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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잠 못드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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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89)

우리나라 인사말은 “안녕하세요”다. 한자 安(편할 안)과 寧(편안할 녕)에서 유래한 단어다. ‘무탈하게 편안하시냐?’는 의미를 지닌다. 최근 유행한 트로트 가사처럼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를 먹었던 보릿고개나 울던 아이도 울음을 멈춘다는 호환마마, 그리고 3일에 한 번씩 겪었다는 외적의 침입 등으로 어렵게 살았던 조상들의 애환이 섞인 단어다. 아침에 부모님을 뵈면 처음 하는 인사말이 “안녕히 잘 주무셨습니까?”다. 이 또한 땔감이 떨어져 춥게 잤거나, 먹을 것이 부족해 하루 두 끼를 먹던 시절에 저녁밥을 빨리 먹고 일찍 잠을 자면 자다가 배고파서 깨고는 다시 잠이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나온 인사말이다.

 

이렇게 우리 삶 속에서 잘 자는 것은 잘 사는 것의 인디케이터였다. 그런데 최근 잠 못자는 사람들이 다양한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며칠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0~9세 소아불면증 환자가 작년에 58.1%, 올해 7.4%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60세 미만 불면증 환자 중에서 증가폭이 가장 큰 나이가 0~9세로 평균 3.9%보다 두 배 증가했으며, 다음으로 10~19세가 7.2% 증가했다. 통상 노년에서 불면증이 증가하는 것에 상반된 이례적인 양상이 최근에 발생했다.

 

수면학회는 18세 미만에서는 8~10시간, 성인은 7~8시간이 적정 수면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소아불면증은 호르몬 분비 불균형으로 성장 발달을 저해하고 집중력 저하나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으며 ADHD와 동반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만성화되면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 행동장애나 학습장애를 야기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택수업 등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취침 전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뇌를 자극해 수면을 방해한다고 했다.

 

가끔 골격성 장치를 사용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몇 시에 취침하는지를 물어보면서 밤 11~12시에 잔다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다. 초등학생 아이들 부모라면 30대 중후반이다. 그들은 대부분 맞벌이이고 직장에서 돌아와 아이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빨라야 7시경이 되고 식사를 마치면 9시 경이다. 엄마가 아이들의 이것저것 학습상황을 정리하거나 조금 대화를 하면 10시가 넘으니 11시 이전에 아이들이 취침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환경이다. 역으로 아이들이 10시 이전에 취침을 하게 되면 1주일 내내 엄마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는 것이 어려워져서 정서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소아불면증이 증가하는 추세는 아이들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문제지만 각 가정이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 역시 큰 문제다. 결국 해결은 부모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명한 대처를 해야 한다.

 

뇌과학자 다니엘 에이먼은 전두엽 중앙 심층부를 세로로 가로지르며 위치한 대상회(cynguate gyrus)에서 안도감과 안정감을 주관하고 인지적 융통성을 담당한다고 하였다. 인지적 융통성이란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 대상회가 손상되거나 과잉활동하면 한 가지 생각만 반복하거나, 만성적인 걱정을 지니거나, 과거의 상처에 집착하거나, 강박적 사고나 행동 혹은 적대적 행위, 아이들의 반항행동, 운전할 때 생기는 분노 등이 유발되기 쉽다. 이럴 경우 뇌에 스트레스나 자극이 되는 행동이나 습관을 중단하고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의사의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먹을 것이 없어서 굶지도 않고, 과학과 의료발달로 호환마마도 없고, 안보위협은 있으나 외교적인 노력으로 실제적인 전쟁을 하지 않는지 7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사회 환경은 모든 연령층이 편하게 잠들지 못하게 한다. 10대 이전은 부모님 영향으로, 10대는 입시로, 20대는 취업으로, 30~40대는 영끌로, 50대는 은퇴로, 60대 이상은 노후 대책으로 모두가 쉽게 잠들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과 문제로 인해 잠들지 못한다 해도 극복원리는 단순하다. 뇌가 쉴 수 있도록 우선 욕심과 생각을 놓고 무조건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잠이란 원래 그냥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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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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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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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