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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법원의 대한치과의사협회 당선무효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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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논설위원

2025년 6월 12일,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지난 23년 치러진 제33대 치협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박태근 외 3인에 대한 당선무효를 선고하였다.

 

60여 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치협 규정을 위반한 수차례의 문자메시지 발송과 신문광고를 게재한 행위, 치과계 전문지 기자와 공모해 2만여 회원 정보를 무단 이용, 수차례에 걸쳐 선거운동 이메일을 발송한 행위, 선거일 직전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선거일에 임박해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될 것이라는 등의 허위 사실을 SNS에 게재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한 행위 외에 당시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회장인 “원고 김민겸의 낙선을 도모할 목적으로 원고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서울지부에 대한 감사위원회 감사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이와 관련한 행위가 선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며 당선무효를 선고하였다.

 

이 중 2만여명의 회원 정보를 무단 이용하여 이메일을 보낸 행위는 서울서부지검의 치협 압수수색 후에 담당 이사 등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서울지부에 대한 선거 직전 감사위원회 감사를 주도한 치협 부회장 또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기소돼 모두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판결을 접한 당일,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대자보를 치협 정문에 붙이고 싶을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치협은 여러 법적 지위를 떠나 사회지도층이라 자부하는 치과의사들의 대표단체다. 그간 치협은 개성이 강한 수많은 치과의사들을 포용하여 하나되게 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존경받는 협회장들이 이끌어왔다. 서로간의 생각과 입장은 다르지만 ‘치과의사 대표단체’라는 하나의 큰 대의 아래 하나였다. 그렇기에 의아하다.

 

왜 다른 치과의사들을 속이고, 현행법을 어기면서까지 당선되어야 했던 것일까? 아무리 선거라고 해도 치과의사로서의 윤리와 도덕을 저버리고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하는 법을 어기며, 그에 따른 형벌의 위험 또한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선거운동을 했을까?

 

문제는 판결 이후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그에 따른 현직 임원들의 기소, 그리고 법원의 당선무효 판결 이후 치협 명의의 공식적인 윤리적, 도의적 대회원 사과문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설령 법적으로 다툴 쟁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일련의 여러 사태 중 적어도 한 개 이상에 대해 우려하는 회원들에게 일련의 사태에 대한 공식적 사과문 정도는 게시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도리어 협회비를 집행하는 입장에서 당선무효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단순히 피고가 대한치과의사협회라는 이유로 본인들의 당선 여부가 달린 항소를 결정하고, 이사회에 사후추인을 받은 행위는 도의적, 윤리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잔여 임기가 단 하루 남았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야 윤리, 도덕적 지위인 대한치과의사협회장으로서의 가치와 위상이 바로 세워질 것이다. 과거의 다른 협회장들은 회원의 이익을 위해 싸워왔지, 본인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싸우질 않았다. 같은 집행부 임원의 잘못은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표자이자 가장 어른인 협회장이 책임을 져왔던 치협 전통의 흔적 또한 보이질 않는 듯하다. 착잡할 따름이다.

 

우리 회원들도 복잡한 듯 보이는 이번 사태에 대해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히 살펴봤으면 한다. 그래서 회원을 중심으로 잘못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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