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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전쟁과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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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훈 논설위원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 가면 독일을 통일한 Wilhelm 1세를 기념하기 위해 1890년대에 건축된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Kaiser Wilhelm Memorial Church)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은 간데 없고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처참하게 파괴되어 일부만이 남아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 교회의 모습이 치아가 파절된 것과 비슷하다 하여 ‘Broken tooth’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교회의 모습을 왜 하필 ‘치아’에 비유했을까? 아마도 한 번 파괴된 치아는 아무리 훌륭한 치료를 받더라도 자연치만큼은 못하다는 그런 깊은 뜻이 담겨져 있어 ‘Broken tooth’라는 애칭이 만들어진 것 같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치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치의학의 발전이 이루어졌고, 치과의사 출신 영웅이 탄생하였다.

 

워털루(Waterloo) 전투는 나폴레옹의 꿈을 물거품 시켰지만 ‘Waterloo Teeth’라는 신종어를 탄생시켰다. 19세기 무렵에는 틀니 제작에 하마 또는 코끼리 상아를 깍아서 만든 인공치가 사용되었지만 이러한 치아들은 자연치보다 심미적이지 못했고 또한 쉽게 파손되었다. 따라서 Ivory base에 자연치가 배열된 틀니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자연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고 주로 도굴범, 영안실이나 묘지에 근무하는 사람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치아가 판매되는 실정이었다.

 

자연치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워털루 전투는 치아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워털루 전쟁의 전사자들에게 무기와 귀중품들의 약탈이 이루어졌고 치아도 발거되어 거래되었다. 워털루 전쟁터에서 발거된 치아들의 양이 얼마나 많았던지 유럽 전역과 미국에까지 공급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자연치가 배열된 틀니를 ‘Waterloo teeth’라 불렀고 그 이야기가 치과의사학 도서에서 언급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세계전쟁을 두 번이나 겪는 동안 외상 치료를 위해 다양한 수술방법들이 발전되었는데 현대 성형외과의 아버지로 불리는 치과의사 Varaztad Kazanjian(1879~1974)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하버드치대 Prosthetic Laboratory 과장으로 근무 중 제1차 세계대전 때 의료지원단에 참가하였는데 부상병들의 악안면부 외상은 치료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카잔지안은 자신의 전공을 십분 발휘하여 군병원에서 3,000명이 넘는 군인들에게 악안면 재건 수술을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고 성형외과 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다.

 

최근 매스컴을 통하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교전에 관한 내용이 집중 보도되고 있다. 1911년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으로 초기 이주를 주도하였던 군인이자 치과의사인 Joseph Trumpeldor(1880~1920)는 이스라엘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트럼펠더는 치과의사가 되자마자 러일 전쟁에 참가하여 왼팔을 상실하는 부상을 입었으나 의수를 장착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퇴역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갈릴리 지역을 방어하는 전투에서 사망하였고 이스라엘에서는 매년 그를 추모하는 기념일과 Trumpeldor Monument가 있다.

 

전쟁은 국가와 국가 사이에 갈등을 가장 최악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치과에서도 전쟁과 유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환자와의 분쟁, 임금과 복지에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들과의 생각차, 선의의 경쟁이 아닌 사생결단식의 대결이 조성되는 개원 환경, 치과계 내부에서의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갈등들…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도 인류의 노력으로 진일보가 일어났듯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치과 개원가에서도 모든 종사자들의 존중과 배려가 넘쳐난다면 우리는 평화로운 진료실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도 치과 전쟁터에서 근무하는 모든 분들 언제나 화이팅! 왜냐하면 우린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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