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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과 자산배분의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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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69

변화하는 세계질서와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차지하게 된 미국은 브레튼 우즈 체제를 통해서 달러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달러화는 일정비율(순금 1온스당 35달러)로 금과 태환이 가능했고 금본위제 시기라고 부른다. 1955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미국 기준금리는 5% 이내에서 잘 조정됐고, 경제도 성장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1960년~ 1975년)에 미국이 참전한 이후 미국 기준금리는 추세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막대한 전쟁 자금을 달러를 발행해 조달하다 보니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 그 결과 1960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5%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불태환 선언(1971년)을 하며 금본위제를 폐기하자 1970년대 초반 5%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1975년 13%까지 올랐다. 1975년 이후에는 냉전이 격화되고 중동에서는 중동전쟁과 석유파동을 겪게 되며 지정학적 격동기에 들어섰다. 인플레이션은 만연하게 됐고 미국의 기준금리는 1980년 18%까지 오르게 됐다.

 

 

1980년은 냉전이 막바지에 이르며 지정학적 긴장이 풀려갔고 최소한 1970년대 같은 인플레이션은 사라지게 됐다. 1980년대 말에는 정치적으로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이 차례로 붕괴되고 민주주의가 승리했으며,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갔다. 1986년부터 1988년까지 한국은 3저 호황(저달러, 저금리, 저유가) 속에서 3년간 연 10%이상의 고도 성장을 이룩한 바가 있다.

 

지정학적 역사와 기축통화의 기준금리 사이클을 동시에 분석하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정학적 세계 질서의 변화는 통화 정책과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필연적으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1955년부터 1980년까지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을 거쳐 오다가 지정학적인 변화(공산권의 몰락과 중국과 미국의 수교)를 거쳐 1980년부터 2020년까지 디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을 거쳤다. 현재 시장의 투자자는 지난 40년간의 금리사이클에 익숙해져있지만 현재는 새로운 변화의 변곡점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2018년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발발은 냉전이 종결된 1980년 이후로 서방과 미국이 주도해온 새로운 세계질서에 균열을 일으켰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전 세계 경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변곡점을 지나가는 중이다.

 

지난 9월 FOMC에서 지난 사이클의 기준금리 고점(2.5%)보다 높은 3.2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이로써 연준의 기준금리는 40년 동안 이어온 디플레이션 사이클(통화 사이클마다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시기)을 마감했다. 11월 FOMC를 앞두고 있는 지금 시장은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0.75%)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3월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로 1년이 채 미치지 못하는 기간 동안 미국의 기준금리가 4.0%까지 치솟게 되는 것이다. 유례가 없는 빠르고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다.

 

최근에는 미국채의 10년물과 3개월물의 장단기 금리역전까지 일어났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크게 하락하며 전 세계는 거대한 경기침체를 앞두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연준(Fed)과 전 세계 중앙은행은 반대로 양적긴축과 금리인상 같은 유동성 회수를 진행 중이다.

 

2023년 이후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실업률 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속에서 자산들의 상관관계에 변화가 오고 있다

2022년 11월 1일 현재 미국 국채 시장은 27개월 동안 17% 이상 하락하며 기나긴 국채 가격 하락장(국채 금리 상승)에 있는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과거 1980년 6개월 동안 -12.7%, 1981년 14개월 동안 -9%의 하락을 겪은 바 있지만 일반적으로 3~6개월 동안 3~5% 하락에 그치던 과거와 크게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최고점에서 꺾이던 1980년 상황 이상으로 더 길고 깊게 미국채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국과 일본 등을 앞세운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강달러 때문에 자국 화폐가치가 하락하자 환율방어를 위한 미세조정 일환으로 외환시장에 미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더불어 미국채의 가격이 계속 폭락하고 있고, 이렇게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미국 모기지 금리 상승과 전 세계 각국의 국채금리의 상승을 유발, 금융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파운드화 급락 사태로 영국 장기채 금리가 단기간에 치솟아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했던 영국의 연기금 기관의 편입 종목에 대량 청산이 발생한 것이 하나의 예이다.

 

아울러 미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수입물가가 억제되는 강달러 정책을 의도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는데, 그 결과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근데 강달러의 여파가 미국채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미국의 모기지 시장과 회사채 시장에 악영향을 주게 됐다. 결국 강달러가 야기한 경제 리스크 요인이 다시 미국으로 유턴하는 모양새다.

 

미국채 시장의 기록적인 폭락장이 계속되자 자산배분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주식 60%와 채권 40%를 혼합한 ‘60/40 포트톨리오’의 수익률이 최악으로 떨어지고 있다. 2022년 미국 주식: 미국 국채를 60:40으로 혼합한 60/40 포트폴리오의 연간수익률은 -16.6%로, 2008년에 기록했던 -21.3% 이후 최악의 해를 기록하게 됐다. 60/40 포트폴리오의 연간 수익률이 -5%가 된 해가 1976년부터 2022년까지 단 다섯 차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하락을 경험했다.

 

 

특히 2023년 이후로 지난 1970년대와 비슷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될 경우 주식과 채권의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어 안전자산으로서 미국채의 역할이 퇴색될 수 있다. 1970년대처럼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이 펼쳐진다면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채권 가격은 우하향하거나 박스권에 갇힐 수 있어 과거 40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금리사이클 안에서 미국채가 해온 역할과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기금과 기관들의 포트폴리오에 미국채가 안전자산으로 많이 편입돼 있었는데 기관들의 자금 운용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안전자산의 일부 수요가 과거처럼 인플레이션 시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금, 은, 원자재 등의 대체자산 수요로 옮겨 갈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도 기관투자자들의 또 다른 대체자산으로 편입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도 고려해 투자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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