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많은 과정으로 이뤄진다.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하겠지만 그 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과정을 꼽자면 필자는 단연 절개와 봉합을 든다. 절개는 수술의 첫 과정으로 온전한 조직을 분리시키는 과정이고 봉합은 수술의 모든 과정을 진행한 다음 분리된 조직을 다시 붙여주는 마지막 과정으로써 만남과 이별처럼 그 처음과 끝을 이루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흔히 생각할 때 절개 과정은 칼로 어묵 자르는 것처럼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상당한 내공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자칫 과도한 절개를 한다거나 망설임이 섞인 나머지 매끄럽지 못한 라인이 형성돼버리면 보기도 좋지 않을뿐더러 수술 중에 과도한 출혈로 인한 시야 방해로 수술 소요 시간이 길어지거나 수술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반면에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첫 절개가 보기 좋게 그어지면 이후의 수술도 일사천리도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기에 훌륭한 외과의사(surgeon)들의 그것을 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을 엿볼 수 있다. 봉합은 또 어떠한가? 잘된 봉합은 치유를 도와 좋은 치료 결과를 만들어 낸다. 얼마 전 아내가 무릎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사진 1). 수
Q. 아시다시피 한국 치과계는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전국에 18개의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에도 비슷한 형태의 치과계 조직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미국 치과계 및 LA치과의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LA치과의사회의 회원 수 등 규모와 이중 한인 회원의 비율 등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미국 전체 치과의사 수는 20만명 정도입니다. 그중 17만명 정도가 미국치과의사협회(ADA) 회원입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에는 50여개 주에 걸쳐 각주를 대표하는 회가 있고, 주는 또 다시 각 시도 지부로 갈라집니다. LA치과의사회는 캘리포니아치과의사회(CDA) 산하 지부입니다. 캘리포니아에는 총 3만여명의 치과의사가 있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 산하 가장 큰 조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치과의사회의 임원을 비롯한 모든 이사들은 무보수 자원 봉사직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대부분 회장단의 임기는 1년이며, 회장은 선거를 통해 뽑지 않고 사다리 시스템이라고 해서 총무(Secretary) 지원자 중 인터뷰 및 심사를 통해 뽑으면, 그 후에는 4~5년 과정의 재무, 부회장, 차기회장, 그리고 회장의 자리로 사다리 타듯이 1년에 한 단계씩 올라가는 시
최근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음주문화도 예외가 아니어서 부어라 마셔라 하던 집단적 음주행태는 사라지고 대신 자기만의 시공간을 누리며 분위기와 인간미를 음미할 수 있는 음주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혼술하기 좋은 조용한 시크릿 바(bar) 또는 여럿이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는 오픈 바 등이 인기다. 이런 문화를 즐겁고 자신 있게 이용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하기 위해 특별한 사람을 초청했다. 최근 여러 국제 바텐더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을 빛내고 있는 차세대 루키 바텐더 Demie(본명 김도형)다. Demie는 2016 디아지오 월드클래스(디아지오 월드클래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텐더 대회다. 국가별 예선전에는 60여개국, 1만여 명이 넘는 바텐더들이 참가한다) 최연소 1위, 2018년 라메종 코인트로(세계적 칵테일 브랜드 레미 코인트로(Rémy Cointreau)가 개최하는 세계적 바텐더 대회 라메종 코인트) 글로벌 1위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으며, 현재는 청담동 Alice bar에서 근무 중이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Demie의 BAR GUIDE & HOME BAR를 위한 제
공중보건의사는 치과대학 졸업자의 대부분이 택하는 군 복무 대체방식이다. 2018년도에는 약 150명의 치과 공중보건의가 선발됐고, 전국 각지로 배치되기 때문에 수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앞으로 3년간 지낼 자리인 만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하지만 너무 인기지역을 고르게 되면 원치 않는 곳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배치되는 자리는 대부분 보건소와 보건지소지만 좀 독특한 자리들도 있고, 누군가는 그 자리에 가게 된다. 필자는 충남 병원선에 최종적으로 배치됐다. 최근에 병원선이란 드라마도 생겨 아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공중보건의 지역선택 전까지 그런 자리가 있는 줄 몰랐다.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픽션이 아니었냐는 사람도 있다. 병원선은 실제로 전국에 총 5척이 있다. 충청남도에서는 의료취약지역인 6개 시•군 28개 유인도를 매월 방문해 도서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 충남 병원선에 오게 된 스토리 선호지역인 경기도는 배치정원이 너무 적어 더 많은 충남에 지원했다. 전반적으로 교통도 좋고 오지도 적은 지역이다. 도배치를 결정하는 추첨의 경쟁률은 3:1. 운 좋게 당첨돼 충남에 배치됐다. 충남도청에서 최종 지역을 고르기 전까지 충남지역 내의 선택지를
드디어 레진 보험 시행! 많은 논의와 진통 끝에 드디어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아직은 사업초반이라 수가나 활용 방안에 대해 혼동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레진의 보험시대가 이제 막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보험 레진은? • 시작 : 2019년 1월 1일 • 대상 : 만 12세 이하 모든 영구치 (유치는 해당 없음) • 적응증 : 치아 우식증 (우식증 상병명 필수) • 본인부담금 : 30% - 아직 전체 연령은 아니고 만 12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대략 초등학생이 해당된다. - 구치뿐만 아니라 소구치와 전치도 포함한다. 전치와 구치의 보험수가 차이는 없다. 전치의 레진 치료가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수가는 동일하다. - 치아 우식증만 대상으로 보험이 적용된다. 파절된 치아나 미용을 위한 레진 치료는 보험 적용이 안되고 비보험으로 진행해야 한다. - 환자 본인부담금은 다른 보험진료와 같이 30%를 적용한다. 대략 8만원 정도인 1면 레진 진료비일 경우 환자의 부담금은 2만5,000원 선이다. * 재 치료기간은 정하지 않고 사례별 심사하기로 함.
따르릉~~ 9시 KTX를 타기 위해 알람을 맞춰 평소보다 한 시간 여나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예전 같으면 불가능했을 대구 당일치기 투어, 교통의 발달로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음을 몸소 느끼는 중이다. 대구는 늘 고향, 부산을 갈 때 거쳐 지나가는 도시 중 하나였지만, 오늘은 목적지다. 대구는 조선시대 경상도 감영의 소재지로 오랫동안 영남의 중심도시로 발전해 왔다. 개화기 이후 1899년 달성학교(達城學校)를 시작으로 초등교육기관이 생기고 계성학교(啓聖學校), 신명학교(信明學校) 등 여러 근대적 중등교육기관이 생겨 일찍이 교육•문화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개화기 시절 대도시였던 대구는 조선의 선교와 근대화를 목적으로 선교사들이 들어온 까닭에 오래된 성당, 교회 등 선교사와 관련된 유적 등이 많았다. 다행히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전선 안쪽에 대구가 위치한 관계로 이러한 근대 유물•유적들이 전쟁의 화마로부터 벗어나 큰 손상 없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한때 과거의 중심가였던 대구 중구의 구시가지는 산업화 이후의 도시 팽창에 따라 활기를 잃었으나 근대화의 유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덕분에 최근에 새로운 관광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 이래 휴대전화 하나가 ‘손 안의 작은 세상’이 되었다. 1992년 IBM의 사이먼이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사용자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7년 애플사가 새로운 운영체제와 전면부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혁신적 핸드폰인 오리지널 아이폰(1세대)을 출시하면서 휴대전화의 혁명이 시작되었다. 2009년 한국 시장에 애플사의 아이폰 3G가 들어오고 삼성이 이듬해 6월 갤럭시S를 출시하면서 한국 역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2018년도 기준 전세계 30억 명을 돌파했다고 전해지며 다가오는 2021년이면 38억 명을 넘어설 예정이다.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4천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과연 “1인 1스마트폰 시대”라 할 수 있다. 알고 있다시피 스마트폰의 기능은 전화나 문자 메시지는 물론, 웹 서핑, 게임, 동영상 감상, 문서 열람 및 작성, 상품 구매 및 모바일 결제 등 말 그대로 없어지면 ‘멘붕’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2019년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림에 따라 2020년에는 5G 스마트폰 2천만 대 이상의 대형 시장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더욱 유용하게! 애플리케이
편집인 안현정(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공보이사) 어김없이 찾아온 2018년 스산했던 겨울, 2019년 즐거운 치과생활 봄•여름호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좀 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37대 집행부에서 만든 4번째 잡지인 만큼 몇가지 새로운 변화를 줬습니다. 먼저 멘사 퀴즈를 통한 경품 이벤트로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였습니다. 치과의사 뿐 아니라 환자도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둘째로는 3차원적 잡지의 완성을 위해 QR코드로 음악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세번째는 컨텐츠의 다양성 입니다. 즐거운 치과생활이 잡지로서의 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컨텐츠와 다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 과감히 범위를 넓힌 컨텐츠를 다루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즐거운 치과생활 공보위원들과 함께 떠난 대구 근대사 거리 투어를 비롯해 요즘 트렌드인 몸짱 열풍 가운데 그 중심에 서 있는 이정태 교수님의 과감한 사진도 소개하였습니다. 서울대병원의 페루 구강보건 역량 강화 사업이 2018년도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되어 소개하였습니다. 사람의 구강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영구치인 제1대구치의
감사함을 알게 하는 제2의 가족고흥반도의 서남쪽 끝 녹동항 앞바다, 이 앞에 면적 4.42km²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 소록도가 있다. 섬의 모양이 작은 사슴과 닮아 소록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는 이 아름다운 섬이 갇힌 장소의 대표가 된 것은 일제 강점기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에 모아 격리하기 시작하면서다. 예쁜 이름과는 달리 한센병 환자의 애환이 깃든 사연 많은 섬, 이곳은 이제 더 이상 편견의 장소가 아닌 아름답고 행복한 섬이다. 소록도에서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국립소록도병원 내 4개 병동에, 그 외 분들은 7개 마을에 거주하고 계신다. 그 마을 중 하나인 구북리에 살고 계시는 정 모 아저씨가 진료하러 오셨다. “어이 오 부장! 오늘 날씨도 꿀꿀한데 오전 진료 끝나면 짬뽕이나 먹으러 가세~~” 난 주저 없이 “네! 그러면 조금만 기다리세요. 11시까지 진료하고 식사하시러 가시죠” 대답을 하고 열심히 오전 진료를 한다. 8시 30분부터 진료가 시작되고 주민들은 보통 10시 30분부터 점심을 드신다. 오전 진료를 서둘러 마치고 정 모 아저씨와 다른 마을에 사시는 홍 모 아저씨 이렇게 셋은 내 차를 이용해 금산 쪽으로 짬뽕을 먹으러 출발한다. 지금은
임상 치의학(clinical dentistry)의 발전은 치과 재료(dental materials)의 발전과 그 궤를 함께 한다. 실제로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임상 치의학 분야의 발전 양상은 그 이전 1,000년 동안 이룩한 것들보다 훨씬 더 크다. 그 이면에는 혁신적인 치과 재료와 기구 및 장비의 발명이 있었다. 그 동안 이룩한 많은 혁신들 가운데 현대의 임상 치의학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혁신사례 가운데 하나로 ‘상아질 접착제(dentin bonding agent)’의 출현을 들 수 있다. 초창기에는 유지력(retention)이 부족한 수복물들의 고정에 필요한 여분의 유지력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상아질에 대한 접착(bonding)이 모색되었으나, 이후 생활력을 가진 생체 조직(vital tissue)인 상아질-치수 복합체(dentin-pulp complex)에 대한 효과적인 보호 수단으로 활용됨으로써 이전에 이루어진 술식들에 비해 훨씬 더 생체 친화적(biocompatible)이고 우수한 품질의 수복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왜? 상아질 접착제인가? 그러면 그냥 ‘접착제(bonding agent)’라고 하면 될텐데, 왜? 굳이 ‘상아
Triathlon철인 3종 경기 트라이애슬론 또는 철인삼종경기는 일반적으로 세 종목의 스포츠를 함께 하는 경기를 말하며, 보통은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로 이루어진다. 세 가지 종목을 완주하는 시간 경쟁 스포츠로, 이 시간 내에는 각 종목 간의 변경시간 ‘바꿈’도 포함되어 있다. 인간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로 바다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 3개 대회 풀코스를 쉬지 않고 이어서 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이 철인삼종경기에 푹 빠져 어느새 아이언맨 코스까지 완주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시작은 2013년부터였죠. 그때부터 맘먹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그렇듯이 처음 치과를 개원해서 몇 년 간은 개원준비에 새롭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얻는 등 수많은 이슈들로 시간가는 것도 몰랐을 정도다. 군의관을 마칠 때쯤 결혼해서 개원준비를 하고 아이가 생기고, 개원한 치과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세미나도 참석하고 환자 진료하면서 병원과 가정을 가꾸어 간다는 재미가 더 많았던 시기였다. 물론 재미만이 전부는 아니었겠지... 그렇게 5, 6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반복적인 일상에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구인난이나 환자와의 트러블 등으로
1. 칫솔 구강 건강관리의 시작과 끝 칫솔 외의 다양한 구강위생용품을 소개하고자 하나, 구강 위생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용품은 칫솔이다. 칫솔질은 구강 건강관리의 시작이자 끝이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이 물건 없이는 살 수 없는 발명품’ 1위로 자동차, 컴퓨터 등을 제치고 칫솔이 선정된 바 있다. 올바른 칫솔질은 잇몸병과 충치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이고도 경제적인 방법이다. 내게 맞는 칫솔 고르기 강한 칫솔모는 치태제거에 유리하나 잇몸과 치아에 자극이 많으며, 미세모와 같이 부드러운 칫솔모는 잇몸에 자극이 적으나, 치태제거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최근에 미세모만 좋은 칫솔인 것처럼 알려지는 경향이 있으나 개인에 따라 효과적인 칫솔모는 다르다. 어린이나, 치태제거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강모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크기가 큰 칫솔은 한 번에 여러 치아를 닦을 수 있으나 구석구석 적용이 잘 되지 않으며, 크기가 작은 칫솔은 좁은 틈새도 상대적으로 잘 닦을 수 있으나, 치아를 모두 닦기 위해 더 여러번 움직여야 하므로 칫솔질의 효율이 떨어진다. 이렇듯 칫솔질 방법도 한 가지가 아니며 사람마다 치아와 잇몸 상태가 다르므로 한 가지 칫솔의 형태가 정답이라
BEST of All, It's in HONGKONG 나른한 오후 2시, 지금 여기는 홍콩 구룡반도(Kowloon Peninsula/九龍半島) 침사추이(Tsim Sha Tsui/尖沙咀)에 있는 하버시티(Harbor City) 오션터미널의 스타벅스. 낯선 현지인들과 귀에 익은 광둥어(廣東語)의 시끌벅적함에 파묻혀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노트를 편다. 펜까지 꺼내들면 이제 오롯한 나만의 휴식 둥지에 안착한 상태가 된다. 많고 많은 도시들 중 이곳에 무엇이 있길래 두세 달이 멀다 하고 한 번씩 홍콩행 비행기를 타는지 사람들은 늘 궁금해 한다. 숨겨둔 애인이라도 있는 거냐며.... 일단,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럭셔리 휴양지에 누워서 휴식을 하는 것보다는 도심의 낯선 골목길 탐색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평일에는 늘 일에 치이고 여행 일정은 주말 이용 2박 3일, 게다가 비행시간이 최대 5시간 이내 여야 하기에 가능한 곳은 동아시아 또는 동남아시아다. 게다가, 남다른 괴식력으로 - 특히 아시아 향신료와 음식에 탐닉하는 - 48시간도 안 되는 일정 중 7~8끼를 해치워야 만족을 느끼는 다식가이기도 하다.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신봉하
제가 사는 곳은 전라도 여수인데요. 7~8년 전 여수에 큰 눈이 내렸어요. 후륜 구동차인데도 앞바퀴에 체인을 감고 운행을 하는가하면 스노체인도 거의 갖고 있질 않아 체인 없이 차를 가지고 나왔는데 여기저기 교통사고로 도로가 마비 상태였어요. 여수는 워낙 눈이 귀한 지방이라 큰 눈 한번 내리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죠. 그날 창밖에 소복히 쌓인 눈을 보고 소심한 저는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고 등산화에 아이젠까지 차고 출근길에 나섰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신도시이고 치과가 있는 곳은 구도시라 언덕배기를 올라 터널을 통과해야 한답니다. 터덜터덜 언덕을 오르고 있는데 통제 요원의 수신호를 무시하고 저 아래에서 용감한 용달 트럭이 올라오는 거에요. “어랏 베테랑 기사님인가 보다”하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언덕 중간쯤 올라오더니 요란한 소음을 내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겁니다. 트럭은 후륜이고 체인도 없이 높은 경사의 언덕을 오르는 건 애초부터 무모했던 거예요. 애를 쓰는 기사님 얼굴이 보이는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엑셀을 밟으면 앞으로는 안나가고 헛바퀴가 돌면서 옆쪽 보도쪽에 꽝, 핸들을 다시 반대로 돌리면 반대쪽으로 꽝, 브레이크를 잡으면 뒤로 슬슬 미
어쩌다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려 했었지? 거창한 버킷리스트 같은 목록 중 하나도 아니었다. 그저 ‘바다에 들어가면 내 숨소리밖에 안들려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요’라는 예전에 주워들은 경험담이 잊혀 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건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일종의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하게 됐다. 이 글은 수준 높은, 로그기록이 화려한, 전문 다이버의 고퀄리티 글은 아님을, 그저 소소하게 바닷속에 몇 번 다녀왔던 입문자의 경험기록이라는 것을 먼저 밝혀두고 시작한다. 우리가 스킨 스쿠버라고 알고 있는 것은 ‘스킨 다이빙(스노클링) + 스쿠버 다이빙’이 섞인 말이다. 따라서 공기통을 메고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스쿠버 다이빙이 올바른 표현이다라는 것을 시작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위한 padi 오픈워터 라이센스 취득 수업이 시작되었다. 누구는 동남아 놀러가서 바로 땄다던데... 난 누구, 지금 여긴 어디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던, 남들보다 배로 많이 했던 5번의 수영장 교육(보통은 2~3번 정도), 그리고 필기수업 및 시험(심지어 재시험도 있었음)을 본 후 바다실기를 거친 후 드디어 오픈워터 자격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미운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