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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임플란트와 자장면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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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722)

지인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남편이 강남 치과에 갔는데 임플란트가 30만원이고 4개를 해야 한다고 하고, 집 앞 치과에서는 90만원인데 한 개를 하면 된다고 하고, 또 다른 치과에서는 130만원이라는데, 어떻게 판단하고 어느 치과에 가야 하냐는 질문이었다. 전화를 걸어 직접 통화해보니 남편이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는데 치료비의 30%를 회사가 지불해주기 때문에 4개를 치료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에 필자는 우선 임플란트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장면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자장면의 평균가격이 요즘 8,000원이다. 호텔 중식당에서는 1만5,000원 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어느 중식당의 자장면이 2,500원이다. 당신은 얼마짜리 자장면을 먹을 것인가? 혹시 2,500원짜리 자장면을 먹으면서 뭔가 찝찝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남편에게 얼마짜리 자장면을 선택해 드실지를 물으면 임플란트의 선택도 비슷할 것이라고 답변해주었다.

 

2,500원짜리 자장면의 양이 너무 적으면 추가로 두세 그릇을 먹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비용이 7,500원이 되거나 4그릇(1만원)의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또 중국의 어떤 식당처럼 자장면은 2,500원인데 단무지 가격이 2,500원이고 젓가락 빌리는 가격이 1,500원이고 물값이 1,500원일 수도 있다. 거기에 종업원 서비스 비용이 추가로 붙으면 8,000원보다 더 비싸질 수도 있다. 혹은 상냥한 종업원이 짬뽕도 같이 먹으면 맛있다고 속삭여서 주문하면 충동구매로 원래 가격을 훨씬 넘을 수도 있다. 이런 싸구려 상술이 판치는 것뿐이니 그냥 임플란트를 자장면으로 바꿔 생각하면 간단하다고 조언하는 것으로 마무리했고 지인은 일단 이해한 반응이었다.

통화를 끝내고 나니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어쩌다 우리 치과계가 이 지경이 되었나.

 

지난주 치과신문 인기기사 코너의 1위가 ‘치과견적을 비교해준다고? 개원가 경악’이다. 가까운 치과에 가서 사진이랑 파노라마랑 모든 자료를 받은 뒤에 메일로 보내주면 가격을 비교해 주는 사이트가 있고 이를 이용하고 후기를 올리는 환자들이 있다는 기사다. 기사를 읽고는 이젠 갈 데까지 다 갔다는 느낌에 그저 담담했다. 왜 사람들은 이런 비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할까. 그들은 임플란트를 전자제품처럼 기본 수명이 있듯이 무조건 10년은 유지된다는 단순한 믿음이 기본에 깔려있는 것은 아닐까. 지인과의 대화에서 “임플란트 수명은 10년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짧으면 4년에서 길면 30년도 가는데 우선 치조골의 상태와 환자의 관리유지 능력과 시술자의 경험 등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는 답변을 주었다. 임플란트의 수명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설명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설명을 하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들은 수천만 원짜리 명품 가방과 목걸이와 시계를 자랑하고 수억짜리 자동차 갖기를 동경하면서 정작 자신의 치아를 대용할 임플란트를 하는 데는 싼 것을 찾아서 헤매는 것일까. 왜 환자들은 명품 가방을 자랑하듯이 비싼 자동차를 자랑하듯이 “나 오늘 500만원짜리 임플란트 했어”라고 자랑하지 못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한국의 치과의사들은 이태리 명품구두를 만드는 장인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었을까. 우리도 평생을 치과 일에 종사하고 최선을 다해 좁은 구강 속에서 치아 색을 맞추며 한 땀 한 땀 크라운을 하는데,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다는 이태리 명품 양복 명장보다 못한 것이 무엇일까. 왜 우리는 평생을 한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그런 명장 대접을 받지 못할까.

 

이태리면 명장이고 한국이면 수선공인가. 임플란트 가격이 미국에서 대략 3,000~5,000불이고 일본에서 400~500만원 선이다. 최근 일본보다 월급이 더 많다고 자랑하는 한국에서 임플란트는 왜 100만원 이하가 되고 심지어 30만원이 되었을까. 정부가 원한 진료비 수가 고지의 효과일까. 치과의사들이 명품 홍보에 실패하고 싼 가격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면서 나타난 전략적 실패는 아닐까.

 

이 땅의 치과의사들이 평생 한 가지 일에만 종사하고도 명장이 아닌 그저 수선공으로 남을 것이 두렵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스스로 수선공이었다고 생각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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