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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장차법’, 장차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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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논설위원

어찌 보면 너무 늦은 감도 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만큼, 아니 오프라인 세상을 능가할 만큼 활성화되었고, 각종 웹사이트와 모바일 사이트는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 되었다.

 

교육, 정보검색, 쇼핑, 사람들과의 소통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 온라인은, 때문에 지금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절친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이번 여름만 해도 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휴가지를 정하고, 길을 찾고, 맛집을 찾는데 인터넷을 이용하였을 테니 말이다.

 

감히 그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지식과 정보로 넘쳐나는 온라인 세상은 그래서 정보의 평등을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를 받았으나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역으로 정보로부터 소외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만들었다. 장애인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인터넷, 온라인 세상은 본인이 원하고 노력한다 해도 접근하기 어려운 ‘열쇠 없는 상자 속 보물’일 수밖에 없다(안에 보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열 수 없다면, 그것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가는데 나만 열쇠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상하겠는가).

 

일명 장차법으로 불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개선하여 장애인들이 소외되고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장애인들에게 웹 접근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 역시 장차법의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늘 그러하듯) 취지는 좋으나, 실행에 있어서 역시나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병·의원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홈페이지가 웹 접근성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덕분에 대다수 병·의원이 홈페이지를 개·보수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몇 백 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더불어 업체 선정이며, 계약이며, 홈페이지를 만들 때 겪었던 그 번거롭고 머리 아픈 일을 다시 해야만 한다.

 

그렇잖아도 비용 문제와 인력 문제로 관리가 어려웠던 병원 홈페이지, 이 참에 확 없애버릴까 고민도 해보지만, 홈페이지 없는 병원은 뭔가 이상한 병원 아닌가 의심부터 해대는 환자들 덕분에 이도 저도 못하고 그저 고민만 하고 있는 병원이 적지 않고, 물론 과감히 홈페이지를 포기하는 동료 원장들도 늘어나고 있다.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자 시행된 장차법이 오히려 홈페이지 자체의 폐쇄를 가져오면서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이 접근할 정보조차 없애버리는 역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네트워크와 대형병원,(홈페이지에 많은 투자를 해온) 일부 병원들이야 홈페이지 개·보수비용이 소위 껌 값에 불과할 테지만 대다수 일선 치과들에게는 단돈 몇 백 만원이 아쉬운 때. 그렇지 않아도 눈에 확연히 드러나던 홈페이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게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병원’인만큼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우선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지 않다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겠다 버티는 것도 아니다. 단지, 장차법으로 인해 가뜩이나 불황에 허덕이는 개원가가 또다시 부담을 떠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혜를 입어야 할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까지 역으로 불편과 고통을 겪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법의 강압적인 적용과 위반에 대한 벌칙 부여에 앞서 지원과 혜택을 통한 장려와 회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온라인 정보에 있어서의 진정한 평등, 장차법이 내세우는 그 취지를 이뤄나감에 있어 적어도 개원의들이 눈물짓고, 장애인들이 한숨 쉬는 일은 없었으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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