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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맹모(孟母)와 마음이 아픈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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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711)

기원전 1세기 전, 전한시절의 학자 유향(劉向)이 지은 열녀전(列女傳) 모의전(母儀傳)편에 맹자 어머니에 대한 글이 그 유명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다. 맹자 어머니가 아들 교육을 위해 3번 이사했다는 내용이다. 이 문구가 부모 교육열에 무한한 면죄부를 주는 듯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맹모가 처음 산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다. 아들은 친구들과 장례놀이를 하며 놀았다. 이에 어머니는 시장통으로 이사했다. 아이는 장사하는 놀이를 하며 놀았다. 어머니는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했고 아이는 글 읽는 놀이를 하며 위대한 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맹자어머니의 현명함을 칭찬한 글이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맹모가 한 것은 환경을 바꿔준 것뿐이다. 맹자 관점이 아니라 어머니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처음에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다는 것은 가난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그때는 어머니가 조그만 땅에서 경작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으로 시장으로 이사를 간 것은 집을 줄이고 무엇인가를 팔 수 있는 곳을 선택했을 것이다. 다음에 서당 근처로 이사했을 때는 품팔이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어머니는 아들의 환경을 바꿔 줄 수는 있었으나 간섭을 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고 유추된다.

 

만약 맹자가 아닌 아이였다면 공동묘지놀이와 시장놀이에 익숙한 아이가 어수룩한 서당아이들에게 돈을 갈취하는 불량배가 되었을 수도 있다. 반대로 맹모가 이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맹자가 위대한 학자가 되지 않았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맹자 정도라면 결국 위대한 학자가 되든지 거부가 되든지 역사에 남을 누군가는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자질과 자질에 맞는 부모의 개입 정도다.

 

최근 국회에 보고된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2024년(1~11월)에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관련 질환으로 병·의원을 찾은 18세 미만 아동 환자는 27만625명이었다. 이는 4년 전 2020년(13만3,235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정신과 내원 아동 환자는 2020년 이후로 2021년(17만2,441명), 2022년(21만2,451명), 2023년(24만4,884명)으로 매년 증가(연평균 19.4%)하였다. 특히 7~12세(초등학생)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7~12세 남아 환자는 2020년 3만3,800명에서 2024년 7만6,159명으로 2.3배로 늘었고, 여아 환자는 1만2,260명에서 2만9,165명으로 2.4배 증가했다. 0~6세(미취학)에서는 남아 환자는 1만2,707명에서 1만9,505명으로, 여아는 5,231명에서 7,763명으로 1.5배 늘어났다. 13~18세(중고생) 남자 환자는 3만5193명에서 6만6459명으로, 여자는 3만4,044명에서 7만1,574명으로 약 2배씩 증가했다. 아동 환자가 가장 많은 진단명은 ‘우울에피소드’, ‘운동 과다장애’, ‘불안장애’, ‘기분장애’ 등이었다.

 

이 자료를 검토해보면 최근 4년 사이에 아동에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4년 전에 비해 2배 증가한 것은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서 엄마로부터 많은 간섭을 받은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엄마의 간섭 또한 증가했다. 간섭을 넘어 행동에 대한 지배까지 이르면 아동의 심리회복탄력성이 무너지면서 견디지 못한 아이들이 질환 증세로 나타났다고 유추된다.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노출되지 않은 환자 수다. 정신과 특성상 내원율이 10% 정도이니 아마도 노출되지 않은 아동들은 더 많을 것이다. 의료기관에 내원한 27만명을 감안하면 어림잡아도 100만~200만명까지도 유추해볼 수 있다. 2023년 18세 미만 인구가 707만명이었으니 10명 중 한두 명은 치료가 요구되는 상태라 생각된다. 부모와 자식관계에서 부모가 자식을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여 감정을 이입시키면 간섭을 넘어 소유와 지배의 형태가 된다.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 전에 아이들을 먼저 희생시키는 일 또한 같은 맥락이다.

 

맹모삼천지교는 좋은 땅에 씨앗을 심어주란 의미다. 어떤 싹이 나오는 가는 씨앗에 달렸다. 부모가 씨앗의 성품조차 바꿀 수는 없다. 씨앗의 성품을 바꾸려다가 싹조차 트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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