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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그대 젊고 뜨거운 피를 원하는가 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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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논설위원

2024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연말 시즌이다. 협회, 지부, 동문회, 학회를 막론하고 올해 임기가 끝나는 치과 단체들은 차기 회장단이 집행부를 꾸리느라 분주한 시즌이다. 우수한 인재들로 집행부를 꾸리고 싶은 입장은 매년 다르지 않겠지만, 최근 제일 큰 고민은 바로 30대 ‘젊은 피’가 너무 귀하다는 사실이다.

 

당장은 일을 배우는 수준에 머물고 뭐 하나 믿고 맡기기 어려울지라도, 모임의 향후 미래를 고려한다면 ‘젊은 피’는 정말 너무나도 귀중한 인재다. 시간은 젊은이들의 편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들이 결국 그 단체의 미래가 될 것이고, 그들 안에서 회장부터 말단 이사까지 집행부가 꾸려지게 될 터이다. 글자 그대로 그들이 미래다.

 

40대 초반인 필자가 여러 단체에 직간접적으로 속하면서 느낀 점은, 40대 초반까지는 그래도 어느 단체든 몇 명씩은 있는데, 30대부터는 정말 너무 희귀하다는 점이다. 이건 협회든, 지부든, 동문회든, 기타 치과의사들의 단체든 대부분 공통적인 상황이다. 무언가 활동을 하는 30대의 존재를 찾는 것부터 너무나도 어렵다. 왜 이런 것일까.

 

이럴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그릇된 ‘MZ 세대’에 대한 선입견일 게다. 그들은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사명감에 무책임하지도 않고, YOLO족처럼 오늘만 살고 있지도 않으며, 권리만 찾고 있지도 않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필자는 수련 당시 HIV환자를 격리치료실에서 봤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떠들어댔다. 가만히 듣던 후배들이 요즘은 HIV가 많아서 다들 본다고, 많이 본다고 했다. 한 후배 교수는 본인은 아이 계획이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데서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러면 대체 왜 30대들은 모임에 참여하지 않고 냉담한 것일까? 이 의문을 최근 동문회 행사를 준비하며 동문회 역대 회장단 역사를 정리하다 깨달았다. 필자가 졸업한 연세치대 동문회의 경우 초대 회장은 졸업과 동시에 동문회장이 되었다. 그 뒤로도 한동안은 졸업하고 금방 동문회장을 할 수 있었다. 상식적으로 연세치대만 그럴 리가 없다. 모든 학교는 1기가 졸업과 동시에 동문회장을 맡았을 것이다. 위가 없으니 당연하다.

 

당시 그들에게는 젊음이 있고, 패기가 있고, 불만과 의욕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당시에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었을 터이다. 지금은 어떨까. 상상이 어렵지 않다. 어느 모임을 나가든 간에, 위로 30년, 40년 선배님들이 잔뜩 포진해있다. 모임에 나가면 신입이라고 웃는 얼굴로 환영은 해주는데, 정신이 없어서 이름을 다 외우기조차 힘들다. 최소 반년은 지나야 얼굴도 익히고 분위기를 익힐까 말까 싶은데, 그 와중에 뭔가 부담스러운 일까지 맡게 되면 후회가 막급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뒤풀이에서 자리라도 한 번 잘못 앉게 되면, 부모님보다도 나이가 많은 분들이 앉은 테이블에서 땀만 뻘뻘 흘리다가 혼이 나간 상태로 집에 가게 된다.

 

수십 명이 자리 잡고 그들끼리 이미 친한 사람들의 집단에 나 혼자 신입으로 들어가는 상황은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어렵고, 버겁고, 힘든 상황이다. 이걸 기성 단체들은 그 귀한 ‘젊은 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지금은 각 단체에서 원로, 고문, 감사, 회장의 직함을 달고 있을 그들에 대한 리스펙트와는 별개로, 그들이 젊었을 때에는 그들은 항상 선구자였고, 정작 그들은 그런 불편한 경험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그 귀한 ‘젊은 피’에 강요되는 그런 것들에 무신경한 건지?

 

젊음은 항상 뜨겁다. 지금 그들의 젊음도 뜨거운데, 식어버린 우리들이 치과계를 위하여 그들을 주축으로 터빈을 돌려야 할 마당에, 참여를 유도할 방법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그동안 수십 년 일하고 고생한 분들에 대한 리스펙트는 당연한 것이고, 단체가 돌아가려면 최소한 필요한 것들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낀 세대인 내 밑으로 ‘젊은 피’가 너무 없다는 막막함에 넋두리를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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