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일)

  • 구름조금동두천 -1.8℃
  • 구름많음강릉 5.0℃
  • 맑음서울 -0.8℃
  • 흐림대전 1.4℃
  • 흐림대구 3.9℃
  • 구름많음울산 4.0℃
  • 광주 2.6℃
  • 흐림부산 5.6℃
  • 구름많음고창 2.1℃
  • 제주 8.2℃
  • 구름많음강화 -1.2℃
  • 구름많음보은 0.9℃
  • 흐림금산 1.8℃
  • 구름많음강진군 2.7℃
  • 구름많음경주시 3.9℃
  • 맑음거제 5.4℃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마왕 신해철’에게 진 마음의 빚

URL복사

최성호 편집인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마왕 신해철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록 밴드 ‘넥스트(N.EX.T)’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이었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오랫동안 젊은 세대와 소통해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졌다.

 

아직도 전주만 흘러나와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광석, 서태지 등과 함께 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필자와 비슷한 세대 모두 그때 그 시절 ‘마왕 신해철’에게 위로를 받았던 마음의 빚이 하나쯤은 있다. 마왕 신해철은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이자, 그에게 음악은 ‘생각하는 청춘의 언어’였기에 힘들어하던 청춘들에게 큰 위안이자 소통의 통로였다. 그는 2014년 10월 27일 의료사고로 46세라는 이른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5월 고(故) 신해철의 의료사고 사망 사건이 다시 회자됐다. 법원 판결 때문이었다.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가 또 다른 의료 과실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60대 환자의 넓적다리부 정맥 혈전 제거 수술을 하다가 혈관을 손상했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다 2년 뒤 사망했다. 법원은 지난 2월 업무상 과실로 환자가 숨졌다고 판결했다. 피해자가 사망한 지 9년 만이었다.

 

2014년 마왕 신해철 사망 당시 부검 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부검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화장을 2시간 앞두고 동료 가수들이 유족을 설득해 장례를 중단시켰다, 사흘 뒤 국과수 서울연구소에서 부검이 시행됐다.

 

당시 부검보고서에 따르면 복막염이 너무 심해 복강이 고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 표면에도 화농성 고름 덩어리들이 들러붙어 있었다. 특히 심장과 심낭 사이 공간에는 지저분한 액체가 고여 있었고, 그 안에 깨가 떠다니는 것을 확인됐다. 장에 있어야 할 음식물이 심낭 안까지 흘러들어온 것이다. 심낭에 구멍이 뚫리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심낭 아래쪽에 3㎜ 크기의 구멍이 뚫린 것이 확인됐다.

 

신해철의 공식 사망 원인은 장 천공과 심낭 손상으로 인한 심정지였다. 수술 중 발생한 장기 손상이 제때 발견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복막염 및 심낭염이 급격히 악화하며 생명이 위태로웠다가 결국 심정지에 빠진 것이다. 수술 후 통증과 이상 증상을 지속해서 호소했으나 당시 병원은 특별한 이상 없음이라고 진단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2014년 10월 22일 응급실에 실려가 복막염 및 심낭염이 확인됐으나 이미 위중한 상태였고 27일 사망했다.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마왕은 살 수도 있었다.

 

1988년 데뷔 이후 사망 때까지 그의 노래 속 이야기 대부분은 염세주의로 귀결된다. 하지만 그 안에 이상주의적 메시지 또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신해철의 음악은 항상 생각하는 청춘의 언어였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 참가할 때도 아버지에게 걸릴까 봐 한밤중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기타와 건반을 뚱땅거려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각종 공연장과 경기장에서 전주만 흘러나와도 모두를 열광하게 만드는 노래 ‘그대에게’다. 이듬해 무한궤도 1집을 내놓으며 신해철은 청춘에게 ‘우리 앞에 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세상에 관한 질문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의 시작이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세상은 뉴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격변을 예고하고 있었다. 개성이 뚜렷한 X세대와 컴퓨터에 익숙한 N세대가 나타나 문화적인 욕구를 뿜어낼 때 그는 ‘신인류의 사랑’을 노래했다.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인 ‘도시인’에게 그는 스스럼없이 친구가 돼 주었다.

 

1997년 외환 위기와 연쇄 부도로 한국 경제는 호된 시련을 겪었다. 그는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자 했다. 마왕 신해철의 음악을 듣고 위안을 얻었던 우리는 그가 사망한 지 11주년이 되는 지금도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