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1.8℃
  • 맑음강릉 10.2℃
  • 흐림서울 2.5℃
  • 흐림대전 2.6℃
  • 구름조금대구 2.9℃
  • 구름많음울산 10.3℃
  • 구름많음광주 7.7℃
  • 구름많음부산 13.4℃
  • 흐림고창 10.1℃
  • 맑음제주 15.1℃
  • 흐림강화 1.1℃
  • 흐림보은 -1.0℃
  • 흐림금산 0.5℃
  • 흐림강진군 5.6℃
  • 맑음경주시 4.3℃
  • 구름많음거제 9.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그냥 쉬었고 계속 아무것도 안할 것임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75)

통계청은 지난 7월 기준 ‘그냥 쉼’ 청년(15~29세)이 44만3,000명이며, 이들 10명 중 7명은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그냥 쉼’은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에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자기의지로 쉬는 사람들이다. 2013~2017년에 20만명대였다가, 코로나 시절인 2020년엔 40만명대로 증가했다. 이후 2022년에는 36만명으로 줄었는데 다시 증가한 것이다. 쉬는 청년 44만명 중에 75.6%인 33만명은 전혀 구직의사가 없다고 한다. 이들을 필자는 ‘그냥쉼족’이라 부른다. 이들은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다르다.

 

히키코모리는 일본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에 등교 거부하던 청소년들이 40~50대가 되도록 문밖으로 나오지 않은 은둔형 외톨이들로 지금 60~70대가 되었다. 그 후에 캥거루족이 있었다. 캥거루족은 2000년대 취업이 어려워지자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지하던 자녀들이었다. 이미 그들도 40대를 넘었다. 이들은 자의적이 아니라 사회적인 환경 문제였기 때문에 요즘 생긴 ‘그냥쉼족’과는 다르다.

 

‘그냥쉼족’은 아르바이트를 해보았거나 한두 번은 취업을 해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은 힘들고 노는 것이 더 좋고 쉬어도 부모덕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다. 혹은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든든한 후원자인 헬리콥터맘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일하지 않을 의지가 있음을 당당하게 말한다. 부모로부터 월급에 준하는 용돈을 받고 친구를 만나고 즐겁게 지낸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 어찌 보면 가장 부러운 삶이다. 일하지 않고 놀고먹기만 할 수 있는 삶이란 모두가 원하는 것일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히키코모리는 회피성 성격장애였고 캥거루족은 치맛바람 엄마들에 모든 것을 맡기는 의존성 성격장애였다. 반면 ‘그냥쉼족’은 누림에 익숙한 평범한 사람이다. 히키코모리는 사람을 기피하는 경향을 지녔고, 캥거루족은 부모의존성이 높다면, ‘그냥쉼족’은 부모의존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부모가 자식을 부양하고 생활비를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누리지 못하면 자신들은 무능한 부모의 피해자라 생각한다. 자식을 낳았으면 그 정도는 기본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손 벌리는 것이 아니고, 당연한 권리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없고 일을 해야 할 이유도 사명감도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모를 가진 것도 자신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결코 일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SNS에 돌아다닌 괴담이 하나 있다.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은퇴한 부모가 언제쯤 돌아가시면 가장 적절한가를 묻는 설문에 ‘63세’라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다. 부모 돈은 자신의 미래 자산이기 때문에 많이 줄면 안 된다는 취지다. 필자는 이 설문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보았으나 괴담이라는 내용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괴담이 돌만큼 지금 젊은 세대 사고는 기존 세대들과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윤리나 도덕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집에서 밥상머리 교육도 받아본 적이 없다. 선진국에 태어난 선진국민이라고 생각하고 누리는 것에 익숙하다. 유아 땐 명품 유모차를 탔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명품 옷을 입고 자랐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스위스와 동등한 진짜 선진국이라 믿는다. 당연히 부모 것은 자신의 것이라 생각한다. 남 밑에서 기분 상하며 일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그런 교육과 환경에서 자랐으니 그들을 탓할 수도 없고 말한다고 바꿀 수도 없다. 다만 우려될 뿐이다.

 

자연계에서 동물은 경쟁해서 성취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수많은 시간을 통하여 인간 또한 자연법칙에 따라 심신(몸과 마음)을 유지하도록 프로그램되었다. 경쟁은 동기유발이 되고, 성취를 통해 행복을 느끼게 DNA화 되어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프로그래밍 된 자연계 법칙에 따라 심신에 문제가 발생한다. 성취를 통한 기쁨이 없으면 자극적인 향락에 빠지기 쉽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력해지거나 우울해진다. 자연계가 부여한 동물 속성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젊은 세대 모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스스로 당연하다고 해서 자연계의 당연한 것이 아님을 모르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