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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원장인지, 원무과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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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가 늦게 물러가다 보니 올해가 가는 것을 잊고 있다가 117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정말 12월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올해가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추위만이 아니라 보건소를 비롯한 여러 행정기관에서 친절하게 안내(?)받고 있는, 제출을 독촉하는 여러 가지 행정업무가 몰리는 것으로도 올해의 마지막 달임을 실감하게 된다.

 

개원의 입장에서 치과를 운영하다 보면 일정 부분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매월 수입, 지출과 전쟁을 치르면서 그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하는 스트레스는 너무도 크다. 수입에는 건강보험 관리와 청구, 비급여에 대한 기장 등에 매일매일 성적표를 받아보는 것 같이 신경이 쓰인다. 거기에 최신의 치료술기, 재료, 기구 등 트렌드에 대해서 파악하고, 공부하며 구입해야 하는 것에 부지런까지 떨어야 한다. 진료와 관련되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환자를 위하는 것이니 치과의사들은 잘 참아내고 이해를 하면서 임상실력을 늘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출에서는 돈이 나가서 아까운 것이 아니라 하나라도 착오가 없게 해야 하는 문제라 몇 번의 확인을 하면서 직원들의 월급, 상여금, 각종 수당, 4대보험, 퇴직금 같은 인건비를 관리해야 하고, 부가가치세, 소득세, 주민세 등의 세금납부도 관리해야 한다. 경영자 입장에서 소모품, 의료기기, 리스관리, 감가상각관리, 임대료, 관리비, 마케팅 비용 등을 결정하고 집행해야 한다. 이런 부분도 일정 부분은 세무사나 노무사에게 아웃소싱을 하면서 업무를 분담할 수 있다.

 

그런데 행정에서 개원가에게 과도하게 규제를 하거나 부담을 주는 잡무들이 자꾸 누적되면서 개원의를 괴롭게 만드는 문제는 한숨만 나오게 만드는 일이다. 정부는 사회적인 시끄러운 이슈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각종 규제 정책을 양산하면서 그 업무를 개원의들에게 떠넘기게 되고 이로 인해 개원의들이 감당해야 하는 기회비용과 피로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풀어주어야 하는 규제에 대해서는 행정이 도와주지 않으면서 행정에서 져야 하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법으로 강제하는 문구를 만들고, 규정을 생성해서 치과 진료에 집중하기 보다는 환자마다 일일이 설명하고, 그 업무를 치과에서 대신해야 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추가적으로 뭘 조사하고, 파악하고, 교육하고, 대책을 수립하고, 계획을 세우고, 각 행정기관마다 언제까지 보고하라고 요청하는 이슈들은 계속 누적되어서 매일매일 그 마감일을 달력에 기입해 놓고 처리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행정이라는 것이 국가 목적 또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면 공익목적이므로 국민은 협조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 현재 개원의에게 부과되는 행정업무라는 것들이 공익목적이라 주장은 하고 있으나 실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지 검증이나 실증적 결과를 통해 평가해서 명목상이거나 책임회피용 행정업무는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예를 들어 2024년에 시행된 신분증 확인을 통해서 건강보험 재정이 실제로 절약이 되었는지, 모든 병원에서 모든 환자에게 신분증 확인에 들어가는 기회비용에 비해서 실익이 있는지 등에 대해 검증을 해 보고, 문제가 있다면 없애야 하는데 일단 하달(?)된 업무는 엉망진창으로 자가분열만 하며 자꾸 늘어나 누적만 되고 있지 한 개라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2022년 치협에서 과도한 개원가 행정업무 규제를 위해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는데 쉽지 않았는지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를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 이런 푸념을 하면서 오늘도 마감일을 지키려고 행정잡무를 하고 있는 내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인지 잡무에 치어 사는지 헷갈리는 것에 대해서 대부분 개원의들은 공감할 것이다. 나는 치과원장이지 원무과장으로 출근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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