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4 (목)

  • 구름많음동두천 -2.6℃
  • 구름조금강릉 2.1℃
  • 구름많음서울 0.6℃
  • 대전 1.1℃
  • 맑음대구 -0.8℃
  • 맑음울산 0.2℃
  • 흐림광주 3.9℃
  • 맑음부산 3.3℃
  • 흐림고창 2.7℃
  • 구름많음제주 8.9℃
  • 맑음강화 0.7℃
  • 구름많음보은 -2.6℃
  • 구름많음금산 0.8℃
  • 흐림강진군 3.4℃
  • 맑음경주시 -2.2℃
  • 맑음거제 3.2℃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사회학과 장례식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88)

얼마 전 대구대학교 캠퍼스에서 사회학과 장례식을 치르는 퍼포먼스가 있었다. 학교 측에서 사회학과를 한계학과로 정하고 2025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열렸다. 이미 전국의 대학교에서 일명 ‘문사철’이라 불리는 어문학과·역사학과·철학과는 사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경북대 불어교육, 한국외국어대 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말레이·인도네시아학과와 글로벌자유전공학부(자연), 명지대 철학과·수학과·물리학과·바둑학과가 폐지됐다. 지난해에만 전국 대학에서 1,118개 학과가 없어졌다. 특히 독문과와 불문과가 없어진 학교가 적지 않다. 반면 취업중심학과인 사회복지, 경찰행정, 보건재활, 웹툰전공, 게임학과, 스포츠헬스케어학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30년 전에는 4년제 종합대학과 2년제 전문대학으로 나누어져서 4년제에서는 학문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전문대학에서는 기술위주 학과로 구성했었다. 그러다가 학력 인플레이션 시대가 되면서 90년대 말에 전문대학이 대학으로 바뀌었고, 2010년대에 약대가 6년제로 바뀌는 시점에 대학·대학교를 자유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었다. 이때 치위생과도 2년제에서 3년이나 4년제로 바뀌었다. 그렇게 생긴 학력 인플레이션 시대가 지나고 이제 다시 전문대학 시절과 유사한 취업중심학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근래에 지방에는 많은 대학이 학생을 모집하지 못하고 폐과하거나 폐교하고 있다. 이 현상 또한 이미 20여 년 전 지방에 대학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길 때 예견된 일이었다. 물론 시대에 따라 인기 있는 학과는 늘 변해왔다. 80년대 초반에는 공과대학에서 원자력공학이 최고였다. 90년대는 전자공학과 한의대가 인기학과였고, 2000년대는 정보공학이었다. 2010년대는 의대·치대·약대·수의대가 인기가 있었고, 2020년대는 모든 것을 제치고 의대다. 이런 와중에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고사되고 있는 현실이다.

 

얼마 전 수도권에 위치한 약학대학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학원생과 연구생이 모두 외국인 유학생인 것을 보고 놀랐다. 자연과학과 기초과학 분야는 그나마 유학생으로 유지되고 명맥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인문학과에서는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도 어렵거니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구대에서 사회학과가 폐과 수순을 밟는 것이 안타깝지만 피치 못할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인기학과에 인문학이 밀리는 현상이 지속되다보면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밸런스가 깨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학교에서 인문학 내용은 배제되었는데 학과마저 사라지면서 기초인문학의 인프라가 소멸되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일제강점기 이후 초창기 인문학은 일본에서 들어왔고, 70년대 이후에는 미국에서 들어왔다. 그 이후에 많은 다양성을 지녔다. 90년대부터 배고픈 학문이라는 오명을 들으면서도 명맥은 유지했는데, 이제는 배고픈 학과를 넘어 폐과에 이르렀다. 비록 돈이 되지 않더라도 대학교에서 학문적인 명맥을 이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대학들이 미국대학처럼 기부금을 많이 받거나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충족하게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니 결국 학생이 적은 학과는 폐과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학교들도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폐과로 인한 문제는 학생보다 연구하는 교수들이 갈 곳을 잃음으로써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의 기초학문들이 회복 불능 정도로 인프라가 소멸되는 것이다. 명지대에서 철학과·수학과·물리학과를 폐과시킨 것은 충격적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의·치학에서 해부학을 없앤 것과도 같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은 미국에서 유학생에게 5년간 비자 연장을 해줄 정도로 핵심역량강화 학문이다.

 

이 폐과 소식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학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기초학문이 흔들리면 그것을 기반으로 출발하는 응용학문들이 한계에 부딪치는 것은 당연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더이상 발전할 수 없게 된다. 백년지대계인 학문이 고작 삼년지대계로 하락하는 사태가 위험스럽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리 전통사상에는 악마가 없다
악마의 개념은 종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선 인도 힌두교는 이원론적인 악으로 선의 신과 대등하게 전쟁을 하는 존재다. 반면 기독교는 하느님의 최고 천사가 반역하며 타락하여 사탄이 되었다. 불교는 신도 악마도 모두 중생으로 연기법의 지배를 받는 존재다. 도교는 신도 관료체계가 있어서 가장 높은 옥황상제 밑에 신하 신들이 있고 최하위에 인간 범죄자 같은 하급 저질 영혼인 귀(鬼)와 마(魔)가 있다. 유교는 철저하게 인간 중심개념으로 절대 신도 악마도 없다. 인의예지 안에 있으면 선이고, 벗어나면 악이라기보다는 불선의 개념이다. 악마의 등장은 사후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권선징악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 현실에서는 악당이 더 잘사는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사후세계에서 확실하게 징벌하는 개념을 종교가 도입하였다. 우리 전통사상에는 절대 악마가 없었다. 일본 요괴와 서양 드래곤은 이유 없이 사람을 해치는 악의 존재다. 우리 전통사상의 도깨비는 장난기는 있으나 권선징악의 존재다. 원래 우리 전통사상에는 선악 개념이 없었다. 인간은 선량하고 행복한 저승 사람이 이승으로 놀러 왔기 때문에 원래 선한 것이다. 원한이 있으면 푸는 것이고, 악한 것은

재테크

더보기

금리 사이클이 알려주는 저가매수·고가매도 전략

자산시장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나침반은 결국 금리 사이클이다. 금리, 인플레이션, 경기순환, 투자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일정한 패턴과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추세적으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배분 투자자는 단기 뉴스나 매크로 변수의 소음에 흔들리기보다, 금리 사이클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현재 시장이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지난 2023년 초부터 미국 주식과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은 모두 강한 상승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는지, 혹은 아직 확장될 여지가 있는지는 결국 현재가 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특히 금리 고점(A), 첫 번째 금리 인하(B), 경제위기 국면(C), 금리 저점(D)으로 이어지는 큰 구조 속에서 보면, 장기적 관점에서 어느 시점에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어느 시점에 저가매수를 해야 하는지를 보다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는 금리 사이클에서 말하는 경제위기(C) 국면의 대표적 사례였다. 당시 글로벌 경제는 블랙스완급 이벤트인 팬데믹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