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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어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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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97)

주희(朱熹)가 편찬한 옛 교과서 소학(小學)을 해석한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소학집주(小學集註)’에 ‘백성은 세 사람을 근본으로 태어났으니 그들 섬기기를 한결같이 해야 한다’고 하였다. ‘아버지께서 낳아 주시고 스승께서 가르쳐 주시며 임금께서 먹여 주신다. 아버지가 아니면 태어날 수 없고, 먹지 않으면 자라지 못하며 가르침이 아니면 알지 못하니 삶에서는 동류(同類)인 것이다. 그러므로 ‘목숨을 바쳐 한결같이 그들을 섬겨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고사성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유래되었다.

 

요즘 개념으로 재해석해보면, ‘부모가 낳아 주시고 학교에서 배우고 국가가 복지를 책임진다’이다. 왕정시대와 무관하게 이 문장이 지닌 윤리적 개념은 사회 근간이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모두 무너진 사회가 되었다.

 

얼마 전 아버지가 2살 된 아이를 방치하여 굶겨 죽였다. 아버지가 자식을 먹이는 것을 방관하였다. 요즘 깨진 정치판에는 국민과 국가는 없다. 어제는 초1 학생이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살해당하였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런 사회가 된 현실을 사는 나이든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제 우리 사회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단어가 완전히 사라진 사회가 되었다. 금수(禽獸)만도 못한 사회가 되었다. 금수(禽獸)는 날짐승과 길짐승으로 모든 동물을 지칭하기 때문에 동물만도 못하다는 의미다. 동물은 최소한 본능적으로 새끼를 보호한다. 그조차 하지 않으면 짐승만도 못하게 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윤리와 도덕이 바닥에 추락했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진 금수만도 못한 사회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동으로 그 책임을 지게 된다. 언젠가 다시 윤리와 도덕이 모든 것에 우선되어야 한다는 공동의 의견이 수렴되어야만 바뀔 수 있다. 절대적 필요성을 개인과 사회와 국가가 모두 인식해야만 바뀌게 된다. 교육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뉴스와 기사에서 초1 학생은 일면식도 없는 40대 여교사에게 살해당했다. 여교사는 우울증으로 휴직을 하고 복직한 상태라고 하였다.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과 살인의 연관성이 적다고 하였고, 한 심리학자는 우울증과 무관한 범죄자일 뿐이라고 하였다.

 

심리학에서 우울증과 폭력성의 연관성은 미약하게 본다. 폭력성을 보인 것은 흔히 분노조절장애라 명칭 되는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의 일종인 ‘간헐적 폭발 장애’가 많다. 기분조절부전장애도 있으나 이는 주로 청소년에서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 외에 반사회적 성격장애나 조절되지 않는 조현병도 있다. 범인이 이전에도 짜증과 폭력성을 자주 보인 점을 감안한다면, 우울증으로 포장된 간헐적 폭발 장애나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의심된다. 범인이 심리전문가 상담을 받지 않고 의사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을 접촉하여 사건이 발생한 것은 우리 사회가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이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진 금수의 사회에서 가장 큰 후유증은 개개인이 정신적인 안정감을 상실하는 데 있다. 가족공동체가 와해되면서 공동체가 주는 안도감이 붕괴되었고, 고립과 고독에 직면하면서 불안과 우울이 일상화되었다. 이때 사회시스템이 개인적 불안과 우울을 도와주도록 작동되어야 한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고도의 개인사회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선진국적인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이 부재하다. 사회적인 심리상담 시스템과 정신과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건만, ‘정신’과 관련된 모든 것은 개인의 문제로 되어 있다. 정신과 마음을 구분하지 못해 생긴 문제다. 정신을 마음으로 착각하여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음은 개인적인 반면 정신은 시스템적인 것으로 교육과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받는다. 개인적 마음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정신은 시스템적인 문제기 때문에 개인적 해결이 어려워서 반드시 전문가(심리상담사·정신과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제 사회정신건강 시스템이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끝으로 고인의 명복과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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