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99 100+1=101. 마이클 레빈의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100-1=0, 100+1=200’이라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100-1는 -∞, 100+1는 +∞’라 답을 쓴다. 1993년 광주에 개원을 하고 1994년 조선치대 치주과 대학원을 다닐 때이다. 1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교수님의 임상을 observation 하였다. observation을 마치고 치과로 돌아가는 길에 단품전문 식당에 들려 혼밥을 하였다. 혼밥은 언제나 어색하다. 단품만을 취급하기에 식사가 빨리 나온다. 6개월 정도 다녔지만 주인은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식사를 시키고 조금 후에 단체 손님이 들어왔다. 단체 손님 식사가 먼저 나온다. 그냥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주인이 “식사가 나오는데 왜? 그냥 가냐?”며 먹지 않은 음식 값을 지불하라고 한다. 한마디 하였다. “내가 저 손님들보다 먼저 왔잖아요.” 그날 점심을 굶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 식당을 가지 않는다. 지금도 그 식당을 가지 않는다. 저자 마이클 레빈(Michael Levine)은 미국에서 저명한 엔터테인먼트 홍보업체인 레빈 커뮤니케이션즈 오피스의 창업자
몇 년 전 딸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잠을 재우고 있었는데 문득 동화책에 있는 개미 사진을 보며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흔하디 흔한 ‘개미와 베짱이’ 이솝 우화였는데, 힘들게 일하는 개미의 표정이 꼭 내 표정을 보는 것 같아서였을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열심히 사는 게 미덕이라 배우며 자라왔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고 회사에서나 조직에서는 늦게까지 일하는 게 인정받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 날도 환자에 지쳐, 직원에 지쳐 쓸쓸히 퇴근하고 하루 종일 아빠를 기다린 딸아이한테 한 칸 남은 배터리를 소진하며 졸린 눈으로 책을 읽어주다가 갑자기 울컥했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한길만 바라보고 살다가 사회에 나오게 된다. 학생 때는 대부분 우등생이었고 항상 주어진 임무를 열심히 잘 따르고, 인정받고 살았기에 황금빛 미래를 꿈꾸며 사회로 나오지만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몇 번 뒹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다. 사실 대학에서 배우는 교육은 치과진료를 잘하기 위한 임상교육이 전부지만 사회에 나오면 특히, 개원을 하게 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동안 나만 잘하면 됐는데 치과경영이며, 직원관리며, 환자와의 소
지난 2년간 우리는 코로나 정국으로 경영과 방역 등 신경 쓸 일은 많아지고, 환자 수 감소로 경영은 악화되었다. 최근 어느 때보다도 진료환경은 급변하고, 설상가상 이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발 빠르게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와 내역보고 지침에 대한 행정예고를 하였다. 각 의료단체들의 항의와 협상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9월 29일 비급여 진료비는 국민에게 공개되었다. 의료인들은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의료시장의 혼탁, 의료 쇼핑, 최저가 경쟁 등으로 저질 진료의 양산을 얘기하지만, 이미 각종 소셜미디어, 방송, 신문을 통해 의료 시장의 왜곡은 일어나고 있었다. 이젠 정부가 공식적으로 비급여 진료비까지 안내하니, 그동안 음지에서 시장을 교란시켰던 자들이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활동할 일만 남은 듯하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통제할 수 없는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동향을 파악하여, 이들을 점차적으로 보장성 보험으로 포함시키고자 하는 공단의 포석으로 보인다. 8월 30일 대한치의학회 주관으로 ‘치과 보장성 확대 성과 분석 및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실시간 중계되었다. 영상 조회 수가 1,60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토탈리콜’의 원작은 당대 미국 최고의 SF 작가이며, 1963년 휴고상 수상자인 필립 K.딕(1928~1982)의 소설이다. 그는 미국의 정치사회적 암흑기였던 1950년대 초중반에 걸쳐, 빨갱이사태(Red Scare, 소위 극단적 반공사상)와 매카시즘(McCarthyism) 등이 횡행하는 비이성적인 시대와 사회를 특유의 맹렬한 필력으로 비판하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영화 ‘Minority Report(2002)’도 그의 50년대 초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 콜린 파렐 등이 만들어낸 블록버스터다. 2054년 미국 워싱턴을 배경으로 ‘강력범죄 사전예지시스템’을 통해 잠재적 범죄자를 검거하거나 범죄의 피해를 막는 첨단시스템에 대한 내용이다. 영화는 해당 범죄예방국의 시스템을 세 명의 초능력 예지자들이 매우 과학적으로 보이는 장비들과 기술적으로 연결된 것처럼 묘사하면서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살인사건의 범인과 피살자의 이름을 단순히 나무공에 새기는 이미지를 대비시킴으로써 예측시스템의 비과학적 허점과 무오류에 대한 오만함을 우려하고 있음을 도입부에서부터 느끼게 한다. 내용은 참으로 흥미진진하지만 이 범죄예방
인천의 한 병원에서 인건비를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에게 척추수술을 대리한 것이 밝혀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관련 의사들에게는 중형이 선고되었다. 생각해보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정의 움직임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부 병원의 일탈이 널리 만연해 가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여론은 나빠졌고 결국 의협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수술실 CCTV 설치의무화 반대 움직임은 동력을 잃고 말았다. 이 논란에서 치과계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며칠 전 단톡방에 레진충전을 치과위생사에게 맡긴 한 치과에 3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졌다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치과위생사의 카페에 회자되는 얘기나, 치과기공사의 하소연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치과계에서 위임진료 문제 또한 수면위로 올라와 사회문제가 될 날이 멀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최근 보건소로부터 공문이 왔다. 치과위생사의 법적 업무범위에 대해 명시하고 위임진료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날에는 확인전화까지 왔다. 공문의 내용을 위반할 경우 최소 3개월 이상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고 하는데, 일상적인 진료 중에 위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정확히 알고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
임시총회가 끝났다. 다들 알다시피 2021 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이 92%라는 높은 지지로 통과되었다. 반면 31대 임원 불신임안은 부결됐다. 가결 정족수 2표차로 부결됐지만, 대의원 3분의 2에 육박하는 엄청난 지지는 현 집행부에 큰 힘이 되기에 충분했다. 치과계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은 법적소송으로 가는 큰 혼란을 막고 새로 당선된 협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균형을 택했다. 치과계라는 작은 세상에서 어찌 패가 갈려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지 그 깊은 골까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치협을 믿고 따랐던 수많은 치과의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싸움의 당사자들이 모여서 맺힌 원한을 풀어야 한다. 전 임원들은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새 집행부는 치과계 미래를 위해서 모든 법적문제들을 덮고,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선입견 없이, 코드인사 없이 새 집행부를 꾸려 하루속히 회무를 정상화해야 한다. 코로나로 동네치과 개원여건은 더욱 악화됐다. ‘치과는 힘든 직장’이라는 과거의 고정관념 때문에 직원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그 여파로 직원 임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게다가
의문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중순 YESDEX에서 개최된 지부장연석회의에서 발생한 협회장과의 논쟁이었다. 필자는 당시 협회장에게 올해부터 의무사항이 되는 개원가의 비급여 진료비 신고를 막기 위해 협회가 나서 가처분 신청이라도 취해 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그 다음의 혼란은 설 명절 선물로 배송되었던 생물 붕장어 사건이었다. 붕장어의 납품단가를 둘러싸고 집행부 이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다는 말에 더 이상의 분란의 여지가 생기지 않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별일 아니라는 식의 의견을 지부장 단톡방에 올리기도 했으나, 투서가 잇따르는 등 임원진 내부의 파열음으로 결국 총무이사가 사퇴하고, 회원들의 분노마저 사게 되었다. 취임 첫해였던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가 코로나의 영향으로 지부장만 참석했던 비대면 총회로 치러졌기에, 올해 대의원총회는 당연히 대면 총회이겠거니 했는데 협회 임원진이나 의장단은 또 비대면 총회를 원하는 듯 복지부에 개최 가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2년 연속 비대면 총회는 곤란하다는 지부장들의 의견일치로 코엑스 회의실을 나누어서 4월 24일에 대면 총회로 개최되었는데, 오전의 지부장 회의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사무국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때일수록 의료인에 거는 기대와 의료인의 중추적인 역할을 국민 모두 염원하고 있다. 이런 시국에 설상가상 내홍에 휩싸였던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박태근 신임 협회장 취임을 계기로 재빨리 정상으로 되돌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역할론을 생각해 보려 한다. “사단법인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보건 향상을 위하여 치의학, 치과의료 및 공중구강보건의 연구와 의도의 앙양 및 의권의 옹호, 회원간의 친목과 복지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보건복지부 소관 사단법인이다. 설립근거는 의료법 제28조에 의거한다.” 어떤 단체든 그 목적이 설립과 유지의 중요한 의미가 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그 설립목적을 볼 때 두 가지 양면성을 띠고 있다. 하나는 국민보건 향상을 위한 공익성(公益性), 다른 하나는 회원의 권익을 위한 사익성(私益性)이다. 공익적인 면을 위하여 국가에서는 의료법 28조에 의거하여 협회의 존재를 법적으로 보장한다. 그만큼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책임감과 의무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요구할 것은 요구해
대학을 졸업하는 A씨가 두 군데 회사에 합격해 고민 중이다. 평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회사 B는 회사의 분위기나 기술개발에 쏟는 열정, 사회공헌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니고 싶던 회사였는데, 연봉은 3,000만원이었다. 오너의 갑질과 엉뚱한 마케팅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회사 C는 가고 싶지 않았으나, 직장을 구하기 너무 힘든 근래 상황 때문에 지원해보았고, 연봉은 1억원이나 준다고 한다. A씨는 과연 어느 회사를 선택할 것인가? 사람마다 선택이 다를 수 있지만 대학생들을 만나 이런 질문을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C회사를 선택할 것 같다고 대답한다. 경제적인 면은 개개인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의 하나이고, 더 이익이 생기는 선택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전월세 가격을 주변시세와 상관없이 어느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고 계약연장을 무조건 4년간 집주인이 받아줘야 하는 법을 만들었더니, 4년이 지나면 무조건 세입자를 내보내고 4년마다 큰 폭으로 세를 올리는 전월세 시장이 형성되었다. 1주택자에게도 부동산 보유세를 크게 올리니까, 보유세를 감당하기 위해 전세는 없어지고 월세는 크게 올라 집주인들뿐 아니라 서민들도 고통 받게 되었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경제원리를
2020년은 위기의 한 해였다. 코로나19 대유행, 경제 혼란, 사회적 격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통한 것은 기후의 변화다.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잠시 멈추며 자연에 숨통이 트였던 것 같았지만 누적된 환경 파괴가 산불, 홍수, 극지방까지 덮친 고온현상으로 드러났다.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세계기후상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는 2016년, 2019년처럼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 나타났으며,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평균 기온이 1.2도나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 여파로 2021년 지구촌 전체가 폭염, 폭우,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건조한 날씨가 많아지고 그에 따른 산불의 빈도와 규모가 증가하여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남부지역 국가들에서 올 여름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일부 지역에 습기가 극심하게 축적되면서 벨기에와 독일, 중국, 인도 서부에 이어 영국 런던에도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홍수를 일으켰다. 폭염, 폭우에 이어 모래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현지시간으로 7월 25일 오후, 서부 간쑤성 둔황은 순식간에 모래폭풍에 휩싸였다. 보통 모래폭풍을 일으키는 황사
‘대개 옳고 바른 길을 정도(正道)라 하고, 위험한 때를 당하여 임기응변으로 모면하는 것을 권도(權道)라 한다. 슬기로운 자는 정도에 따라 이치에 순응하므로 성공하고, 어리석은 자는 권도를 함부로 행하다가 이치를 거슬러서 패망하는 것이다.’ 이는 맹자의 권도론을 인용한 것으로 통일신라 말기 문장가인 최치원의 ‘토황소격문’에 나오는 글이다. 정도와 권도…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이유 중 하나는 ‘노사단체협약서’ 때문이었다. 표면적인 문제는 협약서 내용의 적절성일 것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왜 대의원총회의 인준 없이 협약서에 서명하였는지 일 것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분명 협상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대의원총회 인준 사항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협상 마지막에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대의원총회 전에 협약서에 서명하였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중대한 절차임에도 말이다. 대의원총회 인준이 어렵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일부에서는 이를 지적하는 대의원들이 거짓으로 집행부를 공격한다며 대의원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선동한다. 주위에서는 대의원의 견제도 받지 않고 협회를 임원들 마음대로 운용하려고 하는 것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는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반인들이 코로나 블루를 겪는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급작스러운 재난 상황에서는 불안과 두려움 등 정신적 충격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면서 생기는 답답함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 △활동제약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무기력증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대한 맹신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치과의사들은 조금 더 많은 우울함과 걱정을 겪게 된다. 비말이라는 침방울이 진료할 때 하이스피드 핸드피스의 워터 스프레이와 함께 온몸으로 튀어 번지니 사실상 코로나19 감염환자가 치과에 왔을 경우 고위험의 밀촉 접촉자가 되기 십상이다. 만약 감염되거나 격리를 요하는 경우에는 1인 개원의가 대
7월 19일이면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다. 제31대 협회장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필자는 사실 누가 협회장이 되든 간에 다 능력있는 수장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모두가 회원들을 위하는 심정에서 출마했을 것이고 모든 후보가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전을 보면서 과거와 비슷하게 답습되는 악습에 한 두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먼저 과거의 모든 선거 후보들이 그래 왔듯이 이번 선거 역시 각 후보가 페어플레이를 서로 다짐하다가 또 다시 서로를 헐뜯는 악습과 선거관리규정을 쉽게 저버리는 행동들이 재현됐다는 점이다. 지난 협회 회장단 선거보다는 선거준비 기간이 짧아 덜 한 것은 맞지만, 결코 바람직한 풍토는 아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은 선거전략 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지만 지나친 마타도어와 정해진 룰을 무시하는 선거운동을 선거전략으로 삼는 문화는 바로 선거불복과 같은 선거 후유증을 낳는다는 점에서 이젠 그만 사라져야 할 악폐가 아닌가 한다. 사실 어느 후보가 말했듯이 규정을 어긴 행위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매우 어려울 때도 있기는 하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도 그런 측면에서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길게 갈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전 세계의 평범했던 일상이 멈춰 섰고, 이러한 생활에 다들 지쳐가고 있다. 초기의 우왕좌왕했던 혼란이 하나씩 정리됐지만, 지금도 급박했던 문제들이 다시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매일 매일 살얼음판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정도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COVID-19에 대한 전체적인 전략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 분명 문제라고 해야 한다. 전쟁을 치루면서 전략 부재로 인한 승패는 백전백패라고 봐야 할 것이다. 더구나 누구나 그렇게 보이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같이 극복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도 헷갈릴 정도다. 최근 상황을 보면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서 검사와 치료에 대한 업무가 증가하고 있다. 밀리고 밀렸던 백신 물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백신접종 업무까지 가중되면서 예방, 검사, 치료의 일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백신접종의 경우에도 일선에서는 예약일 변경과 백신이 바뀌는 것에 따라서 민원이 빗발치고 이는 고스란히 최일선에 있는 병의원에서 막아내고 있다.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서 4가지 종류의 백신은 보관이나
실로 어이가 없고 참담한 심정이다. 이상훈 협회장의 사퇴는 그 자리가 10여 년간 치과계 최초 시민운동식 투쟁으로 얻어낸 결과물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한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결정적 사퇴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오직 그만이 알뿐이다. 이 회장은 본인의 공약대로 연봉의 절반인 약 1억원을 치협에 기부하고, 투명 재정 집행에 철두철미 했을 뿐만 아니라 판공비도 별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사상초유의 예산안 부결은 엄청난 자존감의 훼손이자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 엄중한 사태의 중심에 치협-직원노조 간 단체협약 건이 있음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는 2019년 2월 김철수 협회장 당시 결성됐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회원이 노조 존재여부를 모른다. 치과계 매체를 숙독하는 편인 필자도 몰랐다. 아무리 노조공화국이라지만 보수적인 치협까지 여파가 올 줄은 몰랐다. 비록 동의서가 3명 모자라 불발로 끝나고 말았지만 충북지부에서 단체협약 원천무효를 추진함은 당연하고 적절한 처사다. 이것이 회원의 정서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직원 수가 50여 명이 넘은 치협에서 노조가 없다고 하면 그것도 이상할 것이다. 이미 세 번째 진보 정부를 거치면서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