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미학; 인간관계의 스탠스
치과 개원가는 기술적 숙련도만큼이나 복잡한 ‘관계의 역학’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원장은 진료실 내에서는 정밀한 시술을 수행하는 임상가여야 하며, 데스크와 스탭 앞에서는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이자, 환자에게는 신뢰받는 치료자이자 상담가라는 다중적 캐릭터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성어가 바로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다. 글자 그대로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 하라”는 뜻의 불가근 불가원은 흔히 인간관계의 지혜를 논할 때 인용된다. 이는 춘추시대 월나라 왕 구천(勾踐)과 그의 두 충신, 범려(范蠡)와 문종(文種)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월나라 왕 구천은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해 굴욕적인 항복을 하고, 오나라 왕 부차의 마구간지기 노릇을 하는 등 온갖 치욕을 겪었다. 구천은 처절하게 복수를 다짐하며 20년의 세월을 견딘 끝에 와신상담(臥薪嘗膽)하여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승리를 거두는데, 이때 그의 곁에서 모든 치욕을 함께 견디며 복수를 도운 인물들이 바로 명재상(名宰相) 범려와 문종이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범려는 구천의 본성을 꿰뚫어 보았다. 구천은 고난의 시기에는 신하들의 지혜를 절실히 필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