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량지의 가을 2019 / Hwasun, Korea Nikon Z7 | 35mm | F8 | 1/2500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산속 작은 호수 세량지에는 가을빛이 스며들었다. 뒤편의 높은 산 너머로 아침 태양이 떠오르길 1시간 넘게 기다렸다. 짙은 구름 사이로 햇빛이 쏟아졌고, 그 빛줄기는 호수 전체를 뒤덮으며 직선으로 퍼져 나갔다. 빨갛고 노란 나무들은 잔잔한 물에 비추어 두 배가 되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단체전 - 제6회 명동 국제아트페스티벌 룸부스전
30대 중반 여성이 내원했다. 심하지 않은 약간의 덧니와 총생을 지니고 있었다. 필자는 늘 그렇듯이 “어떤 일로 내원했으며,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환자의 요구가 치아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외모가 바뀌기를 원하는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환자 자신의 말을 통해야만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요즘 환자들은 내원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수많은 검색을 하고 나름대로 자신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치료하는 메커니즘을 스스로 만든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안면 비대칭이나 주걱턱 같은 골격 문제가 치아교정만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닌 경우도 많다. 또 환자와 의사가 같은 대화를 하고 동의서에 서명을 해도 치료 후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주걱턱 경향을 지닌 총생 환자가 내원해 자신이 원하는 것은 입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환자가 말하는 입에는 턱까지 포함된 포괄적인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의사에게 입은 턱을 제외한 부분이지만 환자는 턱을 포함해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서로 입을 넣는 것에 동의하고 치료를 하지만 결국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필자는 환자가
며칠 전 젊은 연예인이 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일이다. 기사 내용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5개월 전에 이미 한 번 시도를 했었다는 내용이다. 주변에서 좀 더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을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메커니즘은 우선 우울에서 시작된다. 지속된 우울은 절망을 유도하고 절망이 자살시도를 하게 한다. 우울증의 대가인 아론 벡은 우울증 척도(BDI :Beck Depression Inventory)와 절망감 척도(BHS:Beck Hopelessness Scale)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정상인에게 사용 가능한 것이 BDI이고, BHS는 우울하거나 자살을 한 번 이상 시도한 사람에 대한 척도로 일반 정상인에 대한 척도는 아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론 벡은 우울증 치료에 인지치료를 도입하면서 유명한 10가지 인지왜곡에 대해 말했다. 인지왜곡(오류)은 현실과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잘못된 판단을 하는 이유가 인지하고 인식하는 것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인지하는 부분에서부터 개선시켜야 한다는 것이 인지치료이다. 인지는 모든 사람마다 과거 경험에 따라 다르기 때문
퇴근의 전당 2019 / Seoul, Korea Nikon Z7 | 85㎜ | F10 | 1.6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이어가는 끄트머리의 붉은 자락들은 사진에서는 예술의 전당으로부터 기묘한 예술적인 곡선을 그리지만, 그래도 이미 알고 있다. 그 속에는 하루짜리 삶의 애환부터가 담겨 있으리라는 것을.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비극까지는 아닐 수 있더라도, 예술적인 광경 속에서도 현실적인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얼마 전 수련 시절부터 오랜 시간 잘 알고 지내던 사장님께서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하셨다. 연락을 받고 병실에 올라가 보니 다행히 골든타임을 잘 맞추어 별일 없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하였다. 뇌졸중 증상이 있었는데 술·담배도 안하시고 항상 산행하고 운동하시며 건강을 잘 관리해오신 분이어서 다행히 가볍게 지나갔다. 필자는 “오랫동안 건강하셔야 합니다.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살아가야 하니까요”라는 말로 위로와 안부를 전했다. 10~20대에는 주어지는 인연에 따라 친구나 지인이 만들어진다. 30~40대는 선택에 의해 지인을 만들어간다. 50~60대부터는 그동안 만들어진 인연을 유지해간다. 추억을 공유하지 않으면 대화가 이어지거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10대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면 내용을 알아듣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연히 10대 중학생 환자와 연예인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개○○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 알아듣지 못했다. 자세히 물어보니 좋은 것에는 ‘개’를 접두어로 사용하고 중간은 줄여서 말한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신조어를 검색해보았다. 100여개 정도에 알 수 있는 단어가 10개도 안된다. 10대들 대화를 듣지 못하
Tiffany Blue 2015 / Saint Petersburg, Russia Nikon D800 | 35㎜ | F1.4 | 1/1000sec | ISO-1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러시아의 건축은 유럽의 다양한 도시들과 사뭇 달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짧게 3일만 머물렀지만, 원색으로 장식된 벽면과 과할 정도로 화려한 곡선들이 이루는 조화는 여전히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터키석의 짙은 매력을 가진 색채의 페인트가 건물의 외벽을 장식하고 있었고, 흰색 직사각형의 창문들은 규칙적인 패턴으로 정갈한 러시아 건축을 보여 주었다. 그 아래편으로는 주말 오후 러시아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졌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거울 속 가을 2017 / Seoul Nikon D850 | 12㎜ | F16 | 1/30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가을이 떠나가는 것이 아쉬울 때, 가을의 끝자락에 찾아가는 곳이 바로 서울숲이다. 도심 속 거대한 녹지인 서울숲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긴 연못 하나가 있다. 사람 키보다 열 배는 커 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줄지어 있고, 마치 거울 같은 연못에 반사된 그 모습은 가을의 느낌이 배가 되게 해 주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단체전 - 제6회 명동 국제아트페스
최근 경악할 만한 사건이 두 건 발생했다. 보름 전 광주에서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가 신생아를 마구 흔들고, 때리고, 던진 사건에 경악했는데,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이 보도됐다. CCTV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침대에 던지기도 하고 한쪽 다리만 잡고 옮기는 모습을 보고는 분노를 넘어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슬픔이다. 이제부터 신생아를 병원에 맡겨야 하고 도우미에게 의뢰해야 하는 엄마들이 어떻게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총을 받아야 하는 선량한 간호사나 도우미들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까. 맡겨야 하는 이들도, 맡아야 하는 이들도 모두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린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 물론 그들이 일부라고 판단하지만 아무리 소수라 하더라도 반인륜적인 행동이 발생한 사건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사건 빈도나 건수가 아니고 인성과 윤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인의 개인적 분노를 가장 약한 자를 대상으로 화풀이한 것이기 때문에 용서가 되지 않는다. 화난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직업적 불만족이나 갓난아기가 성가시거나 혹은 분노조절장애였을 수도 있
새벽에 거실로 나오니 창밖이 안개로 뒤덮여 건너편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늦가을의 쌀쌀한 기온과 어우러져 감성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피부에 스치는 차가운 느낌과 이불로 감싼 따스한 느낌이 좋아 한동안 거실에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조용하고 번잡함이 없는 편안함을 아침 안개가 연출해주었다. 필자에게는 조용한 시간이지만 세상 만물은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날개를 지닌 동물은 밤사이 이슬에 젖은 날개를 말리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직장인들은 출근을 위해 조금 더 자고 싶은 잠을 깨우는 시간이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에는 도시락을 2개씩 싸주기 위해 집집마다 어머니들이 새벽밥을 짓기 위해 좀 더 일찍 일어나던 시간이다. 아침 안개를 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더욱 예술이다. 찻잔에서 전달되는 따뜻함, 코끝에 맴도는 커피향, 혀에 감도는 커피맛이 더욱 풍미를 더한다. 이것은 1년 중에 오직 찬 기운을 머금은 늦가을 아침 이때만 느낄 수 있는 정취인데 아침 안개까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겨울에는 찬 기운보다 추위기 때문에 이 느낌이 안 난다. 오늘은 오후 진료로 오전에 글 쓰는 것을 제외하면 여유가 있
Festival on the Sea 2019 / Busan Nikon Z7 | 70㎜ | F8 | 8sec | ISO-64/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광안대교 위쪽. 알록달록한 색채의 불빛은 하늘 높은 곳에서 서서히 퍼져 나갔고, 이내 흩어져 빛은 희미해졌다. 깎아지른 산 아래로는 빼곡한 도시의 빛들이 가득했고, 도시 속에서 광안리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단체전 - 제6회 명동 국제아트페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