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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내 탓, 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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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화 논설위원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남 탓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기보다는 남에게 그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이 더 쉽다는 뜻인데 항상 여러 사람이 관계되어 일을 하게 되는 의료기관에서는 그 화살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문제가 될 때가 많다. 그리고 그 화살의 방향과는 관계없이 자신이 그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 한 성형외과의 상담실장이 그 성형외과에서 코수술을 받은 환자가 직접 사연을 쓴 것처럼 가장하여 수술 전후 사진과 함께 수술을 받고 예뻐졌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는데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환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이 있었다.

 

환자는 비록 인터넷 카페에 자신의 눈 부분을 모자이크한 형태로 사진이 올려져있지만 지인들이 보았을 때 자신임을 알 수 있었고, 수술 전의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으로 글을 올렸기에 자신의 명예와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성형외과 병원장은 상담실장이 독단적으로 병원업무와는 관계없이 사진과 글을 올린 것이라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하였고, 위와 같은 사실을 안 후 상담실장에게 사진을 삭제하게 한 뒤 해고하였기에 자신이 할 감독상의 의무는 다한 것이라고 대응하였다.

 

제1심 법원은 위 사건에 대하여 상담실장이 위와 같은 일을 한 것은 병원의 홍보를 위한 것이라 병원업무와 관계없는 것이 아니고, 위와 같이 사진 삭제와 해고만으로는 사용자로서 감독상의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병원장도 명예훼손과 초상권침해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1,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단247776).

 

물론 성형외과 병원장의 입장에서는 상담실장이 자신과 상의없이 혼자서 병원의 홍보를 위한다는 마음에 위와 같은 무리한 행위를 한 것이기에 억울한 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법에서는 사용자책임이라는 조항을 통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도모하고 있는데, 위 사건에서 상담실장의 홍보로 환자를 유치하게 되어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면 결국 그 이익은 병원장에게 귀속되기에 발생되는 책임도 함께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하나의 행동이 다른 행동과 서로 연결되어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어떤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자를 결정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그 과정에서 서로 책임을 미루게 되어 결국은 책임자를 가려내지 못한 채 피해자만 발생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올해는 국민을 대신하여 바른 법을 세우고 나라의 나아갈 바를 결정하는 여러 대표들을 뽑는 해다. 그 대표들이 제발 자신이 한 약속과 스스로 행한 일에 대하여 남 탓을 하지 않고 책임자가 아니라는 변명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유권자들은 그런 대표를 뽑아서 자기를 대신하여 일을 하도록 맡긴 장본인으로서 스스로도 그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기에 두 눈 크게 뜨고 감독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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