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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혼자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외로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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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33)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코로나시대에 들어오면서 디지털시대는 더욱 빨리 가속화되었다. 학교는 비대면 인터넷 강의로 전환되었고 모임은 최대한 줄어들었다. 대화와 모임은 SNS로 진행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학회활동 또한 줌으로 대치되었고 오프라인 모임은 모두 사라졌다. 타인과 대화가 소리보다는 문자나 이모티콘으로 바뀌었다.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사람 관계가 유지는 되는데 무엇인가 허전함을 느낀다.

 

사람 간에 관계가 유지되는데 세 가지 요소가 있다. 머리로 기억하는 추억과 몸으로 기억하는 따스함, 그리고 가슴으로 기억하는 정이다. 비대면 디지털시대에서 머릿속 추억은 유지되지만 악수하며 느끼는 아날로그적 따스함과 가슴에 느끼는 정이 사라졌다. 시끄러운 맥주집에서 큰소리로 대화하며 상대 목소리에 가까이 귀 기울이며 따스함을 느끼고 잔을 부딪치며 정이 스몄다. 그러나 코로나로 일상에서 대면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상대적으로 외로워지고 고독하게 됐다. 모두에게 조금씩 ‘코로나 블루’가 스며들었고 이젠 스스로 자신의 감정이 우울해지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의욕이 없어지거나 즐겨 하던 일이 귀찮아지거나 혹은 감정적으로 예민해진다면 코로나 블루가 스며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행자가 아니고서 일반 사람이 비대면으로 오랫동안 혼자 지내는 것은 쉽지 않다. 외로움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정의할 때는 지금 같은 비대면 사회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카톡이나 문자와 같은 비접촉 대화로 유지되는 관계로 인해 유발되는 외로움은 ‘군중속의 고독’과 유사하다. ‘군중 속의 고독’은 통상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철학자 하이데거였다. 이 문구에는 내용과 유사한 에피소드가 있다. 하이데거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문구였다. 옛 대학 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고백한 아내에게 답장하는 편지로 ‘다른 사람이 아무것도 몰라주는 것이 외로움의 본질’이라 하였다. 이해받지 못하는 속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외로운 존재로 ‘군중 속의 고독’이라 했다. 한마디로 외로움은 이성적 판단을 방해할 수 있고 감정적이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 해석된다. 사실 하이데거는 ‘악의 평범성’을 말한 한나 아렌트를 비롯한 많은 애인이 있는 바람둥이였기 때문에 이 일화가 사실인지 아니면 아내의 복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군중 속의 고독’이 잘 표현된 일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로 태어나서 한 명의 사람으로 죽는다(Every man is born as many men and die as a single one)’는 그의 말은 현대인의 외로움을 잘 표현하였다.

 

반면 달라이 라마는 외로움에 대하여 타인과에 연결성에서 찾았다. 자기중심성이 강해지면 타인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적어지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외로움과 공허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이타성이 외로움을 없애는 방법이라 하였다. 두 사람이 외로움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하이데거는 원천적으로 외롭기 때문에 타인에게 이해받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달라이 라마는 원래 이타적 삶이 당연하였는데 자기중심적으로 바뀌면서 외로워졌기 때문에 남을 도와주면 저절로 외로움이 사라진다고 하였다. 불교 지도자로서 당연한 설명이고, 철학자로서 당연한 생각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외로움은 타인과 더불어 공유하지 못하면 반드시 존재하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해결 방법은 타인이 본인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도록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자신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외로움을 없애는 출발점이다.

 

얼마 전 유행한 노래 중에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란 가사가 있다. 필자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혼자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너’라고 표현해본다. 가장 가까운 이로부터 혼자가 아님을 확인해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 하루빨리 비대면 시대가 끝나고 따스함과 정을 느끼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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