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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임인년 동지단상(冬至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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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94)

아침에 눈을 뜨니 서설이 내리고 있다. 동짓날에 눈이 내리니 서설(瑞雪)이다. 서설이란 ‘상서러운 눈’이란 뜻이다. 동지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실과 희망이다. 현실적 의미는 밤이 가장 길고 해가 가장 짧은 날이다. 지나온 한 해 동안 비축한 식량과 땔감을 많이 해놓았다면 즐겁고 푹 쉴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이다. 반면 비축한 것이 없다면 긴 밤과 추위를 견뎌야 하는 고통스런 시간이 된다. 또 다른 의미는 동지가 지나면서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어둠이 멈추고 새벽이 오는 것처럼 새로이 시작되는 날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한해가 시작되는 날이다. 사람의 일에서 시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집을 한 채를 지어도 터를 볼 때 시작된다. 김장하는 것도 몇 포기를 할 것인가를 정할 때 시작된다.

 

옛날 중국 성현 소강절은 ‘하늘은 자(子)에 열리고 땅은 축(丑)에 열리고 인간은 인(寅)에 열린다’고 하였다. 이것은 12간지에서 처음 시작하는 자월은 처음으로 태양빛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하늘이 열린 다음 땅이 열린다 함은 땅속에 품어진 겨울잠을 자는 모든 생명체에게 새로운 기운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월에는 사람들이 한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지니며 그때가 음력 설날이다.

 

이렇게 새로운 하늘이 열리는 동짓날 아침에 수북이 쌓인 눈을 맞이하니 서설이다. 물론 마음 한편에서는 출근길 도로 사정이 걱정되는 것은 현실이다. 오늘 출근은 저녁 귀갓길을 대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듯싶다. 서설을 기뻐하면서도 작은 일인 출근길이 걱정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추운 날 자동차 없이 정류장까지 미끄러운 눈길을 걸어가고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매우 귀찮고 성가신 일이란 것을 과거 경험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사람 마음에 과거는 극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눈이 오면 마냥 좋아하던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서 눈 때문에 고생한 과거의 다양한 경험 중 가장 심한 것만이 기억에 남아 눈에 대한 안 좋은 추억으로 대치되었다. 눈뿐만 아니라 매사 모든 일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를 먹으면서 축적된 경험들은 오픈마인드로 정리하지 않으면 결국 젊은이들이 말하는 ‘꼰대’화가 되어간다.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꼰대’란 간단하다. 눈 때문에 고생했던 과거 경험 때문에 지금 내리고 있는 눈을 낭만으로 혹은 서설로 인지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나이가 들수록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지는 이유다. 노인심리학에서 노인의 특성을 이중성으로 본다. 과거의 풍부한 경험은 장점이 될 수도 있으나 생각이 견고하여 편협해지기 쉽다. 은퇴로 시간과 여유가 많아지는 장점도 있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고독해지고 상실감을 느끼며 우울해지기 쉽다. 결국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스스로 객관화하고 편협해지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경험해보니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생각 속에는 사건을 인지하는 길이 만들어진다. 한번 만들어진 인지의 길은 다른 생각이나 사고를 차단하며 타인에게까지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꼰대’가 된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 생각이나 신념이 있다면, 자신이 틀릴 수도 있고 더 좋은 다른 생각이나 방법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 생각의 확장성을 지닌다면 젊은 세대가 스스로 멋진 선배나 스승으로 인정하고 대접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도 듣는 사람의 귀가 열려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말하기 전에 상대의 귀가 열려 있는지만 파악해도 꼰대는 면한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귀가 열려 있는지 파악하고 설명해야 한다. 아침에 내린 서설이 필자에게 마음을 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귀찮음을 넘어서서 창밖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라고 가르침을 준듯하다.

 

다사다난했던 임인년 긴 밤이 지나고 계사년 새해가 시작되는 빛이 늘어나는 동지 아침에 서설을 보며, 힘들고 어려움을 겪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이 생기고 밝아지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모든 치과계 종사자들에게도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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