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라는 드라마가 대선을 앞둔 시기에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막을 내렸다. 결론적으로는 우연처럼 보이는 사회의 사건들이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는 메시지 말이다. 모든 것은 바둑에서 미리 선수를 두듯이 필요한 자의 전화 한통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관점에서 요즘 일어나는 의료계의 상황을 추리해보자. 포괄수가제 실시에 저항하는 의사들을 매스컴이 여론조사로 파렴치범으로 매도하려하자, 의사들은 저항을 접었다. 이런 시점에서 요즘 갑자기 의료드라마가 증가했다. 히포크라테스 같은 헌신적인 의료인을 부각시킨다. 마치 북한에서 김정일 초상화를 지키다가 산사태가 발생한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죽은 초등학생을 영웅화시키듯 말이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치과의사협회를 파렴치범으로 몰고 9시 뉴스를 내보냈다. 더불어 마치 불법네트워크 치과가 밥그릇싸움에서 이긴 듯한 이미지를 주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또다시 9시 뉴스에서 느닷없이 치과의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치과의사들 끼리 주고받은 환자에 대한 대화 내용을 가지고 치과의사의 자질을 평가하고 전체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우연일까? 추적자적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우연이 아니다. 의료인의 집단적 가치와 권의의 추락을 원하는 자나 집단의 소행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럼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공공의료의 비용을 최대한 낮추고자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료 진료일 것이다. 의료수가가 싸지는 것이 선이고 비싸지는 것이 악이다. 그러기에 불법네트워크의 만행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최대한 그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너무나 예쁜 짓을 스스로 해주니 말이다. 요즘은 한 집 건너 한 명씩의 의료인을 친인척으로 알고 지내는 시대이다. 의사들의 힘든 상황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들어온다. 아마도 많은 준비를 치밀하게 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의사들의 탈세 등을 강조하며 부정적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여론이 의사집단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는 단계까지 말이다. 그래서 포괄수가제의 강제적 시행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저항을 하려다가 여론의 향방을 보고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는 치과의사인가 보다. 치과의사 친목 사이트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를 9시 뉴스에서 느닷없이 공개하며 치과의사를 집단적 반윤리의 파렴치범으로 모는 이유가 우연이 아니라 2차 공격을 위한 전초적 전략에 의한 이미지 추락 공격이라는 느낌이 떠나지 않는 것은 추격자라는 드라마를 너무 열심히 본 탓일까? 왜 공정위의 부당함에 1인 시위를 하는 시점과 일치하는 것일까? 공정위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1인 시위에 대한 보복적 성격을 띤 악성 보도라는 느낌이 떠나지 않는 것은 추리소설을 너무 많이 본 탓일까?
직장에서 뒤돌아서서 상사의 욕을 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필수 요건이다. 그리고 아랫사람의 권리이기도하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환자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치과의사들끼리 나누는 데에 시비를 거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내가 머리가 나쁜 탓일까? 아니면 내가 허준과 같은 의사가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부가 전 의료인의 성직자화를 원하는 것일까? 필자가 알기로 그 사이트는 치과의사만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왜 민간인이 들어와 정보를 빼내 9시 뉴스에서 떠드는 것일까? 우리 집 안방에서 내가 벌거벗고 있는데 몰래 누군가 들어와서 사진을 찍고는 9시 뉴스에 옷도 입지 않고 사는 미개한 놈이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런데 이젠 정부관계기관에서 사이트 폐쇄 압력을 한다는 말도 들린다. 참 멍청한 일이다. 성매매특별법을 시행하고부터 아동성추행 사건이 급증한 것은 이미 전문가들이 예견한 일이다. 무식한 정부가 또 한심한 짓을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의료기술의 후진화가 예견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