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를 했지만 음식이 잘 씹히지 않아 불편하다는 환자가 많다. 보통의 답은 “어머님(혹은 아버님), 임플란트와 자연치는 구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어요. 점차 적응이 되실 겁니다”일 테다. 하지만 이양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보철과)의 답은 다르다. 이 교수의 답은 바로 ‘교합’이다.
“임플란트에서 강도와 안정성, 심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합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이 교수는 “임플란트는 식립한 부위에 그대로 고정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교합의 중요성은 오히려 자연치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보수’가 힘든 것은 물론 총의치처럼 자유롭게 뺐다 끼울 수도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가장 힘든 케이스는 치조골량이 부족하거나 치아의 상실이 많아 안정성이 떨어지는 경우”라며 “교합을 재구성하는 것은 이론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체험하며 임상 노하우를 쌓아가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하지만 임플란트와 교합의 조합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이론이든 실습이든, 구체적인 교육도 부족한 실정. “내가 가진 지식은 한계가 있고, 임상케이스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이 교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강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플란트에서 교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족한 식견이나마 함께 나누다보면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용기를 냈다”는 이 교수는 “함께 공부하는 강연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론에 집착하든, 본인의 경험을 맹신하든, 내가 가진 지식이 100% 진실이라는 확신을 갖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지론. 때문에 “이렇게 접근하면 더욱 쉽지 않을까요?”라는 식으로, ‘적당한 권유형’의 멘트를 자주 활용한다는 농담 섞인 대안도 내놨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SIDEX에서 ‘임플란트 교합 ; 생각을 바꿔야 교합이 바뀐다’를 주제로 펼친 그의 강연에서는 진중함이 묻어났다. 적정 교합 수준과 교합조정 포인트, 유지기간 중 민감하게 살펴봐야할 부분을 이론과 임상을 안배해 꼼꼼히 짚어주며 “확인 가능한 Long-term Data에 기반을 두고 진실한 강연을 펼치려 한다”는 포부를 실현하는 모습이었다.
이 교수의 또 다른 관심 분야는 임플란트의 부작용이다. “나사 풀림, 주위염 등 크게는 세균이나 부정교합에 의해 나타나는 임플란트의 부작용에는 굉장히 복합적인 요소들이 관여한다”며 “금, 사기, 세라믹 등 어떠한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고, 환자의 건강 상태 등 생역학적 요소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연치와 임플란트의 차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임상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근황도 전했다.
인터뷰 말미, ‘노인틀니 급여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보철 치료가 ‘돈’으로 인식되는 현 세태가 걱정스럽다”며 한숨을 내쉰 이 교수는 “언제나 모든 치료의 중심은 환자의 편익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발전하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이 교수의 강연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홍혜미 기자/hhm@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