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2 (금)

  • 맑음동두천 -5.0℃
  • 맑음강릉 2.6℃
  • 맑음서울 -4.7℃
  • 맑음대전 -1.7℃
  • 맑음대구 -0.8℃
  • 맑음울산 0.2℃
  • 맑음광주 -0.7℃
  • 맑음부산 0.8℃
  • 구름많음고창 -2.7℃
  • 제주 2.7℃
  • 맑음강화 -5.3℃
  • 맑음보은 -3.7℃
  • 맑음금산 -2.4℃
  • 구름조금강진군 0.3℃
  • 맑음경주시 -0.9℃
  • 맑음거제 0.3℃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판사님이 왜 그걸 판단해요?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85)

얼마 전 마약 투약 혐의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던 20대 여성이 판사에게 던진 말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녀는 선고 날에 판사에게 “마약이 왜 불법이죠? 판사님이 왜 그걸 판단해요?”라고 따졌다. 판사도 당황했겠지만 우리사회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다. 상식을 넘는 질문이었다. 그동안 교육이 무너진 사회에서 나타날 우려했던 일들이 이제 현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의무교육으로 모두가 고졸 이상 학력을 지니고 있어서 그녀도 고졸 이상 학력을 지녔을 것으로 보면, 그녀는 진정으로 마약의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이번 사건은 그녀를 교육시킨 우리사회 공교육이 실패하였다는 증거라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

 

법과 불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윤리와 도덕과는 조금 다르다. 도덕과 윤리는 개인적으로 비난을 감수하면 처벌할 수 없지만, 위법은 처벌 대상이고 반복되면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교육을 통하여 그녀에게 기본적인 준법을 가르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그녀의 질문은 개인적인 일탈의 문제로 보이기보다는 그녀와 같은 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비슷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적 심각성이 있다. 이제 상식의 파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무너지면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상식이 깨진다. 그녀가 불법을 판단하는 직업이 판사라는 것도 모를 정도로 무식했던 것인지, 아니면 알지만 자신이 부당한 처분을 받는다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그동안 공교육이 무너진 사회의 위험성을 꾸준히 걱정해왔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여 충격이 크다.

 

법과 불법의 경계를 모른다면, 도덕과 윤리는 말할 것도 없다. 도덕과 윤리는 법보다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위법이 무섭지 않은 사람에게 도덕과 윤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공교육이 무너진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사회는 우려했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 꾸중한다고 엄마를 살해하고 자신은 촉법소년이라고 말한 중2 학생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대법원에서 수업시간에 떼를 쓰는 초2 학생의 팔을 잡고 일으킨 선생님을 학대범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외박한 동거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6개월 된 자신의 딸을 살해한 20대가 항소심에서 7년형을 받았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의 근본 원인은 기본적인 교육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범인들이 자기 자신을 제외한 타인에 대한 고려나 배려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자기우선주의다. 공교육은 우선 공동체가 존립하기 위한 사회성을 위해 타인과 공존하는 방법과 사회적 의무를 가르치고, 그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르친다. 그런데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우선시 되었다. 타인은 고사하고 부모라도 지적을 하면, 자존심과 자유와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생각하고 방어를 넘어 심지어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공교육이 무너진 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만들어갈 우리사회에 대해 희망적인 생각보다는 우려와 걱정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 사실 위에서 언급된 범인들도 무너진 공교육의 피해자들이다.

 

필자가 중학생 때에는 촉법소년이란 단어를 몰랐다. 마약이란 최악의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았다.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에 토를 다는 일도 없었는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질문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우리사회의 공교육이 무너진 결과가 나타난 것을 이제 실감하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무너진 공교육을 방치함으로써 수백년 역사를 통하여 유교를 바탕으로 쌓여왔던 도덕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상식이 무너졌다. 우리사회가 다시 상식이 통용되는 정상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살아나고 최소한 수십년이 지나야 한다. 공교육이 살아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사회구성원인 개개인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안타깝지만 이제 쉽지 않은 길로 들어섰다. 더 늦기 전에 사회적 각성이 절실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미친× 머리에 꽂은 꽃과 탈팡
요즘 ◯팡의 뉴스가 난리도 아니다. ◯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로켓배송이란 이름으로 주문 다음 날 빠르게 배송을 하며 동종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회사다. 그 회사에서 얼마 전 이용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었다. 그러나 회사는 후속 처치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급기야 국회청문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팡 청문회를 보다가 과거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가 연상되었다. 동문서답하는 것도, 불리한 것은 ‘모른다’로 일관하는 것도,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질문에는 묵비권으로 일관하는 것도 모두 유사한 풍경이었다. 단지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에서는 고개를 빳빳이 세운 장세동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이번 청문회에서는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일관한 외국인 변호사 바지사장이 대조적으로 오버랩되었다. 게다가 증인으로 참석한 가장 연차가 높은 부사장은 취직한 지 1년이 안 되었고, 부사장이 몇 명인지도 모른다고 답변하였다. 청문회를 보는 내내 무슨 마약 범죄조직의 점조직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팡 사용자는 늘었

재테크

더보기

S&P500 자산배분, 2025년을 마감하며 산타랠리보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2025년 연말을 앞두고 미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연말 특유의 계절적 강세, 이른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편, 경기 둔화 가능성과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을 근거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산배분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랠리의 성사 여부를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 현재 시장이 기준금리 사이클상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구조를 점검하는 일이 보다 본질적인 과제가 된다. 자산배분 투자는 특정 자산의 단기성과를 맞히는 데 목적을 둔 전략이 아니다. 금리와 유동성, 경기 국면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자산과 불리해지는 자산을 구분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장기적인 위험 대비 수익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준금리는 자산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동일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금리 사이클상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시장의 해석과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에서 금리 인하 국면에 해당하는 오른편 구간을 A-B-C-D로 나누어 살펴보면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