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1 (월)

  • 맑음동두천 12.8℃
  • 흐림강릉 21.3℃
  • 맑음서울 14.6℃
  • 구름많음대전 15.7℃
  • 맑음대구 15.9℃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6.1℃
  • 맑음부산 15.2℃
  • 맑음고창 15.5℃
  • 맑음제주 16.4℃
  • 맑음강화 13.3℃
  • 구름많음보은 14.1℃
  • 구름많음금산 13.4℃
  • 맑음강진군 12.9℃
  • 맑음경주시 14.5℃
  • 맑음거제 15.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멈춤의 미학: 브레이크 타임과 대의원총회

URL복사

김성헌 편집인

서울시치과의사회 제75차 정기대의원총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 1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며 느낀 점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시간 안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개원의로서 대다수 대의원은 고된 진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곧장 총회장으로 달려온 이들이다. 그러나 오후 3시에 시작된 총회가 격려사와 시상 등 외부 인사들과 같이 하는 1부를 지나, 각종 보고와 의장단, 감사단 등 주요 임원진 선거가 끝난 2부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시계는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된다.

 

사명감으로 무장한 대의원이라 할지라도, 3시간여 브레이크 없이 이어지는 회순에 집중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허기와 피로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정작 회원들의 권익과 생존이 걸린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의안 심의가 이때 이뤄지다 보니 깊이 있는 토론보다 ‘속전속결’ 처리가 미덕이 되는 서글픈 풍경이 반복된다.

 

품격 있는 논의와 치밀한 의사 결정을 위해 우리는 이제 ‘잠시 멈춤’의 미학을 총회 문화에 도입해야 한다.

 

브레이크 타임의 가장 대중적인 형태인 ‘커피 브레이크’는 1880년대 미국 위스콘신주 스토턴(Stoughton)의 노르웨이 이민자들로부터 유래됐다. 당시 공장 노동자들은 아침과 점심 사이, 오후 작업 중에 잠시 일을 멈추고 집으로 달려가 커피를 마시며 숨을 돌렸다. 이후 1950년대 미국 커피협회(Pan-American Coffee Bureau)가 ‘Give yourself a Coffee-Break’라는 광고 캠페인을 펼치면서, “잠시 멈추는 것이 더 높은 생산성을 만든다”는 개념이 비즈니스 매너로 정착됐다.

 

영국의 ‘애프터눈 티’도 이러한 ‘브레이크’의 좋은 예다. 1840년대 베드포드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로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영국은 점심과 저녁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어 오후 4시쯤이면 극심한 허기와 피로를 느꼈는데, 이를 달래기 위해 차와 가벼운 간식을 먹기 시작한 것이 사교와 의사 결정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스웨덴에도 ‘피카(Fika)’라 하여,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와 간식을 즐기며 대화하는 브레이크의 문화가 있다. 볼보(Volvo) 같은 세계적 기업들도 이 시간을 의무화해 “피카를 위해 멈추는 시간이 실제 업무 시간보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한다”고 말한다.

 

심리학과 뇌과학은 우리 뇌가 24시간 주기(circadian rhythm) 외에도 약 90분 주기의 ‘울트라디안 리듬(Ultradian Rhythm)’을 따른다고 한다. 90분 정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뇌는 약 15~20분간의 휴식 신호를 보내는데 이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치면 뇌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에너지를 쓰기 시작하고, 3시간이 넘어가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본능적인 ‘회피’와 ‘종결’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의안 심의 때마다 “빨리 통과시키고 끝내자”는 유혹에 빠지는 것은 대의원들의 열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한계치에 다다랐기 때문일 수 있다.

 

집중의 시간 틈새에 적당한 시점,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차 한 잔과 가벼운 열량 보충으로 혈당을 올리는 브레이크 타임을 가져보면 어떨까? 공식적으로 혹은 비공식적으로, 이러한 짧은 15분의 멈춤이, 향후 우리 치과계의 1년을 결정지을 안건들을 더욱 날카롭고 공정하게 들여다보게 할 동력이 될 것이다. 축사와 예우도 중요하지만, 총회의 본질은 ‘대의(代議)’에 있기 때문에 대의원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는 4월 25일 치협 대의원총회부터는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인문학적 배려’가 배치돼 스파르타식의 강행군이 아닌 품격 있고 더욱 효율적인 총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무동기(묻지마) 범죄 심리
광주에서 길을 가던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자에게 무동기(묻지마) 살인을 당했다. 잡힌 범인은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살을 하려다가 범행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황당하고 참담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2023년 분당 서현역 백화점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사건과도 유사하다. 심리학적으로 반사회적 성격장애 혹은 정신의학적으로 조현병일 가능성이 의심된다. 이것은 전문가가 심도 있게 판단할 것이다. 만약 “어떤 음성이 범행을 지시했다”는 환청이나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는 망상 등에 의해 범행했다면 조현병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범인 진술대로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살하려다가 범행을 하게 되었다면 반사회적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타인의 생명을 자신의 감정 해소 도구로 사용한 행태로 전형적인 특징이다. 죄책감 결여 등으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식이 희박하며,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입힐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충동성과 자극 추구 경향이 강하다. 사는 게 재미없다는 진술은 극심한 허무주의 뒤에 숨겨진 자극 추구 성향을 드러낸다. 일상의 무료함을 타파하기 위해 극단적인 폭력을 선택하는 것으로 정서적 조절 능력이 완전히 붕괴되었음을

재테크

더보기

장단기 금리차가 보내는 경기침체 신호

S&P500이 다시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시장에서는 여러 지표들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장단기 금리차다. 주가는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금리 사이클은 오히려 과거 경기침체 직전 국면에서 나타났던 흐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주가 흐름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주식시장이 금리 사이클상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단기 금리차는 보통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서 3개월물 금리를 뺀 수치를 의미한다. 정상적인 경제 환경에서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다. 장기간 자금을 빌려주는 만큼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시기에는 장단기 금리차가 양(+)의 영역에 위치한다. 하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기 시작하면 흐름이 달라진다. 미래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약해지면서 장기 금리는 먼저 하락하고, 중앙은행의 기존 긴축 정책 영향으로 단기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음수로 내려가는데, 이를 흔히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부른다. 흥미로운 점은 경기침체가 금리 역전 직후 바로 발생하지 않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