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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비급여 공개 및 보고제도는 국민과 의료인에 대한 기본권 침해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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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편집인

지난해 12월 ‘약학정보원’ 사태의 1, 2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였다. 대한약사회 산하 약학정보원은 과거 전국 약사들을 상대로 PM2000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한 적이 있다. 약학정보원과 지누스 등은 이 소프트웨어 내 정보자동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47억건에 이르는 국민 4,399만명의 환자 조제 정보 등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외부서버로 전송했다가 2014년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바 있다.

 

이 개인정보는 일부 암호화 처리만 한 채 한국IMS헬스에 약 22억원에 판매되었고, 한국IMS헬스는 구매한 개인정보를 미국에 소재한 IMS헬스 본사에 보내 분석·재가공한 뒤, 결과를 국내 제약회사에 약 100억원에 되팔았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모두 개인정보를 식별화할 수 있다는 인식과 식별가능한 정보로 치환해 처리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2020년 12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해외 의료 개인정보 침해 사건 사고’ 수시보고서를 발간하며, 최근 수년간 의료분야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의료 데이터는 환금 가치가 높아 악의적 공격 사례가 더 빈번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 의료분야 정보유출 사고의 경우 환자의 기본적인 개인정보와 진료정보는 물론 보험이나 결제와 관련된 금융정보 및 사회보장 정보 등의 다양한 데이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면에, 정보보호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진료내역을 포함한 의료정보의 경우 타 국가의 의료정보보호법에서는 보관기한 및 파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반면, 전 국민의 급여 진료내역을 다루고 있는 우리나라 건강보험법의 경우 수집과 관련하여 시행령 제81조에만 근거를 두고 있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국민 전체의 진료내역 등을 다루는 데 있어 별도의 법령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 다수의 의견이다.

 

지난 5월 19일 헌법재판소는 비급여 헌소 공개변론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질의하였다. ‘민감한 환자정보가 포함된 정보’와 ‘민감하지 않은 환자 정보가 포함된 정보의 구별 기준과 주체는?’, ‘모호하게 표현된 진료내역 등의 범위를 고시를 통해 자유롭게 정하려는 이유는?’, ‘국민이 자비로 부담하는 비급여 의료정부를 국가가 수집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국가가 비급여 진료내역 등을 수집하는 데 있어 정보주체인 국민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할 필요는 없는지?’, ‘국가에 제출하게 되는 국민의 의료정보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주체, 보관 관리 기관, 감독 및 보호 방안은?’, ‘현행 제도 및 시장체계로도 환자들이 비급여 진료비용을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굳이 국가가 나서 비급여 진료비용을 조사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는지?’, ‘비급여 보고제도를 통해 비급여 공개항목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고 하는 이유는?’, ‘추출식을 배제하고 비급여 보고제도를 통해 반드시 모든 의료기관이 소유한 환자의 비급여 진료 내역을 수집해야 하는 이유는?’ 등에 대해 질의를 한 바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등과 청구인 양측에게는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은 의료인이 제공하는 비급여 진료의 상세한 내용과 그에 따른 가격 결정 방법 등이 담겨 있어 진료 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써 의료기관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하는 데 대한 의견을 질의한 바 있다. 청구인들은 지난 공개변론 당시 ‘비급여 진료비용은 시설이나 장비, 종사인력 수, 환자의 상태에 따른 각기 다른 진단과 치료계획, 맞춤형 재료와 기술, 의료행위의 난이도,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와 세부적 차이에 따라 결정이 되므로 영업비밀에 속하고, 이를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으로 표준화하여 보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국민과 의료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비급여 공개 및 보고제도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 이는 과거 약학정보원 사태와 같은 또다른 국민의 건강정보 유출사태를 가져올 수 있고, 의료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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