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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판사님이 왜 그걸 판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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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85)

얼마 전 마약 투약 혐의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던 20대 여성이 판사에게 던진 말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녀는 선고 날에 판사에게 “마약이 왜 불법이죠? 판사님이 왜 그걸 판단해요?”라고 따졌다. 판사도 당황했겠지만 우리사회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다. 상식을 넘는 질문이었다. 그동안 교육이 무너진 사회에서 나타날 우려했던 일들이 이제 현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의무교육으로 모두가 고졸 이상 학력을 지니고 있어서 그녀도 고졸 이상 학력을 지녔을 것으로 보면, 그녀는 진정으로 마약의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이번 사건은 그녀를 교육시킨 우리사회 공교육이 실패하였다는 증거라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

 

법과 불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윤리와 도덕과는 조금 다르다. 도덕과 윤리는 개인적으로 비난을 감수하면 처벌할 수 없지만, 위법은 처벌 대상이고 반복되면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교육을 통하여 그녀에게 기본적인 준법을 가르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그녀의 질문은 개인적인 일탈의 문제로 보이기보다는 그녀와 같은 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비슷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적 심각성이 있다. 이제 상식의 파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무너지면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상식이 깨진다. 그녀가 불법을 판단하는 직업이 판사라는 것도 모를 정도로 무식했던 것인지, 아니면 알지만 자신이 부당한 처분을 받는다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그동안 공교육이 무너진 사회의 위험성을 꾸준히 걱정해왔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여 충격이 크다.

 

법과 불법의 경계를 모른다면, 도덕과 윤리는 말할 것도 없다. 도덕과 윤리는 법보다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위법이 무섭지 않은 사람에게 도덕과 윤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공교육이 무너진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사회는 우려했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 꾸중한다고 엄마를 살해하고 자신은 촉법소년이라고 말한 중2 학생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대법원에서 수업시간에 떼를 쓰는 초2 학생의 팔을 잡고 일으킨 선생님을 학대범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외박한 동거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6개월 된 자신의 딸을 살해한 20대가 항소심에서 7년형을 받았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의 근본 원인은 기본적인 교육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범인들이 자기 자신을 제외한 타인에 대한 고려나 배려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자기우선주의다. 공교육은 우선 공동체가 존립하기 위한 사회성을 위해 타인과 공존하는 방법과 사회적 의무를 가르치고, 그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르친다. 그런데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우선시 되었다. 타인은 고사하고 부모라도 지적을 하면, 자존심과 자유와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생각하고 방어를 넘어 심지어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공교육이 무너진 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만들어갈 우리사회에 대해 희망적인 생각보다는 우려와 걱정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 사실 위에서 언급된 범인들도 무너진 공교육의 피해자들이다.

 

필자가 중학생 때에는 촉법소년이란 단어를 몰랐다. 마약이란 최악의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았다.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에 토를 다는 일도 없었는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질문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우리사회의 공교육이 무너진 결과가 나타난 것을 이제 실감하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무너진 공교육을 방치함으로써 수백년 역사를 통하여 유교를 바탕으로 쌓여왔던 도덕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상식이 무너졌다. 우리사회가 다시 상식이 통용되는 정상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살아나고 최소한 수십년이 지나야 한다. 공교육이 살아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사회구성원인 개개인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안타깝지만 이제 쉽지 않은 길로 들어섰다. 더 늦기 전에 사회적 각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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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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