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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대통령과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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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07)

2008년, 한국에 레이건 前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 조용히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국의 치매 가족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서였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레이건은 치매로 확진을 받았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 최고의 배우였고, 1980년대 세계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키고 미국의 경제적인 안정을 이룩한, 역대 최고의 대통령 중 한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그는 1994년 자필 서한 한통에 알츠하이머형 치매임을 알리고는 사라졌다. 그 이후로 대중 앞에 일체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004년에 사망하였다. 사망하기 수년 전부터는 부인 외에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증세가 악화되었다고 한다. 강연회에서 아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씩 해체되어가는 것을 지켜보기가 몹시 힘들었다”는 말로 괴로운 심정을 표현했고, 치매가 무서운 것은 가족의 꿈을 깨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세계의 냉전시대를 레이건과 같이 해결하던 파트너이자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도 2000년부터 치매가 심화되고 2013년 사망할 때에는 최측근까지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남녀가 모두 그렇게 사라져갔다.     


얼마 전, 일 년에 한 번 해야 하는 위내시경을 받기위해 예약을 하고 이른 아침, 평소 잘 아는 내과 원장 병원 문을 들어서니 병원 안은 노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 환자가 너무도 많아 소리가 커지고, 서류 작성을 이해하지 못하니 어수선하였다. 한참을 지나서 원장을 만나보니 오늘이 독감예방주사 시행하는 첫날이라서 모두가 아침에 한꺼번에 몰려왔다면서, 평소에 필자가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을 알고는 ‘왜 노인이 되면 모두가 성격이 급해지고 평소보다도 참지 못하는지’를 물었다. 이에 “혹시 약이 동날까봐 걱정하는 건 아닐까요?”라고 답변하였지만 정확한 답변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외부 강연을 끝내고 돌아오던 길에 점심을 같이하려고 지인 치과에 들러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원장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노인 환자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는 1960년대에는 평균수명이 55세였으나 2000년에 72세, 2013년에는 81.4세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건강수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수명은 남자가 65.2세이고 여자는 66.7세이다. 즉 ‘2012년 통계청 생명표’에 따르면 남자는 12년 골골하면서 78세까지 살고, 여자는 18년 골골하다 84세까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를 일반적으로 60세로여기지만 요즘은 65세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우세하다. 또 노년기는 초기(65~74세), 중기(75~84세), 후기(85세 이상)로 나누며 현대사회는 노년 후기 집단이 급증하는 추세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가정마다 노인 질병에 의한 고통이 급등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아직 우리사회가 경험하지 못하였고 대비하지 못한 미성숙으로 인하여 많은 가정이 고통받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파괴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얼마 전 10여년간 극진하게 치매 아내를 돌보던 노인이 아내를 살해한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모든 가정의 극단적인 한 모습일 뿐이다. 2006년 10만명의 치매환자가 2010년 31만명으로 3배나 증가하였다. 이 역시 평균수명의 증가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도 유럽처럼 적극적으로 국가가 개입하여 해결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개인은 치매예방을 위하여 꾸준히 운동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을 지내서 치매를 걸리는 것이 아니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는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은 것과 노인이 되는 것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 아닌가하고 생각하여본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자연의 한 섭리이다. 즉 노인이 되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조금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며, 또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한다면 조급하지 않고 좀 더 여유 있고 넉넉한 노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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