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5.9℃
  • 구름많음강릉 10.5℃
  • 흐림서울 7.4℃
  • 맑음대전 4.2℃
  • 맑음대구 4.4℃
  • 맑음울산 10.7℃
  • 맑음광주 11.5℃
  • 맑음부산 13.2℃
  • 맑음고창 11.6℃
  • 맑음제주 13.3℃
  • 흐림강화 8.2℃
  • 맑음보은 0.3℃
  • 구름많음금산 2.9℃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5.5℃
  • 맑음거제 8.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한 생각 바꾸면…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72)

TV 채널을 돌리다가 산사의 한 스님 인터뷰를 보았다. “한 생각을 바꾸시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생각 하나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는 말씀이고 예전부터 우리나라 선불교에서 내려오는 가르침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수행자가 아닌 민간인 마음으로는 그리 쉽지 않다.

 

원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마음은 두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진 다음에 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해야 한다. 원수를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용서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원수질 정도로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억울함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억울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법이나 학생이라면 선생님과 같은 권력에 의하여 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과 수행이나 내면의 성숙을 통하여 스스로 억울함을 녹여내는 방법이다. 여기서 외적인 방법으로 억울함을 해결해서는 결코 타인을 용서할 수 없다. 억울함에 대한 보상받을 마음이 먼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스로 억울함을 녹여내야만 용서가 가능하다. 용서를 해야 비로소 원수를 만나도 미움이 올라오지 않는다.

 

미워하지 않는다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미움을 녹인 후에 원수의 영혼이 진정으로 불쌍한 것을 느껴야 사랑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慈悲)다. 타인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자(慈)고 타인이 불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비(悲)다. 그 정도 경지에 이르러야 사랑이 가능해진다. 최빈국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 모습을 TV에서 보며 눈물이 저절로 나올 때와 같은 마음으로 원수를 보며 눈물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굶주린 아이가 가엾듯이, 삶에 찌들어 있는 원수 영혼이 눈물 나도록 가엾게 느껴져야 가능하다. 즉, 한 생각 바꾸는 것이다.

 

한 생각 바꾸는 것이 보통 사람에게는 원수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티코와 벤츠가 그냥 같은 차로 보이는 무소유를 이루거나 산은 산이고 물이 물로 보이는 무심을 이루면, 한 생각 바꾸는 것이 세수할 때 코를 만지는 것처럼 쉬운 일이지만 수행자도 아니고 손해 보는 삶에 익숙하지 않은 민간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얻지 않으면 손해 본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영끌 또한 그런 마음에서 출발하였다. 물질도 마음도 한가지다. 한 생각 바꾸어 미워하는 마음만 사라져도 마음은 고통에서 해방된다. 지옥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대다수가 아무도 모르는 수많은 과거 기억이 만든 감옥 속에 미음이 갇힌 채로 늘 미움을 품고 인식도 못 한 채 살아가고 있다. 과거 기억 감옥에서 탈출하는 방법이 한 생각 바꾸는 것이다.

 

생각이란 한자에 염(念)과 사(思)가 있다. 사(思)는 마음(心)의 밭(田)을 경작하듯이 전반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생각(사유)이라면 염(念)은 통찰에 의한 순간(今)적으로 감지하는 마음(心)이다. 수학으로 비유하면 염(念)은 미분이고, 사(思)는 적분에 해당할 것이다. 정념(正念)과 정사(正思)가 다른 이유다. 정사(正思)는 올바르게 생각하는 것이라면, 정념(正念)은 직관에 의해 한순간에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다. 심장을 사통이라 하지 않고 염통이라 표현한 것도 생각에 따라서 뛰는 속도가 변하고 일상에서 생각이 많은 것을 감안한 표현인 듯하다.

 

생각이 복잡할수록 바꾸기 어렵다. 생각이 간단할수록 바꾸기도 쉽다. 생각을 간단하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 정념이다. 아주 단순해지면 마음을 바꾸는 것이 손바닥 뒤집듯이 간단해진다. 마치 아이가 울다가 바로 웃는 것과 같다. 이때 비로소 감정 감옥에서 벗어나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자, 지금부터 미워하지 말고 억울한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잊어버리자!’라고 결심하여 미워하지 않고 억울한 생각을 잊어버릴 수 있다면 진정한 자유인이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늘 수많은 생각 속에 갇혀서 살고 있다. 행복한 생각 속에 머물면 좋지만, 세상사가 좋은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많다 보니 힘든 생각으로 마음 또한 늘 힘들다. 한 생각 바꿔 하나를 놓으면 한걸음 자유에 다가갈 수 있건만 조그만 욕심이 늘 가로막는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