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쯤 일 것이다. 20대 여성 환자가 타당성이 없는 주장을 한 일이 있었다. 반복되는 질문과 답변을 하다가 문득 필자가 “객관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라고 질문을 하자, 그녀는 “내가 돈을 내고 진료를 받으면 이 정도의 부당함과 기분이 나쁜 것은 감수하셔도 되지 않나요? 그리고 내가 이 정도는 말할 수 있지 않나요?”라고 답변하였다. 필자의 일반적인 생각을 넘는 답변이었고 그 순간 한동안 모든 생각이 멈췄었다. 필자는 “아! 그렇군요”라고 답변하였다. 말한 환자도 본인이 좀 심했다고 느꼈는지 그냥 서로 차분하게 정리되고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날의 충격은 아직도 필자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날 필자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알았고 생각의 시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도 알았다. 그 환자의 말을 통하여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자판기와 같이 생각하는 이들도 있음을 알았다. 커피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를 받고는 커피자판기에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 그녀의 말이 옳을 수도 있다. 요즘은 모두가 의료를 상품 취급을 하니, 이 시점에서 의료라는 상품의 본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옷을 파는 장사꾼들과
요즘은 초등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중고생, 심지어는 대학생의 입에서도 “엄마에게 물어보고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상하였으나 이젠 당연하게 생각하고 대화를 하는 모습에 가끔씩 놀라곤 한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하여 3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는 우리나라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해주어야하는 덕목을 넘어서 신앙과 같은 사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맹모가 살아 돌아와서 지금의 세태를 보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는 단지 3번 이사만 했을 뿐인데, 한국 엄마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정성을 넘어 극성이라는 것이 이젠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니 말이다. 얼마 전 한 학회에서 만난 일본 교수가 일본의 어떤 TV에서 한국의 ‘기러기아빠’ 세태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된 것을 보았다고 전해주는 말을 들었다. 또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자주 거론한다는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국 엄마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대단한 것만은 사실이다. 심지어 요즘은 좋은 대학 입학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3가지가 필요하다는 말조차 떠돈다. 내용인 즉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
살다보면 항상 그런 것 같은데 딱히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다. 즉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는 않는데 뭔가 주기성이나 법칙성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지도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가출 청소년들이 집을 나온 후에 마음을 다잡는 데 통상적으로 걸리는 기간이 대략 2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이 뭔지는 모른다고 한다. 물론 놀만큼 놀고 경험할 만큼 경험하여 흥미를 자극할 새로운 것이 없어지는 기간이라고 추측할 수는 있으나 정확하게 증명되거나 해석이 곤란하다. 하지만 동양사상으로 해석하면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한해는 10개의 천간(갑을:목, 병정:화, 무기:토, 경신:금, 임계:수)과 12개의 지지(해자축:수, 인묘진:목, 사오미:화, 신유술: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하늘의 기운인 천간은 2년 단위로 오행이 바뀐다. 예를 들어 올해는 계사년이고 작년은 임진년이다. 계는 음의 수이고, 임은 양의 수이다. 즉 작년과 올해는 수의 해인 것이다. 따라서 내년과 후년은 목의 기운인 해이다. 다만 내년은 양의 목이고 후년은 음의 목의 해이다. 따라서 항상 하늘의 기운은 2년을 주기로 바뀌며 첫 번째 1년은 그 기운이 강한 양으로
통증을 이야기 할 때 꼭 등장하는 단어가 trigger point(통증유발점)이다. 통증을 야기하는 점이란 뜻이며 그 점을 자극하면 여지없이 통증이 유발되는 그런 곳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point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만성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한두 군데 정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런 point는 신체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서도 유사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사람마다 분노가 유발되는 단어나 환경이나 사건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분노가 유발되는 몇 가지의 trigger point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필자의 경우에는 같은 말을 세 번 반복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주문을 하거나 요구를 하거나 답변을 하거나 똑같은 말을 세 번 반복하면 그때부터 기분이 나빠지고 그 이후에 반복 횟수의 증가함에 따라서 분노가 증폭되는 경우를 본다. 일반적으로는 이 같은 상황보다는 단어이거나 대상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결혼한 여성에게의 ‘시’일 수도 있다. 시어머니, 시댁, 시동생 등등 요즘 흔한 말로 ‘시월드’ 말이다. 이외에도 과거에 상처가 되었던 사건속의 인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출근해보니 관리실에서 올라오고 대기실에 사람들이 모여 있고 난리가 아니다. 우리 병원 대기실의 바로 밑층에 있는 3층 소아치과에 물이 새면서 관리실에서 조사를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층에서 물기를 발견하지 못해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필자가 3층으로 내려가 보니 천장에서 비가 오듯이 물이 내린다. 결국 우리 병원의 메인 밸브를 잠그고서야 물 새는 것이 멈추었다. 분명히 우리 병원의 어딘가가 샌 것이 분명하기에 인테리어 사장님을 불러서 점검을 해보니 정수기가 원인이었다. 벽에 매설된 정수기의 물 빠지는 호스가 노화되고 삭아서 부서진 것이다.일단 원인은 잡았지만 황당한 것은 갑자기 물벼락을 맞은 소아치과 원장님일 것이다. 물이 떨어진 곳의 체어가 작동이 멈추고 벽지는 들뜨고, 결국 3일이 지나서 수리가 완료되었지만 들뜬 벽은 다시 도배가 필요한 상태이다. 보상 문제를 정수기 회사에 연락하니 친절하게 누수 보상팀에게 연결을 해주고 기다리면 보상팀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기다렸다.그런데 2~3시간이 지나자 2년 전에 처음 정수기를 설치한 기사가 나타나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는 모든 책임을 설치기사에게 지운다고 한다. 정수기
3일 전부터 우측 턱관절이 아프다. 20년 동안 턱관절 환자를 보아왔지만 정작 필자가 아파보니 느낌이 다르다. 그동안 환자들의 통증 호소를 이해한다고 생각했으나 실제가 아닌 관념 속에서의 아픔에 대한 이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악관절의 해부학적인 지식을 꿰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정작 아픈 부위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순간 그 동안 통증을 호소한 환자들의 말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가며 이제야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요즘 유머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느낌 아니까!”였다. 그동안의 치료 행위가 마치 장님이 말로만 들어서 상상하던 풍경이 눈을 뜨고 실제 모습을 볼 때의 그런 느낌이었다. 스스로 통증이 생긴 원인을 생각해보지만 알 수 없었다. 그때 책을 찾아보니 첫 번째 원인이 스트레스란다. 두 번째가 새로이 생긴 일들이란 문구가 보인다. 문득 지난 몇 주간의 일들이 떠올랐다. 2주일 전이다.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통증이 더 심해지셨고 MRI 결과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나왔다. 결국 2주 후에 수술하기로 예약하고 왔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져 어쩔 수 없이 오후 1시경 응급실로 모시고 갔다. 그리고 입원하기까지
최근 5년간 종교계에 종사하는 성직자가 저지른 성범죄 건수가 4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에서 23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직자 성범죄는 모두 401건이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강간·추행이 3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카메라 등을 이용한 ‘몰래카메라’ 범죄 13건,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범죄 12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73건, 부산 32건, 경남 29건, 경북 21건 등의 순이다. 특히 강간·추행의 경우 전문직 가운데 성직자들이 저지른 범죄건수가 가장 많았다. 성직자(376건) 다음으로는 의사(311건), 예술인(162건), 교수(96건), 언론인(47건), 변호사(14건) 등의 순이다. 이를 보고한 국회의원은 “종교단체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특유의 폐쇄성 탓에 외부에 알려지기 쉽지 않다”며 “종교계에서도 성범죄 예방을 위한 엄격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접하고 필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것이 전부일까 아니면 보이는 부분일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의 통계수치에는 생각해야할 많은 변인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에
요즘 카카오톡을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필자는 카카오톡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기준으로 디지털 생활형 사람과 아날로그 생활형 사람으로 구분한다. 나이로는 대략 사회생활을 접은 70대가 해당할 것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사람들의 나이를 짐작하는 기준이 있다. 황금박쥐를 알면 40대 후반, 아수라백작을 알면 40대 중반, 여자가 선글라스를 머리띠 대용으로 머리에 올려 놓고 있으면 40대 중후반 이상이다. 이것은 지나온 과거의 경험 속에 배어있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이다. 특히 머리띠 대용 선글라스는 그 당시의 영화배우들이 즐기던 패션 스타일이었다. 카카오톡은 줄여서 카톡이라고도 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유용한 통신수단이다. 밴드, 라인 등 많은 유사한 어플들도 나와 있다. 요즘 우리가 CCTV에 노출될 가능성이 하루에 29번 정도란다. 그런데 내가 하루에 듣는 ‘카톡’이란 소리도 20~30번은 넘을 것이다. 내 것은 묵음으로 해놓았으니 남의 카톡소리를 듣는 횟수만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카톡은 현대인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목소리를 통한 대화보다 카톡으로 대화하는 양이 증가하였다. 필자의 경우에도 외국에 있는 아이들과 주로 카톡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