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마케팅이란 단어가 의료분야에서 처음 등장할 때 이미 우려는 하였지만, 지금과 같이 치과에서 ‘1+1’이란 단어가 사용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치과분야에 처음 마케팅을 도입한 사람도 명품 이미지의 목적이었지 박리다매형의 저가 진흙탕싸움을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장기불황에다가 박리다매형 네트워크치과들의 행태와 그 아류들로 결국 1+1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게 되었고 요즘은 심심찮게 들려온다.
마케팅에는 4P전략이 있다. 상품의 품질, 디자인 등 제품의 차별화를 따지는 Product, 제품의 값을 정하는 Price,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Place, 그리고 광고, PR 마케팅 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Promotion이다. 이를 치과에 도입하여 보면 치과의사 자신의 치료 역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Product이고, 치과의 장소가 Place이고, 치료비가 Price이고, 홍보나 광고가 Promotion 일게다. 그리고 1+1은 치과에서 Promotion을 목적으로 행하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상품은 재고의 물량이 소진되면 더 이상 1+1을 고객이 찾지 않으며 1+1을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상품이 아닌 의료행위에 1+1을 행하면 환자에게는 복잡한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선 한명을 데려오면 한명이 무료인 경우다. 그 사람은 처음에는 여러 사람을 데려오면서 자신은 항상 무료진료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자신이 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 더 이상 고객을 데려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본인이 치료비를 지불해야하지만 자신은 갑이라는 생각과 자신이 보내준 환자가 몇 명인데라는 생각으로 치료비 지불을 미루거나 병원 측에 야속함을 토로하게 된다. 또 한 가지는 결국 가격이 반값으로 하락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면서 환자들의 생각 속에는 전에는 반값으로 혹은 무료로 했다는 생각으로 현실적인 가격에 심리적 저항을 만든다. 즉 전에는 500원이면 사먹을 수 있던 과자를 1,000원에 실제 가격을 다 지불하고 사라고 하면 차라리 먹지 말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심리적 저항이다. 이는 마음속에 한번 정해진 가격기준은 쉽게 바꾸기 어려운 이유이다.
결국 의료행위에서는 1+1을 행운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실제가격을 부당한 징수라고 여기게 된다. 그것이 수량의 한계가 있는 상품과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의료와 같은 행위 가치의 차이이다. 행위는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고 간단한 단순 노동행위로 간주하기 쉽기 때문이다. 의료행위를 위한 지식축약적인 시간과 비용의 투자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치과 행위를 이야기 할 때마다 치과 틀니의 원가가 얼마라는 말들이 나온다. 그런 심리적 상황에서 1+1은 의료인 스스로가 의료행위의 기술적 가치를 낮추는 행동이다. 한번 낮아진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 상품은 디자인을 바꾸거나 모델을 바꾸면 되지만 의료행위는 상품처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의료행위의 가치결정에 대한 일반적인 마케팅적 사고방식에서의 접근이 위험한 것이다. 의료인들은 변호사의 가치를 볼펜 값과 종이 값으로 환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종종하면서 의료행위의 가치를 존중해줄 것을 피력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지만 그 이 전에 앞서서 무심코 깊은 생각 없이 혹은 당장의 이익이나 ‘남이 하니까 나도’라는 식의 생각에서, 혹은 ‘한번인데 어때’라는 식의 사고방식에서의 1+1 행위에 대한 함정을 생각해봐야 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하여 쌍끌이 저인망으로 바다 밑바닥까지를 훑으며 치어 어종까지 잡아들이면 그 다음해에 만선을 기대할 수 없다.
당장의 이익을 위한 1+1 같은 시장의 교란은 일시적인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환자의 마음속에 각인되어 두고두고 치과계의 수가를 장기적으로 황폐화시킬 것이다. 치과의사들도 어부들의 지혜를 배울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