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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당신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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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화양연화(花樣年花)는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 즉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행복했던 순간을 뜻한다. 우리에게는 2000년 개봉한 거장 왕가위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 화양연화는 성숙한 여인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은유함과 동시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말하기도 한다.

 

섬세한 눈빛과 절제된 몸짓으로 절절한 감동을 전달했던 영화 ‘화양연화’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영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감독 얀 치에스카의 선율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미학을 표현해 “21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 평가다.

 

영화에서 두 배우는 섬세한 눈빛과 절제된 몸짓만으로 감정을 전달하고, 관객은 두 배우의 침묵에서 더 깊은 감정을 느꼈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영혼의 단짝인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은 좁은 계단을 스치듯 지나가는 두 사람, 어두운 거리에서의 둘의 모습을 느린 속도로 담아낸다. 1960년대 홍콩의 작고 복잡한 아파트가 배경이지만 지금의 일상과 다를 바 없다. 아파트 복도는 동시에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비좁은데, 두 남녀는 언제나 닿을 듯 말 듯 비껴간다.

 

왕가위 감독의 음악적 선택은 이 영화에서 더욱 탁월하다. 왕가위의 미장센은 모든 장면에서 은은한 조명과 함께 세밀하게 복원됐지만 자연스러운 배경을 표현하며, 마치 훔쳐보는 듯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보여진다.

 

장만옥의 치파오는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대사다. 색과 무늬가 바뀔 때마다 그녀의 심경 변화가 읽히고, 노란 조명은 감정을 더욱 농밀하게 만든다.

 

화양연화는 꽃처럼 화려했던 청춘의 시절이자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을 뜻한다. 그러나 영화 속 화양연화는 두 주인공에게 가장 진실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지만, 동시에 완성되지 못한 시간이다. 꽃이 피는 시간은 눈부시지만 찰나다. 두 사람의 사랑 역시 관객의 기대와 달리 짧고 덧없는 순간으로 흘러간다.

 

찬 바람이 불면서 치과계도 서서히 선거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도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굳은 의지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2월 차기 회장단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선거에 관심을 두고 회원을 위한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몇몇 치과의사들의 이야기도 들려온다.

 

출마를 결심한 이들은 아마도 자신의 ‘화양연화’를 위해 나설 생각은 아닐 것이다. 치과계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알면서도,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의 희생을 감수하고 회원의 권익 보호와 치과계의 발전을 위해 나서는 선택일 것이다. 만약 개인의 이익과 영달(榮達)만을 위해 선거에 나선다면, 그것은 화양연화(花樣年花)가 아닌 결국 백일몽(白日夢)에 그칠 것이다.

 

인생의 화양연화는 대부분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스무 살 청춘, 첫 출근의 설렘, 마지막 인사의 울림 등 그때는 무엇인지 모른 채 흘러간다. 그리고 훗날 그 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왕가위 감독은 영화로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지만, 기억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문다.”

 

20대에 처음 봤던 영화 ‘화양연화’를 30대에 다시 봤을 때 가슴에 아련함과 슬픔이 배어들었다. 그러나 다시 보게 된 지금, 그것은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하고 나의 화양연화는 언제였는지를 묻게 한다.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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