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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사면초가! 의료인은 누가 보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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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치과 치료에 앙심을 품은 환자가 휘두른 칼에 치과의사가 살해당했다. 당시 범인은 충치치료를 한 치아가 시리다는 이유로 1년이 넘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다 나가라며 떠미는 치과의사를 미리 준비한 부엌칼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다.


또, 작년 말 한 여자원장은 진료실에서 막무가내로 발치를 요구하는 환자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었지만 아직 특별한 진전이 없고 가해자의 친구라는 자들이 찾아와 협박조로 위협해 해당 원장은 불안한 상태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30년이 넘게 동네치과를 해온 치과의사가 치료에 불만을 품고 보상을 요구하며 진료실과 대기실에서 난동을 부리던 환자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 문제로 벌금형까지 받은 이 환자는 정식재판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다.


더 이상 진료실은 안전한 곳이 아니다. 언제 환자가 난동을 부릴지, 폭행을 가할지 아니면 칼질을 해댈지 불안하다. 요즘 같아서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환자가 주머니에 손만 넣고 앉아 있어도 환자의 입보다는 주머니에 흉기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 더 신경이 쓰인다. 까칠한 성격을 가진 치과의사의 재수 없는 사건으로 치부한다면 세상을 너무 모르시는 말씀이다. 보도도 안 된, 이보다는 작지만 유사한 사건들이 수없이 있다.

 

진료실에서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느낀 치과의사들은 CCTV가 설치되는 보안업체와 단체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CCTV를 설치해도 문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대화를 녹음을 하거나 심지어는 진료실에는 CCTV를 설치할 수도 없도록 하고 있다. 사생활 노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이다. 진료실에서 사생활이 CCTV에 찍혀 곤욕을 당한 사람이 있어 생긴 법 같은데, 의사들의 생명보다는 그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였기에 이런 법이 국회를 통과하였으리라.


현실이 이런데도 의료인을 오히려 잠정적인 가해자로 보는 시각은 더 팽배해지고 있다. 전현희 의원이 발의한 ‘의료인 폭행 금지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최영희 의원이 발의하여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개정안’은 성추행을 포함한 성범죄자는 10년간 의료인·학습지 교사로 일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성추행이란 다소 주관적이어서 성적 불쾌감만 호소하여도 성립될 수 있다. 수년 전에도 여자환자가 치과진료 중 의사의 팔꿈치가 가슴에 스치자 성추행으로 고소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진료 중 환자와의 신체적 접촉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환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 객관적인 증거를 제공하는 CCTV를 설치해도 환자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았다면 불법이다. 진료밖에 모르는 우리에게 10년의 자격정지는 사형선고이다. 이제 우리는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이 법을 악용하는 자들에게 가장 만만한 대상이 될 것이다.


의료는 환자와 의료인의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이런 원론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환자는 의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생각하고, 의사는 환자를 잠정적인 고소인으로 생각하면 진료는 겉돌게 되고 치료는 힘들어 진다. 의료인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사회적인 보호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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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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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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