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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요새 선거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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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뉴욕의 가을은 늘 짧고 스산하다.

 

뉴욕의 여름은 무척 덥고 습하고, 겨울은 피가 얼어붙는다는 혹독한 추위이기에 뉴요커들은 센트럴파크가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가을을 사랑한다. 영화나 광고에서 보이는 매력적이고 화려한 모습과는 다르게 무채색의 고층 건물과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교통 체증, 24시간 운행되는 낡은 지하철이 그물처럼 연결된 도시가 뉴욕이다.

 

그럼에도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밤늦은 시간에도 꺼지지 않는 빌딩 불빛이 뉴욕을 대표하는 야경이 됐다. 유행과 문화를 주도하는 도시이자, 다국적 문화가 깊게 배어있는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도시이기도 하다. 이러한 뉴욕의 가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차기 뉴욕 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다.

 

그는 역대 최연소이자 무슬림 출신으로 미국의 상징적인 도시 뉴욕의 새로운 시장으로 당선됐다. 1969년 이후 56년 만의 최대 투표율이자 2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한 선거에서 당당히 승리하며 ‘정치 세대교체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1991년생인 젊은 정치인 맘다니는 남아시아계 무슬림 배경을 지닌 사회주의 성향의 개혁가로 새로운 뉴욕을 만들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조란 맘다니가 내세운 정책들은 이상과 현실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실험적이라고 할 만하다.

 

우간다 캄팔라에서 태어난 맘다니는 일곱 살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아버지는 저명한 철학자이자 탈식민지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인 콜롬비아대 마흐무드 맘다니(Mahmmod Mamdani) 교수다. 어머니는 영화 ‘몬순 웨딩’으로 세계적인 부와 명성을 쌓은 인도계 영화감독 미나 나이르(Mina Nair)다. 인도계 엘리트 부모 아래 학문과 예술이 충만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한마디로 ‘금수저’라고 할 수 있다.

 

뉴욕의 명문 브롱크스 과학고를 졸업하고 보든 칼리지(Bowdin College)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한 그는 학문이나 예술 대신, 현실의 불평등과 맞서는 ‘정치’를 택했다.

 

정치인 맘다니는 소외된 다문화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인종과 언어의 용광로인 뉴욕에서 맘다니의 존재는 하나의 대표성이 됐다. 시장 선거에서 맘다니의 정치 구호는 “뉴욕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자”였다. 그가 말하는 ‘살기 좋은’의 의미는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와 주거 안정성을 뜻한다. 대표 공약 5가지만 보아도 임대료를 일정 기간 동결한다거나,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공공 보육 확대 및 유아 돌봄 지원 등 현실을 파고든 공약이었다.

 

이렇다 보니 맘다니의 지지층은 명확하다. 젊은 세대, 중저소득층, 이민자 공동체, 그리고 진보적인 유권자들의 강력한 호응을 얻었다. 18세에서 30대 유권자와 외국 태생 뉴요커는 사실상 맘다니의 정치적 기반이다.

 

“살기 힘든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라는 그의 주장은 불평등과 주거난에 지친 뉴욕 시민의 마음을 관통했다.

 

맘다니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단순히 ‘첫 무슬림 시장’이라는 상징성 때문만이 아니다. 뉴욕의 생활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많은 시민이 도시 중심에서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맘다니는 “소수를 위한 성장보다 다수의 삶의 질”이라는 현실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물론 맘다니의 공약이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도 있고, 모든 공약이 즉시 실행 가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뉴욕은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지금 뉴욕과 세계 정치가 맘다니를 주목하는 이유다.

 

선거 국면을 앞둔 치과계에 “소수의 기득권이 아닌 다수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회원의 바람도 이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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