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4.0℃
  • 맑음강릉 1.4℃
  • 맑음서울 -1.5℃
  • 맑음대전 -2.6℃
  • 맑음대구 0.9℃
  • 맑음울산 1.0℃
  • 맑음광주 0.1℃
  • 맑음부산 2.6℃
  • 맑음고창 -1.8℃
  • 맑음제주 5.0℃
  • 맑음강화 -2.7℃
  • 맑음보은 -3.9℃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0.6℃
  • 맑음경주시 1.1℃
  • 맑음거제 3.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420억, 우면산 산사태 복구과정을 보며

URL복사

박창진 논설위원

며칠째 서울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다. 가뭄에 타 들어가는 농작물 앞에서 가슴을 태우던 농민들의 모습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던 일을 무마하려는 듯 낙뢰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고 있으니, 이 또한 자연의 조화일까?

 

지난여름 폭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는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일시에 쓸어갔다. 그 참사의 기억이 지워지기도 전인 올해 여름, 서울시에서 420억 여 원을 투입한 복구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도를 보았다. 집중호우가 시작되기 전 서둘러 기민하게 이루어낸 복구 상황에 박수를 보내야 하겠지만, 과연 ‘제대로 된 복구인가’하는 의구심이 비죽이 머리를 들이민다.

 

과연 ‘복구’란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저 예전 상태로 되돌린다는 말로 쉽게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 우면산 일대는 천둥번개와 함께 퍼붓는 집중호우를 작년과 다른 모습으로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래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소식들을 취합하자면 ‘그렇지 못한’ 쪽으로 공사가 시작되고 진행되었던 모양이다.

 

복구공사는 산사태 발생 직후 즉각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면산 산사태 현장의 복구는, 발생 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수많은 자료들에 대한 엄중한 평가, 그리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고하여 현상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을 거친 후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마땅한 수순이다. 재발 방지라는 최우선의 가치를 염두에 두었더라면 엄정한 원인분석과 세심한 대비책에 따른 시행계획을 좌시한 채 무턱대고 땅부터 파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미 발생한 문제에 대해 그 현상의 명확한 정의와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을 의료에서는 ‘진단’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치료계획의 수립’일 것이다. 그 후 비로소 치료행위가 시작된다. 이것이 올바른 의료행위의 과정일 것이다.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철저하고 치밀하게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으며 발생된 문제점들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에는 얼마나 집중하고 있을까. 충치라는 문제현상을 보고 그 문제현상을 원래 상태와 유사하게 복구하는 일만을 반복하고 있다면 그것은 과연 원인 분석과 예방대책 수립 등 타당한 절차를 거친 적절한 의료행위인지 자문해본다.

 

이제 치과계의 현안으로 눈을 돌려보자. 무분별하고 비윤리적인 광고, 치료비 할인을 통한 환자유인행위, 불법치과네트워크…. 산사태처럼 우리 앞으로 쏟아져내린 문제들 앞에서 치과계는 지금 어떤 복구대책을 세워뒀을까? 우면산 산사태 직후, 제대로 된 원인분석이나 예방대책은 실종된 채, 건설 장비를 투입하여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데 급급했던 서울시 당국이 ‘타산지석’이 되지는 않을지 반문해본다.

 

날이 갈수록 의료수가는 경쟁적으로 낮아져만가는데 불법네트워크 치과는 기승을 부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 치과의 환자는 줄어만 가며, 동료치과 의사 중 누군가는 불법 네트워크 치과에 고용되어 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우리 치과계는 무엇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떠안게 되었을까? 이러한 현 사태에 대한 면밀한 원인분석은 어디까지 이루어 졌으며 예방책과 개선점에 대하여 어떤 신실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인지, 또 얼마나 구체적으로 검토가 된 상황인지 자문해 볼 때이다.

 

산새가 울고 계곡물이 흐르고 녹음이 우거진 우면산의 푸른 숲, 앞으로 닥칠 어떤 재난에도 굳건히 그 아름다움을 지켜갈 우면산의 복구를 기대하듯이, 우리 치과계도 현상에 대한 대처가 아닌 원인에 대한 면밀한 파악과 대응을 통해 아름답게 복구가 되고 견고히 지켜지길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