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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편의가 윤리를 앞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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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덕 논설위원

최근 한 환자가 “기구 소리가 너무 무섭다”며 수면으로 치료가 가능한지 문의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수면치료의 장점을 보고 왔다고 했다.

 

요즘 인터넷에는 ‘수면치료’를 홍보하는 치과 광고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포털 사이트에 ‘치과 수면치료’를 검색해보면 ‘의식하진정요법’의 장점을 내세운 광고와 블로그가 넘쳐난다. 대부분은 낮잠을 잔 듯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거나, 두려움과 통증으로부터 자유롭다며 수면치료를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치과의사는 환자의 공포와 불안, 통증을 최소화해야 하는 임상 현실 속에 있다. 특히 소아나 장애인 환자, 중증 치과공포증 환자, 장시간 복합 시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진정치료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치료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한다. 진정요법은 환자의 협조를 높이고, 술자의 집중도를 유지시키며, 의료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유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학적 적응증과 무관하게 단순히 환자의 편의를 위해, 혹은 영리적인 목적으로 시술의 난이도나 환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자면서 치료받자’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강력한 마약성 진정제를 투약하는 행위는 의료윤리에 반하며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다.

 

최근 한 언론에서 <‘자면서 스케일링 받으세요’ 마약류 권하는 치과의사들>이라는 제목의 보도로 이 문제를 지적했다.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 오남용으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부 치과가 스케일링과 같은 간단한 시술에도 케타민, 미다졸람 등 마약류를 ‘수면치료’라는 이름으로 남용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은 우리 치과계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모든 의료행위는 환자의 안전과 이익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마약류 사용뿐 아니라 의료의 모든 영역에 공통되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방사선 사용에서도 피폭으로 인한 해(harm)보다 진단·치료로 얻는 이익(benefit)이 커야 한다는 정당성의 원칙이 강조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치과의사는 모든 치료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의 부적절한 행태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도하게 부각되면, 마치 치과계 전체가 비윤리적 관행에 빠져 있는 것처럼 오해받기 쉽다. 이는 대다수 치과의사들이 환자의 안전과 윤리적 진료를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폄하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

 

‘의식하진정요법’은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전문적이고 필수적인 치료수단이다. 그러나 경미한 치료에 남용된다면, 정당하게 진정요법을 사용하는 의료진까지 의심받게 되고, 정작 진정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위축될 수 있다.

 

정부의 규제보다 앞서 치과계 내부에서 마약류 진정제 사용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임상적 적응증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또한 자율적 관리체계를 만들어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징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선 치과의료 현장에서 ‘수익’보다 ‘안전’을, ‘편의’보다 ‘윤리’를 우선하는 의료인의 자세를 회복하는 일이다. 치과의사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뢰는 그 기본 원칙을 지켜낼 때 더욱 굳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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