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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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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25)

구순구개열 환자에 대한 교정치료 및 수술에 대하여 의료보험을 적용해주는 것을 검토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느낀 감정은 감사하다는 마음이었다.


일본에서는 대학병원에 공동치료센터가 있어서 구순구개열 환자뿐 만 아니라 다른 기형 환자들도 모든 과가 한군데 모여서 같이 진료를 한다. 즉 환자는 센터에만 가면 그곳에서 교정과, 보철과, 구강외과, 보존과 치료를 한꺼번에 다 치료받을 수 있다. 더불어 정부기관과 각 산부인과가 연계돼 있어 구순구개열 환자가 출산되면 산부인과에서 바로 센터로 연락하며, 센터에서는 보호자에게 연락하여 환자가 0세부터 프로그램에 의하여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형편은 센터는 고사하고 치료비도 모두 부모의 몫으로 되어있다. 또한 교정치료비 조차도 보험이 안 되는 형편이다. 게다가 역학조사에서 부모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교정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구순구개열인 경우에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일부 의사들은 이를 빌미로 비급여 진료부분에서 폭리를 취한다는 이야기마저 들리는 현실에서 구순구개열 환자에 대한 보험급여의 결정은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필자가 책 한권을 번역하기 위하여 여러 출판사와 상의하였지만 매번 퇴짜를 맞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책은 아직도 필자의 책꽂이 한 가운데 꽂혀있다. 언젠가는 꼭 번역하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런데 항상 출판사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책은 너무 좋습니다. 꼭 필요한 책입니다. 국내에는 이 분야에 없는 책입니다. 그런데 수요가 없을 것이라 추측되어 팔린다고 보장할 수 없어서 출판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이었다. 그 책이 구순구개열 환자의 교정치료에 대한 책이다. 필자에게 구순구개열 환자의 교정치료를 가르쳐준 고우치 선생께서 평생 치료하신 경험을 정년퇴임하시면서 발간하신 주옥같은 책이다. 또 책값을 낮추기 위하여 흑백으로까지 만들었건만 한국에서는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번역조차 못하는 현실이다.


사실 임플란트나 틀니 보험보다도 먼저 시행되어야 할 사항이었지만 현실에서는 환자보다 정치적인 것이 항상 먼저였다. 이런 것이 가슴 아팠으나 이제라도 보험이 되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구순구개열 환자의 발생빈도는 통상 800~1,000당 1명이다. 우리나라는 800명당 1명 수준이었으나 요즘은 임신 초기에 초음파로 검사하고 발견되면 유산시키는 현실이라서 통계잡기가 어렵다. 그러나 완전 파열이 아닌 부분파열을 감안한다면 1,500명당 1명 정도로 유추해볼 수는 있다. 역학조사에서 구순구개열 환자가 가장 많은 곳은 북유럽 쪽이다. 이유는 흐린 날이 많은 기후 탓으로 알코올 섭취 빈도가 높고 특히 산모가 임신 3개월 전에 마신 알코올이 발병률을 2~3배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요즘 여성 흡연과 음주가 폭발적으로 증가된 한국사회에서 구순구개열 환자의 급증은 예상되는 바이다. 하지만 전술했듯이 임신 초기에 초음파로 조기 진단하여 유산시키는 문화가 환자 수를 급감시키는 원인이 되며, 현재는 생명윤리의식이나 종교적인 신념을 지닌 의식이 있는 부모가 아니고서는 출생되기 매우 어려운 질환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한 미국 군의관은 한국에 많은 구순열 환자를 보고 한국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수술을 시도하였다. 그것이 그 유명한 ‘밀라드 수술법’이다. 의학사에 새로운 수술법의 탄생은 고마운 일이지만, 후진국에서 처음 시행된 수술법이라는 슬픈 역사와 한국을 떠올리는 질환이 되었다. 그런 한국에서 이제 보험진료가 가능해지면 그동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교정치료를 받지 못하였던 환자들에게는 너무 늦은 감은 있으나 그래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환자들 뒤에서 항상 마음 아파하던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과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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