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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조금 덜 화려하게 먹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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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자 작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지금으로부터 약 180년 전 프랑스 법관이며 미식가 장 앙템름 브리야사바랭이 했다는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현재의 식생활이 그 사람의 미래까지 바꾼다는 통찰을 담았다. 실제로 우리는 먹는 음식을 통해 체형과 건강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의 태도까지 예측 가능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먹는 음식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동시에 그것이 우리의 건강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먹었나요?

나는 음식 활동가 고은정 선생님께 음식을 배웠다. 밥하는 법부터 김치 담는 법과 장 담그는 법을 배운 뒤 내 식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실천가이며 동물권보호 활동가이며 비건인 배우 임세미 씨를 이웃 친구로 두며 채식이 주는 다양한 매력은 물론 환경의 이로움에 대해 더 깊게 알게 되었다.

 

이런 나의 음식에 대한 태도 변화는 10년째 꾸준히 올리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 ‘쌔비테이블(@_savvy_table)’에 그대로 기록되었다. 이 계정엔 현재 1만 개에 육박하는 음식 사진이 있다. 내가 다니는 음식점을 비롯하여 차려먹는 밥상까지 음식과 관련된 나의 10년간의 변화를 한눈에 보는 작은 식문화 역사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 초기에 올린 밥상 사진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영양은 물론 차림도 엉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을 배운 후 내 밥상은 확연하게 변했다. 매일 밥상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글을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다 급기야 <부부가 둘 다 잘 먹었습니다>라는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알고 보면 매우 만만한 게 한식이며 누구라도 우리처럼 단순하게 먹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

 

 

우리집에선 설탕과 화학조미료가 사라진 지 오래다. 간장, 된장, 소금과 질 좋은 들기름과 올리브 오일이면 별다른 조미료가 필요하지 않다. 건강한 제철 식재료로 가급적 간단하게 조리한 한식으로 하루 한 끼는 반드시 집밥을 먹으려 한다. 식재료는 동네 마트에서 사기도 하지만 유통 과정이 단순할수록 좋은 농수산물은 가급적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된 농부님들과 제철의 식재료를 직거래로 구매한다. 이 때 절대로 욕심을 내지 않는다. 제철 식재료는 그 당시 먹어야 가장 맛있다.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라도 냉장고나 냉동실에 오래 보관하면 처음의 맛이 아니다. 제철의 식재료를 그 계절에 먹을 만큼만 사서 먹으면 음식 쓰레기 배출도 자연스럽게 준다. 냉동실에 쌓아놓는 식재료가 적어지니 냉장고 사이즈도 줄일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행복한가?

제철음식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째, 신선하고 맛있다. 둘째, 영양소가 풍부하다. 셋째, 환경에 좋다. 그리고 경제적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계절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음식은 신기하게도 다르다. 날이 더워 찾았던 시원한 성질의 오이는 찬바람이 불면 묘하게 손이 가지 않는다. 대신 가을의 채소로 푹 끓인 된장국에 자연스럽게 숟가락이 간다. 그러니 올 가을엔 제철 식재료를 일부러라도 찾아서 먹어보자. 배, 사과, 감, 밤, 대추, 전복, 대하, 삼치, 꼬막 등 맛있는 것도 참 많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행복할까? 답은 간단하다. 자연이 주는 제철음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제철음식은 자연이 주는 선물로, 그 시기에 가장 신선하고 영양이 풍부하다. 이를 잘 활용하면 건강과 행복이 따라온다.

 

 

나는 어느 순간 아파트를 벗어나 개인주택에서 살고 싶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장독대’였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익어가는 장과 환기가 잘 되는 마당이 있는 주택의 장독대에서 햇볕을 제대로 받고 맛이 깊어지는 장은 비교할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개인주택으로 이사하고 해마다 친한 친구들을 불러 모아 김장을 같이 하고 장을 담갔다.

건강한 식생활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하며 관계까지 좋게 만든다. 제철음식으로 차린 건강한 한식 밥상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니 오늘 저녁, 제철음식으로 차린 건강한 한 끼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조금 특별한 가을 한 끼, 연근우엉버섯솥밥

가을은 역시 뿌리채소가 맛있는 계절이다.

 

내가 종종 해먹는 ‘연근우엉버섯 솥밥’을 제안한다. 말 그대로 우엉과 연근 그리고 버섯을 양껏 넣고 밥을 짓는 것이다. 다시마와 버섯으로 낸 물로 밥물을 잡았다. 밥의 감칠맛과 향이 좋아진다.

 

1. 연근은 납작하게, 우엉은 채 썰고 소금을 살짝 뿌리고 들기름으로 가볍게 볶는다.

 

2. 1)에 불린 쌀과 간장 2 작은술을 넣어 섞고 밥물을 붓는다. 솥밥을 할 땐 센 불로 시작하고 밥물이 끓어

물과 쌀의 높이가 같아지면 아주 약한 불로 유지한다. 나는 2인분의 밥을 지을 때 인덕션의 불세기 7로 시작해(불세기가 9까지 있음) 3으로 줄인 후 13분간 유지한다.

 

 

치과의사들은 인간의 수명 연장에 큰 역할을 해왔다. 예전에는 치과 질환으로 시작된 염증이 다른 병으로 번져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치과 기술의 발달로 이런 어이없는 죽음은 줄어들었다. 그러니 치과의사들이 앞서서 먹는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삶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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