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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가장 슬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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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719)

경북 안동은 조선시대 학교 교육의 모체인 서원을 처음 시작한 퇴계 이황의 고향으로 조선 교육의 본거지였고 지금도 전통 유학의 정신적인 장소다. 안동은 앞으로도 한국 교육의 본산지로 유학의 정신적 지주의 장소일 것이다. 그런 안동에서 최근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고가 있었다. 엄마와 기간제 교사가 직원과 함께 수년에 걸쳐 시험지를 빼돌린 사건이다. 학생은 그 시험지로 지속적으로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아빠는 지역 의사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이었다. 안타깝게도 학생도 시험 전에 엄마로부터 받는 문제지가 유출된 시험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문기사에는 아빠가 범행에 가담했는지는 나오지 않아서 알 수 없다. 다만 유출시험지 없이 시험을 치른 딸은 수학 40점으로, 전교 1등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시험지 유출 사건은 꾸준히 있어 왔다. 가장 큰 사건은 2018년 서울의 S여고 교무과장인 아빠가 쌍둥이 딸에게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으로 아빠는 3년 실형을 받았고 딸들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이 사건에서 아빠와 딸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던 것이 특징이었다. 조선의 대표적 유학자 이황은 알아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 실천이 두 개의 바퀴라고 강조했다. 알기만 하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공부가 아니라고 했다. 장인들이 숙달된 행위를 통해 물건을 생산해 내듯이 배움도 실천적 행동을 보일 때 완성된다고 교육했다. 잘못된 행동은 잘못된 생각에서 나온다. 시험지를 유출하는 부모는 범죄조차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잘못된 인식을 하였다. 결국 엄마의 잘못된 인식이 자식의 미래를 망쳤다.

 

시험지 유출을 하는 아빠나 엄마나 자신의 자식이 미래에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 그 사실을 알고 문제를 푸는 순간부터 결과와 상관없이 불행은 시작된다.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삶을 정상적이고 정의롭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이른 나이에 상실하게 된다. 스스로는 죄의식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게 된다. S여고 쌍둥이 딸들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다가 결국 재판부로부터 선처조차 받지 못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식들이다. 사전에 같이 공모를 했다면 당장은 피의자이지만, 긴 인생을 놓고 보면 피해자다. 인정하든 안하든 범죄행위를 했다는 비난을 평생 안고 스스로 공인 사회와 격리되어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잘못을 인정하면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후회로 살 것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사회를 용서하지 못하고 평생 억울함과 분노에 살게 될 것이다.

 

시험지를 유출시키는 부모 생각은 아마도 선민의식을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 죄책감을 지니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으로 선민의식을 지니면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하여 자신은 특수한 사람이기 때문에 도덕성을 뛰어넘게 된다. 즉 내 자녀는 보통 사람들과 달라서 시험문제를 미리 볼 수 있는 특권을 지니며, 시험지 유출도 불법이 아니라 능력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약간 죄의식이 있었을 것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합리화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거기에 자신들이 그리할 수밖에 없는 교육 현실을 탓하며 끊임없는 책임회피를 통한 자기합리화를 하고, 차후에 성공하여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부모와 자식 간에 전혀 도덕적인 죄의식을 지니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는 정규분포를 따른다. 아주 좋은 사람이 있는 만큼 아주 나쁜 사람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때로는 좋기도 하고 때로는 나쁘기도 하면서 법의 테두리에서 사는 서민들이다. 시험지 유출을 하는 자들은 정규분포의 극단에 있는 자들이니 그들이 사회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건이 안타까운 것은 불법적 행동보다는 정직이란 사회적 가치가 그것을 가르쳐 주어야 할 부모라는 교육의 주최로부터 부정되어 자식에게 전달된 사실이다.

 

정직이 주는 사회·심리적 안정감과 자부심을 부모가 모르기 때문에 자식에게 가르쳐 주지 못했다. 아마도 그 부모 역시 정직의 가치를 교육받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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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시 교사 흉기 피습사건’의 시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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