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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이해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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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65)

3일 전부터 우측 턱관절이 아프다. 20년 동안 턱관절 환자를 보아왔지만 정작 필자가 아파보니 느낌이 다르다. 그동안 환자들의 통증 호소를 이해한다고 생각했으나 실제가 아닌 관념 속에서의 아픔에 대한 이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악관절의 해부학적인 지식을 꿰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정작 아픈 부위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순간 그 동안 통증을 호소한 환자들의 말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가며 이제야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요즘 유머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느낌 아니까!”였다. 그동안의 치료 행위가 마치 장님이 말로만 들어서 상상하던 풍경이 눈을 뜨고 실제 모습을 볼 때의 그런 느낌이었다. 스스로 통증이 생긴 원인을 생각해보지만 알 수 없었다. 그때 책을 찾아보니 첫 번째 원인이 스트레스란다. 두 번째가 새로이 생긴 일들이란 문구가 보인다. 문득 지난 몇 주간의 일들이 떠올랐다.   

 

2주일 전이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통증이 더 심해지셨고 MRI 결과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나왔다. 결국 2주 후에 수술하기로 예약하고 왔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져 어쩔 수 없이 오후 1시경 응급실로 모시고 갔다. 그리고 입원하기까지 24시간을 응급실에서 지냈다. 25년 전, 구강외과 수련의 시절에 당직의로 다니던 응급실을 환자 보호자의 입장에서 날을 샐 때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의사들이 와서 묻고 상태를 보고는 가건만 정작 그 의사가 응급의학과 의사인지 정형외과 의사인지도 구분되지 않는다. 이름표 앞에는 볼펜을 주르륵 달아서 소속과는 고사하고 이름도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그냥 여긴 그런 곳이니 싫으면 객이 떠나란 뉘앙스이다. 어떤 의사는 와서 3차병원 응급실은 생명을 다루는 데라서 통증으로 죽지 않으니 입원해줄 수 없다고 돌아가라고까지 말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서 화와 분노가 올라왔지만 지난 세월 필자가 환자들을 보면서 행했던 말과 행동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모습이 과거에 필자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24시간의 응급실에서의 풍경은 쉰이 넘은 필자에게 많은 생각할 것을 주었다. 기다리다가 화가 나서 큰소리를 치는 보호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간호사들, 피곤에 쪄든 당직의사들, 그리고 매너리즘, 초조한 환자와 보호자들, 병원 현관에서의 노조파업, 파업 농성에 지쳐 구석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 어느 누구하나 편한 사람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잘못된 의료보험제도, 잘못된 병원 시스템, 결국 이런 모든 것이 어느 누구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은 풀 수 없는 우리나라의 입시위주 교육제도와 같은 총체적인 문제를 지닌 의료의 제도적인 문제였다.

 

수많은 우여 곡절 끝에 수술을 받고 퇴원하시고 일반 정형외과로 어제 모시고 나니 턱관절이 아파온 것 같다. 오십견으로 어께가 아픈 것은 이미 몇 해 전이니 그냥 훈장처럼 살아왔건만 악관절이 아픈 것은 뜻밖이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47살에 노안이 오면서 알았고, 그 후에 오십견을 알았고, 한달 전에는 책을 보려고 돋보기안경을 맞추었다. 세월이 지나며 이제야 책속에 적힌 뜻을 체험으로 문득 문득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제야 비로소 악관절 통증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치료해 온 환자들에게 그들의 아픔을 관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치료를 행해 온 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세월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생각의 깊이를 숙성시킨다. ‘百術不如一誠(백술불여일성: 백 가지 기술이 한 가지 정성만 못하다)’라고 수련을 마치는 날에 붓 글씨를 써주신 스승님의 가르침이 관념을 넘어 이제야 가슴에 다가온다. 더불어 세상의 모든 고통들이 도를 깨닫게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씀하신 부처님의 말씀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어둠이 짙어야 새벽이 밝은 이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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