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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엄마와 고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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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02)

얼마 전 교정치료를 위하여 중학교 2학년 여학생에게 상·하악 악간 고무줄을 견치부위에 걸라고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진료를 위하여 입안을 보니 고무줄이 없어, 걸어보라고 하니 걸지를 못하고 허둥거린다. 평소에 어머니가 고무줄을 걸어주어서 자신은 걸 줄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순간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엄마들의 과잉보호와 과잉참견이 심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엄마가 없으면 교정 고무줄 한 개를 걸 수 없다고 말하는 중2 여학생을 눈앞에서 보는 현실은 믿기 어려웠지만 사실이었다. 대학생의 수강신청을 엄마가 해주고 회사에 결근하게 되면 엄마가 전화한다는 말을 들어왔지만 필자의 눈에서 목도하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수많은 생각과 걱정이 되는 것을 보니 필자의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적으로나 교육학적으로 얼마나 위험하고 안타까운 일인가. 작은 일의 성취만족도는 자아 존중감을 증진시키고 자신감을 갖게 한다. 그런데 엄마들이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아이들의 심리적 발달을 위한 행동과 행위를 차단하여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심리적인 면역성을 원천적으로 박탈당하는 것이다. 마치 너무 청결한 환경에서 산 아이들이 면역성을 강화시킬 기회를 박탈당하여 피부에 아토피가 생기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오래 전부터 교육학에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 갓난아기가 넘어지면 가여우니깐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자립심을 위하여 스스로 일어나길 기다려야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의 교육학적인 답은 간단하다. 아이가 장애가 있다면 일으켜주는 것이고 정상이라면 기다려주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나는 것을 배우고 익힐 기회를 아이에게 주는 것이다. 그럼 항상 문제가 되는 안쓰러운 마음은 어떠할 것인가이다. 원래 아이가 걷기까지는 2,000번을 넘어져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가 넘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스스로 일어나는 것도 당연하게 부모가 생각하면 문제거리가 되지 않는다. 넘어진 아이의 아픔이 안타깝기보다는 그것을 지켜보는 자신이 더 안타까워서 행동하는 것이 요즘 엄마인 듯하다. 자식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행여 자신을 위하여 잘난 자식이 필요한 듯이 보일 때가 많다.


그럼 왜 엄마는 중2 여학생의 악간고무줄까지 걸어주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엄마의 과잉보호성이 있을 수 있다. 엄마 눈에 중2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어린아이로 보여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이의 변화를 엄마가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부자가 가난하게 되었을 때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셋째는 엄마가 아이의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보다 아이의 변화가 더 빠른 경우이다. 사람마다 환경의 변화가 오면 심리적으로 수용하는 시간에 차이가 있다. 변화에 느린 엄마가 빠른 아이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이다. 넷째는 항상 하던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엄마가 하던 일을 시간이 지났음에도 계속하는 것이다. 초등학생 가방을 싸주던 일을 대학생 가방까지 싸주는 것이다. 다음은 아이의 문제이다.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의존성의 아이다. 엄마라는 절대적인 존재 속에 갇혀서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포기이다.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하고자하는 의지가 있지만 보호성이 강한 엄마에게 자신의 주장이 꺾이면서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엄마책임론이 강해지며 자기책임회피를 가져오기 때문에 2차적인 문제를 지닌다.


교육학을 전공하는 필자의 눈에는 중2 학생에게 엄마가 걸어주는 고무줄이 스스로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심한 사회성 적응 문제로 보이는데 엄마의 눈에는 그저 갓난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준 것처럼 생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행여 그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결과에 급급하기보다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려주는 마음이 더 큰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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