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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The Winner takes it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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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ABBA의 ‘The Winner takes it all’.

 

요즘 이 노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노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마치 한쪽은 승자, 다른 쪽은 패자처럼 느껴진다는 감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승자독식(勝者獨食)’이라는 단호한 제목과 달리 노래는 나의 진심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향한 감정의 깊이와는 무관하게 이별할 때 남는 건 허탈감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들려준다.

 

이 곡은 스웨덴 그룹 ABBA가 1980년 발표했다. 경쾌하고 빠른 멜로디임에도 슬프고 허탈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ABBA 멤버들의 관계에 있다. ABBA는 스웨덴 혼성그룹으로 앙네타(Agnetha), 비에른(Bjorn), 베니(Benny), 안나프리드(Anni-Frid), 네 사람의 이름 첫 글자로 그룹명을 정했다. 이들은 앙네타와 비에른, 베니와 안나프리드 두 쌍의 실제 부부로 구성된 그룹이었고, 앙네타와 비에른 사이에는 두 명의 자녀도 있었다.

 

무대 위에서 그들은 한 몸처럼 움직였고, 완벽한 조화를 보여줬다. 실제 부부가 함께 만드는 음악에 팬들은 열광했다. ABBA는 순식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앙네타와 비에른은 이혼을 선택했고, 이후 ‘The winner takes it all’ 곡이 발매됐다.

 

비요른은 이 곡이 이혼을 직접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대중은 그 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비요른이 작곡하고, 베니가 제작을 맡은 이 곡에서 앙네타의 목소리는 상처받은 사랑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 헤어짐의 깊이를 보여줬기에 지금까지 사랑받는 명곡이 됐다. 곡은 사랑과 헤어짐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사랑의 관계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의미지만 과연 글자 그대로일까?

 

이 곡을 부를 때 ABBA는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두 쌍의 부부가 동시에 파국을 향하고 있었다. 이혼 절차를 밟으면서도 매일 밤 같은 무대에 서야 했다. 대중은 그들의 음악에 열광했지만, 정작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고 있었다. 전염병처럼 한 쌍의 파국이 다른 쌍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ABBA라는 커다란 배가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를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중 앞에서 계속 노래를 불렀고, 거짓된 모습만을 보여줬다. 사랑이 끝났을 때 ABBA는 단순히 사람을 잃는 것만이 아니라 ABBA의 미래 전부를 잃었다.

 

제34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선거는 경쟁의 장이고 표를 더 많이 얻은 쪽이 승자가 된다. 그렇다면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가.

 

이번 선거는 과거에 비해 상대 후보를 근거 없이 비방하고 악의적인 소문을 배포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훨씬 줄어든 듯 보였다. 하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상대에 대한 음해와 의혹 제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 전략 차원에서 막판 결집을 노린 공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동료를 상처 입히고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한다면 그 손실은 당락과 무관하게 우리 모두의 몫이 된다. 때문에 승리만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선거가 끝나면 많은 사람이 당락과 관계없이 진한 허탈감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대방을 헐뜯고 상처를 주었다면 정작 자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선거도 사랑과 비슷해서 끝났을 때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낸다면, 결국 잃는 것은 한 사람의 자리가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꿈꾸었던 추억과 앞으로의 미래 전부다.

 

ABBA는 조용히 활동을 중단했다. 공식적인 해체 선언은 없었다. 그리고 ‘The winner takes it all’은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가 깊어졌다. 이혼을 넘어 모든 상실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꿈을 상실한 사람들이 공감했으며 인생에서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승패는 분명 존재하지만, 공동체의 관점에서 보면 절대적인 승자도, 패자도 없다. 결국 남는 것은 선거 과정의 품격과 서로를 향한 태도다.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 공동체를 해치지 않았다는 확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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