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자성어 정론직필(正論直筆)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정(正): 바를 정 론(論): 논할 론

직(直): 곧을 직 필(筆): 붓 필

 

즉, “바른 논설을 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거침없이 기록한다”는 의미다. 권력이나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오직 객관적 진실과 공익을 위해 펜을 든다는 선비 정신과 언론 윤리를 상징한다.

 

‘정론직필’의 뿌리는 동양의 사관(史官) 정신에 깊이 닿아 있다. 공자가 노나라의 역사를 정리한 ‘춘추(春秋)’에서 시작된 ‘춘추필법(春秋筆法)’이 그 원형이다. 이는 대의명분을 바로잡기 위해 엄격하게 사실을 기록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특히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최저의 난 당시, 목숨을 걸고 “최저(崔杵)가 군주를 시해했다”고 기록했던 태사(太史) 형제들의 일화는 직필의 대명사로 불린다. 첫째 태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간에 ‘최저가 주군인 장공(莊公)을 시해했다’라고 기록함으로써 국권을 장악한 최저에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동생인 둘째 태사도 같은 내용을 다시 적다 죽임을 당하게 된다. 둘째 형마저 죽었음에도 다시 똑같은 문장을 적은 셋째 태사 동생의 직필을 살육으로 이어가지만, 넷째 동생까지 붓을 들자 최저는 결국 필사적인 사관들의 기개에 질려 기록을 고치는 것을 포기했다는 일화다. 말 그대로 사필귀정(史筆歸正)이 이뤄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사관(史官)들이 왕의 면전에서도 두려움 없이 기록을 남겼던 전통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왕이 “내가 말한 것을 적지 마라”고 한 말까지 그대로 적어 넣을 만큼, 기록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생명처럼 여겼다. 이러한 정신이 근현대로 넘어오며 언론의 사명감을 뜻하는 ‘정론직필’로 정착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론직필’의 정신은 동양에만 국한되지 않고 서양에서도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로 계승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 보도다. 1972년 워싱턴포스트의 젊은 기자 밥 우드워드(Bob Woodward)와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은 단순 침입 사건으로 묻힐 뻔한 사건의 배후에 닉슨 행정부의 거대한 권력 남용이 있음을 직감하고 이후 백악관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회유, 불확실한 취재원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오직 객관적 진실이라는 등불만을 따라갔다. 거대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거침없이 펜을 휘둘렀고 결국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임기 중 사임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현대 언론이 어떻게 성역 없는 기록을 통해 정론(正論)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예시다.

 

이처럼 정론직필은 춘추시대 태사 형제들의 숭고한 희생과 조선 사관들의 고집스러운 독립성을 넘어, 현대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심장부를 겨누는 날카로운 ‘진실의 창’으로 작용해 왔다. 곡필(曲筆)로 잠시 진실을 가릴 수는 있어도, 직필(直筆)로 기록된 역사는 반드시 사필귀정(史筆歸正)의 심판을 내린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치과계 전문지 중 최초로 2019년 네이버와 뉴스검색제휴서비스 계약을 맺음과 아울러 인터넷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치과신문도 이러한 언론 윤리의 엄중함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오직 객관적 사실과 공익, 그리고 치과 의료인의 양심을 위해 펜을 들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치과계의 정론을 곡필(曲筆)이 아닌 직필(直筆)의 정신으로 펼쳐내는 용기와 비판 정신을 늘 간직하겠다. 펜은 칼보다 강하며, 사필귀정(史筆歸正)의 언론 윤리는 우리 가슴속에서 심장처럼 늘 고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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