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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코로나19와 새로운 백신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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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강보승 교수

 

“이봐 친구들, 굉장히 놀라운 걸 발견했네. 이거 한번 조사들 해보게!

내 동생 두 명이 이번에 천연두 접종을 했는데 한 명이 전혀 반응을 안 하는 거 아닌가.

그래서 ‘너 전에 천연두 걸린 적 있니?’ 물어봤더니 단지 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다는구만!”

 

47세의 제너는 그가 스무 살 때 들은 얘기를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그는 스무 살때 영국 사우스 글로스터셔 남쪽에서 예비 의대생으로 수련을 받는데, 한 번은 지역 의사회 저녁 미팅에서 열 살 많은 외과 의사 존 퓨스터(John Fewster)를 만난다. 존은 의사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토크 테마 천연두에 대한 자신이 경험한 신기한 현상을 동료들에게 소개했다. 천연두는 20세기 후반 지구상에서 사라진 전염병으로 요즘 대부분의 사람에게 낯선 병이지만, 사라지기 전 100년 동안 무려 5억명을 죽게 했고 18세기 유럽에서는 매년 40만 명이 이 질병으로 사망한, 열이 나면서 얼굴과 몸통, 팔다리에 발진과 물집이 무수히 솟는 공포스러운 병이다.

 

유일한 예방책은 현재 천연두를 앓고 있는 환자의 피부 물집에서 고름을 빼내 아직 전염되지 않은 사람의 피부에 이식하는 원시적인 예방 접종뿐! 하지만, 어김없이 비록 정도는 약해도 무시무시한 천연두 증세를 2주에서 4주 동안 경험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에 천연두 접종을 받은 존 퓨스터의 동생 중 한 명은 열과 발진은커녕 으슬으슬 춥고 삭신이 쑤시는 몸살기운도 없이 완전히 멀쩡한 것이다!

 

“이게 뭐지? 소 수두를 앓은 사람은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생기나?”

 

당시 잉글랜드 낙농업에 종사한 사람들은 소가 걸린 수두에 종종 옮았다. 특히 젖을 짜느라 직접 젖소의 유방을 만지는 사람들이 많이 걸렸다. 젖을 짠 손에 고름 색깔의 물집들이 생겨났다. 소의 수두는 사람의 천연두와 비슷하게 발진과 물집이 피부에 생기고 열이 나는 전염병이지만 증세는 훨씬 약했다.

 

“똑같이 면역이 생긴다면… 위험천만한 천연두 고름보다 소 수두에서 옮은 고름을 이용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잉글랜드가 낳은 위대한 의학 스승이 후학들에게 남긴 경구,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겨라!” 제너는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한다. 1796년 5월 14일, 잉글랜드 서쪽 시골 글로스터셔 버클리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드디어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목장에서 소젖을 짜는 여성, 사라 넬메스(Sarah Nelmes)를 섭외한다. 그녀는 수두에 걸린 젖소의 유방을 만지다 수두에 감염된 상태로 여러 개의 고름 물집이 손 안팎과 팔에 돋아있었다. 그는 사라의 고름을 채취해서 자신의 집 정원사의 아들인 8살 소년 제임스 핍스(James Phipps)의 양쪽 팔에 바늘 같은 칼을 이용해서 접종했다. 일종의 피부 속 고름 이식 수술이었다.

 

 

오늘날도 설사 부모가 동의했다손 쳐도 아동학대로 당장 여론의 지탄을 받을,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인체실험을 제너는 실행에 옮겼다. 바로 다음 날부터 제임스는 약간의 미열과 몸살 기운, 두세 군데 고름 물집이 생겼지만 금세 회복했고 그걸로 끝이었다. 그리고 약 한 달 반이 지난 7월, 이번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천연두 예방책’ - 위험천만한 천연두 환자의 고름이식 - 을 소년의 팔에 시술한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제임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원시’ 천연두 접종을 받은 사람에게 2주에서 4주 동안 나타나는 ‘덜 심각한’ 천연두 감염 증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제너의 가설, 소 수두의 고름으로부터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형성된 것이다. 1798년, 그는 이 결과를 자비로 출판해서 세상에 알린다. 제목은 ‘소 수두에 대한 고찰’. 제너는 소를 의미하는 용어로 Vaccine이라는 라틴어를 사용하는데…. 이 단어를 한번 발음해보자. 어떤가? 다름 아닌 바로 ‘백신’이다. 이후 원시 천연두 접종은 서서히 줄어들었고 1840년 예방접종법이 제정된 후 공식적으로 금지된다. 1853년 영국은 태어난 모든 어린이에게 제너의 방법을 이용해서 예방 접종을 의무화했고 천연두는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VACCINE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위에 나열한 백신 중 최소 서너 개는 어릴 때 예방접종을 받았을 것이다. 이 백신들은 공통점이 있다. 무엇일까? 맨 위에 인플루엔자 생백신에 힌트가 있는데 바로 살아있는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앞서 ‘원시’ 천연두 고름 접종 때 언급했듯이 몸 안에 들어가 상당한 병적 증세를 유발한다. 그리고 잘못하다가는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외려 병이 생길 위험도 있다. 즉, 몸에 투여하기 전에 쌩쌩한 바이러스의 힘을 최대한 빼야 한다. 약화시켜야 한다. 위에 소개한 백신들은 살아있는 바이러스지만 모두 ‘힘 빠진’ 약화된 바이러스다. 이 대목에서 반드시 소개해야 할 사람이 있다.

 

루이 파스퇴르

(Louis Pasteur, 1822~1895)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미생물학자이자 면역학의 아버지! 우리에겐 우유 브랜드 이름으로 더 친숙한 파스퇴르는 에드워드 제너의 뒤를 잇는 19세기 백신 학자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제너의 소 수두 고름을 이용한 천연두 백신 연구를 잘 알고 있던 그는 모든 전염병은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제언할 정도였다.

 

파스퇴르가 본격적으로 백신을 파고든 때는 1877년, 그는 당시 농부들을 괴롭히던 치킨 콜레라를 연구하고 있었다. 이 병은 조류 콜레라의 일종으로 농장에 한 번 유행하면 닭, 칠면조, 거위, 오리가 무수히 폐사하는 오늘날의 조류 독감, 조류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임팩트를 갖는 병이었다. 소 수두나 사람 천연두처럼 피부 표면에서 고름을 채취할 수 없기 때문에 백신 재료를 확보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이듬해 파스퇴르는 원인균을 배양하는 데 드디어 성공하고, 곧 제너가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균을 닭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한다. 어떻게 됐을 것 같은가? 치킨 콜레라균을 접종하는 족족 닭은 모두 폐사했다. 실험은 난관에 봉착한다. 그러던 중 1879년 파스퇴르는 새로 배양한 신선한 균을 최근 들여온 닭에게 주사하도록 조수에게 지시하고 휴가를 떠난다. 그런데 이 지시를 깜박 잊고 조수도 그만 휴가를 간다. 그는 돌아와서 파스퇴르의 지시가 기억이 나 부랴부랴 실험을 하는데 새로 배양한 신선한 균 대신 한 달 동안 실험실에 방치돼있던 오래된 배양액을 주사했다. 큰 실수였다. 결과는? 접종된 닭은 경미한 증상만 보이고 곧 완전히 회복한다.

 

독자 여러분이 파스퇴르였다면, 휴가에서 돌아와서 어떻게 하겠는가? 조수부터 해고할까? 한 달 동안 방치된 균 배양액은 모두 죽어서 효과가 없었다고 결론 내리기 쉽지만, 파스퇴르는 흥미를 느꼈다. 그는 한 달 묵은 균이 투여된 닭에게 이번에는 원래 주려던 갓 배양한 신선한 균을 주사한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여태까지 용량과 관계없이 접종하는 족족 폐사하던 닭들과 달리, 조수의 실수로 한 달 ‘묵은’ 혹은 ‘이미 다 죽은’ 균이 투여된 닭은 끄떡없는 것이 아닌가! 파스퇴르는 쌩쌩하던 균이 배양 물 속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독성을 잃는다고 결론 내린다. 그리고 이 점진적인 독성 상실을 ‘감쇠’라고 명명했다.

 

마침내 인공적으로 살아있는 균의 ‘힘을 빼고’ 독성을 낮춘 ‘약독화 생백신(live attenuated vaccine)’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파스퇴르는 소 수두 고름을 이용해서 천연두 예방접종을 한 제너의 획기적인 발견을 기념하여 ‘힘 빠져서’ 약화된 안전한 접종용 균에게 라틴어로 소를 뜻하는 Vaccine이라는 이름을 준다.

 

 

CORONA VACCINE

헝가리 출신 과학자 한 명을 소개하겠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탄생시킨 혁명적인 새로운 백신의 어머니! 그녀의 나이는 65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1990년부터 무려 15년 동안 ‘억지로 갖다 붙인 무리한’ 아이디어라고, 정부로부터 기업으로부터 심지어는 동료들로부터 거절당하고 외면당하고 교수직도 잃었지만, 30년 동안 한 우물을 판 끝에 마침내 인류의 코로나 팬데믹 전쟁에서 결정적 무기인 백신을 가장 빨리 대량 생산해내는데 핵심적인 이론과 설계도를 제공한 생화학자. 그녀의 이름은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다. 2020년 12월,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이 바로 15년 동안 외면받아온 그녀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백신이다. 감히 이 이름은 에드워드 제너, 루이 파스퇴르와 함께 모두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0순위 후보!

 

이제 끝으로 그녀의 혁명적인 3세대 백신을 잠깐만 들여다보자. 제너와 파스퇴르를 기반으로 한 1세대 백신은 약화한 살아있는 바이러스 자체를 몸속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항체를 만든다. 2세대 백신은 면역반응과 밀접 관련이 있는 바이러스 표면의 일부 조각만 몸속에 투여한다. 하지만 카탈린의 3세대 백신은 바이러스 자체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냥 바이러스 표면 일부 조각의 설계도만 투여한다. 우리 몸 세포 속 공장은 설계도에 따라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돌기를 자체 생산하고 면역 세포들은 외부 코로나가 침입한 줄로 착각하고 항체를 만든다. 이 설계도의 이름이 ‘맞춤형 메신저 RNA’다. 백신 제조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거나 묵히거나 접촉할 일이 없다. 매우 신속한 개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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